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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휴헌 간호윤 Mar 16. 2023

맹독설(猛毒舌)꾼을 만드는 세상

좋은 말과 나쁜 말


맹독설(猛毒舌)꾼, 좋은 말과 나쁜 말



자본주의 악취를 쫓는 영화 <기생충(寄生蟲)>을 만든 나라답다. “맘충(엄마 벌레), 틀딱충(틀니 딱딱거리는 노인 벌레), 설명충(설명을 해대는 벌레), 진지충(농담을 못 알아듣는 벌레), …급식충(급식 먹는 청소년 벌레), 학식충(학생 식당 이용하는 대학생 벌레), 월급충(월급 받는 직장인 벌레)”. 우리 청소년이 즐겨 쓰는 언어들이다. 



된소리와 거센소리도 심하다. 말끝마다 ‘쌍-’, ‘○팔’, ‘○까’ 따위 거친 말이 붙는다. 임란 이후 ‘고[鼻]가 코’로, ‘갈[刀]이 칼’로, ‘사호다[戰]가 싸우다’로 변하였다. 전쟁은 언어현상까지 저렇게 폭력적으로 만들어 놓았다. 전쟁을 겪지도 않은 청소년이 저런 말을 쓰는 이유는, 자본주의를 소화해내지 못하는 거친 한국사회에 있다.



『이기적 유전자』를 쓴 리처드 도킨스(Richard Dawkins)식으로 말하면 언어 폭력인 ‘언어[말] 밈(language meme)’ 현상이다. 밈은 일종의 사회적 유전자로 후대에게 전달된다. 문화유전은 역사성과 사회성을 내포하고 있으며 문화권 내에서 습득, 모방, 변용되기 때문이다. 청소년들 언어는 청소년 문화이다. 자칭, 혹은 타칭으로 쓰는 혐오성 어휘들로 우리 청소년들은 시나브로 맹독설(猛毒舌)꾼이 되어간다.



“노키즈존, 노교수존, 노시니어존, 노중년존, …개저씨, 남혐(男嫌), 여혐(女嫌), 극혐(極嫌)”은 또 어떤가. 노소를 가르고 빈부를 가르고 남녀를 가르는 이런 저주성 어휘들이 이 땅에서 전염병처럼 창궐(猖獗)한다. 애나 어른이나 관리나 백성이나 언어문화가 저열하기 짝이 없다. 마치 디스토피아 세계를 소설화한 조지 오웰(George Orwell)의 『1984』와 『동물농장』에나 나올 법한 어휘들 아닌가.



아래는아주 오래 전에 써 놓은 글이다.


2010. 4. 아래는 


23. 22:15ㆍ글쓰기/글쓰기는 연애이다


좋은 말과 나쁜 말


 


TV에서 ‘좋은 말의 긍정적인 효과’를 다루더군요. ‘그럴까?’하는 생각에, 실험해 보기로 했습니다. 아침저녁 출퇴근할 때면 좋은 말과 나쁜 말을 속삭였습니다.


 


깜짝 놀랐습니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새밥을 같은 재질의 그릇에 담았던 것인데, 불과 3-4일부터 두 그릇에 담긴 밥은 눈에 띄게 달라졌습니다.


그리고, 15일 만에 저러한 결과가 나왔습니다.


 


한 그릇에는 이런 말을 들려주었습니다.


“넌, 안 돼.”


“왜 그렇게 사니.”


“사는 것 참 힘들다.”


“오늘도 이렇게 지나갔구나.”



한 그릇에는 이런 말을 들려주었습니다.


“넌, 잘 풀릴 거야.”


“참 잘 살고 있어.”


“사는 것이 참 즐겁다.”


“오늘도 의미 있는 하루였어.”



이번에는 속으로 생각만 하는 실험을 해보았습니다.


아무런 변화가 없었습니다.


 







               


                사이비저자간호윤출판작가와비평발매2016.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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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좋은#나쁜#좋은말#나쁜말#기생충#진지충#이기적유전자#도킨스#청소년#어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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