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늘 내 길을 가는가?
서쪽에서 왔느냐 동쪽에서 왔느냐 묻지 마라(莫問西來及與東)
<십현담(十玄談)>에 보이는 글귀이다. <십현담>은 당나라의 선승 동안상찰이 조동종(曹洞宗,중국 선종 오가칠종의 한 파)의 실천 지침 등을 칠언율시 형식으로 노래한 10수의 게송이다. 만해 선생은 <십현담 주해>에서 “봄을 찾되 모름지기 동쪽으로만 향해 가지를 마라. 서쪽 동산 매화도 이미 눈 속에서 몽우리가 맺혔도다.(尋春莫須向東來 西圓寒梅已破雪)”라고 평비하였다.
그렇다 봄은 동쪽에만 온 것이 아니다. 서쪽이 비록 한겨울일지라도 매화는 몽우리를 맺고 있다. 남쪽이든 북쪽이든 경우는 동일하다. 왜 한 방향으로만 가야 하는가. 그러니 ‘서쪽에서 왔는지 동쪽에서 왔는지’ 물을 이유 없다.
어느 대학을 나왔는지, 어느 회사를 다니는지, 어떠한 직업인지, ----' 물을 이유도 없고 가치를 평가하지도 말아야 한다. 제 각각 제 길을 가면 그것으로 된 것이다.
하지만 모두 가는 동쪽을 마다하고 다른 방향으로 가는 데엔 꽤 큰 용기가 따른다. 남이 가지 않는 내 길을 가는 것은 그래 꽤나 고독한 행위이다.
나는 오늘 내 길을 가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