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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휴헌 간호윤 Oct 01. 2021

복기(復棋)

생뚱맞은 오늘 아침

복기(復棋)

가끔씩 이런 경우가 있다.


신들메를 고쳐매고 오늘을 떠나는 이 아침, 복기라는 말이 떠올랐다. 바둑을 못 두는 나로서는 영 낯선 말. 내 글들을 아무리 복기해도 ‘복기’라는 어휘를 쓴 적이 없다. 

 

왜 복기라는 말이 떠올랐을까? 

왜 복기는 오늘 이 아침, 내 마음에 가부좌를 틀고 앉았을까? 


복기라는 말을 되뇌니 과연 복기되는 일들이 있다. 별로 복기하고 싶지 않은 사연들이다. 복기하고 싶지 않은 일만 복기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냥저냥 산 삶만은 아니거늘 울레줄레 따라붙는 모지락스런 일들만. 겯거니틀거니 가슴팍에 화석처럼 완강하게 들러붙어있다.

 

책상머리에 앉아 복기하고 싶지 않은 복기를 하는 오늘 아침, 휴휴헌 창 밖은 일상이 깨어나고. 복기로 맞는 생뚱맞은 오늘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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