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한 수

-호적에게 배우는 글쓰기

by 휴헌 간호윤


<호적에게 배우는 글쓰기>


중국의 유명한 문학가인 호적(胡適: 1891~1962)은 그의 <문학개량추의>에서 다음과 같이 여덟 가지의 문장작법 유의사항을 적어 놓았다. 야물딱진 글쓰기란 동서고금이 크게 다르지 않으니 살펴보자.

(1) 언어만 있고 사물이 없는 글을 짓지 말 것.

즉 허황된 관념만으로 꾸미지 말라는 것: 실상은 저만치 두고 글자랑만 하는 글들이 너무 많다. 선전 문구, 책 소개 글 따위에서 볼 수 있다. 이러한 글들은 글쓴이의 진정성이 없다. 글은 손가락이 아닌 마음으로 써야 한다. 서너 자 글귀를 완성하기 위해서도 일생의 정열을 기울이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2) 병 없이 신음하는 글을 짓지 말 것.

공연히 ‘오! 아!’ 따위의 애상에 쏠리지 말라는 것.

(3) 전고典故를 일삼지 말 것.

전례前例와 고사故事를 많이 쓰지 말 것: 지나치게 쓰지 말라는 것일 뿐이다. 문장을 읽다가 한 번씩 만나는 고사야 나무랄 게 아니다.

(4) 난조투어爛調套語를 쓰지 말 것.

쓸데없이 허황한 미사여구, 혹은 상투어를 쓰지 말라는 것: 역시 지나치지 말라는 것일 뿐이다. 문장을 읽다가 한 번씩 만나는 미사여구는 나무랄 게 아니다.

(5) 대구를 중요시하지 말 것.

지나치게 수사법을 쓰지 말 것: 수사법은 글쓰기에서 매우 중요하다. 연암은 임기응변으로 수사를 들고 있다. 다만 지나친 것은 금물이다.

(6) 문법에 맞지 않는 글을 쓰지 말 것.

문장은 문법에 맞게 써야 한다는 것.

(7) 고인을 모방하지 말 것.

남의 글을 지나치게 모방하지 말라는 것: ‘고마문령(瞽馬聞鈴)’이라는 말이 있다. ‘눈먼 망아지가 워낭 소리를 듣고 따라간다’는 뜻으로, 맹목적으로 남이 하는 대로 따라 함을 이르는 말이다. 작가가 되고자 하는 이들의 습작을 보면, 선호하는 작가의 글을 몇 번씩 그대로 쓰곤 한다. 좋은 글을 모방하는 것은 글쓰기에 많은 도움을 주지만, 고마문령이 되어서는 곤란하다. 더욱이 인용임에도 불구하고 자기의 글처럼 속이면 안 된다.

(8) 속어, 속자를 쓰지 말 것.

비속한 표현을 지나치게 쓰지 말라는 것: 그러나 연암은 <소단적치인>에서 비속한 말도 모두 문장에 쓰일 수 있다고 하였다. 꼭 써야 할 자리라면 문제 될 게 없다. 명문장가의 글쓰기 비법이라고 무조건 따라갈 것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