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원은 아니 되련다-
<10시 30분의 난전>
<10시 30분의 난전>
운동을 마치고 한 술자리, 좋아하는 이들이지만 서둘러 마쳤다. 내일 수업도 있고 나를 아끼는 사람들은 싫어하는 술자리다.
술도 취하지 않고 하여 걸어 집에 오다가 난전을 보았다. 장사를 하는 여인은 60쯤, 아니 50일 지도 모르겠다. 가로등 밑 여인의 얼굴은 늙은 바위처럼 엄숙했다. 감자, 시금치, 파, ㅡㅡㅡㅡ꽤 여러 농산물을 갖추어 놓았다. 그러나 저녁 장거리 치고는 아주 늦은, 한 여인의 흥정이 고작이다. 시간은 이미 밤 10시 30분, 누가 이 난전에 장을 보러 오겠는가.
오월 첫날, 피천득 선생의 수필처럼 '금방 찬물로 세수를 한 스물한 살 청년'의 계절이다. 아파트촌, 인공으로 가꾼 수목이지만 그 잎들이 가로등 아래서도 새 포름 하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이러저러한 생각을 하며 집에 다 와서야 '파 한 단이라도 사 올 것을'하는 생각을 하였다.
갑자기 '인생살이 참 매섭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