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파초선(芭蕉扇)과 정풍단(定風丹)을 곰곰 새겨

휴헌(休軒) 간호윤(簡鎬允)의 ‘참(站)’112

by 휴헌 간호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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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파초선(芭蕉扇)과 정풍단(定風丹)을 곰곰 새겨보며 - 콩나물신문

24일, 대통령은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파초선’이란 부채 얘기를 꺼내 들어 공직자들의 책임 의식을 강조했다. “농담 같은 얘기지만 손오공 얘기, 서유기를 다들 어릴 때 보셨을 것”이라고 운을 떼고는,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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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헌(休軒) 간호윤(簡鎬允)의 ‘참(站)’112


오늘, 파초선(芭蕉扇)과 정풍단(定風丹)을 곰곰 새겨보며




24일 대통령은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파초선’이란 부채 얘기를 꺼내들어 공직자들의 책임 의식을 강조했다. “농담 같은 얘기지만 손오공 얘기, 서유기를 다들 어릴 때 보셨을 것”이라고 운을 떼고는, “여기에 파초선이라는 작은 부채를 든 마녀가 나오는데, 손오공이 불을 끄기 위해 그 파초선을 빌리러 가는 에피소드가 나온다…그런데 이 부채를 한 번 부치면 천둥 번개가 치고, 두 번 부치면 태풍이 불고 폭풍우가 오고 세상이 뒤집어진다”고 하였다.




이어지는 말은 이렇다. “권력이 그런 것 같다. 여러분이 하는 일, 작은 사인 하나, 작은 관심 하나가 여러분에게는 거의 의미가 없는 일일지 모르지만, 누군가에겐 죽고 살고, 누군가가 망하고 흥하고, 그런 게 더 쌓이면 나라가 흥하거나 망하는 일이 되는 것이다.”




‘파초선(芭蕉扇)’은 파초잎 모양으로 만들어진 쇠부채이다. 여의봉처럼 크기 조절이 가능하며 한 번 부치면 강풍이 일어나고, 두 번 부치면 비가 내리고, 세 번 부치면 태풍이 일어나는 부채다. 이 파초선은 중국 명나라 시기의 <서유기>에 등장한다. <서유기(西遊記>는 부처님의 나라인 ‘서역을 다녀온 기록’이란 뜻이다. 흔히들 명나라 오승은(吳承恩,1500~1582)이 창작한 장편 신괴소설(神怪小說)로 알고 있지만 그렇지 않다. <서유기>는 오승은이 태어나기 700여 년 전부터 중국의 민간에 떠돌던 이야기에서부터 시작한다. 이 이야기가 ‘당삼장취경시화(唐三藏取經詩話)’·‘당삼장서천취경(唐三藏西天取經)’·‘서유기전(西遊記傳)’ 등으로 유전되며 여기에 여러 문인들이 첨삭, 혹은 윤색한 것을 오승은이 100회본 <서유기>로 만든 것이다.




대략의 줄거리는 오승은의 100회본 <서유기>와 유사하다. 원숭이 손오공이 돌에서 태어났으며, 도술을 써서 천제의 궁전이 발칵 뒤집히는 소동을 벌인 죄로 500년 동안 오행산(五行山)에 갇혀 있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현장삼장(玄奘三藏)이 당나라 황제의 칙명으로 장안을 떠나 불전을 구하러 인도에 가다가 손오공(孫悟空)을 구출하여 제자로 삼고, 이후 하계에 귀향 온 천진난만한 돼지 괴물인 저팔계(猪八戒)와 조용한 성격의 하천 괴물 사오정(沙悟淨)을 차례로 만나며 천축으로 향해간다. 이후 이들은 황포요괴, 금각과 은각, 정갈요괴,… 등 여러 요괴들과 사투를 벌이며 서역에 도착하여 여래에게 진경(眞經) 5,048권을 얻어 다시 장안으로 돌아오는 길에 81난(難)을 모두 채운다는 내용이다.




‘파초선’은 손오공 일행이 화염산(火焰山)을 지날 때 만난 나찰녀(羅刹女)의 부채이다. 나찰녀는 화염산 인근의 취운산 파초동에 사는 영생불멸의 공주이다. 화염산은 사시사철 불길이 타오르는 산으로, 그 열기로 농사조차 짓지 못한다. 하지만 나찰녀가 가진 파초선을 부치면 불기운이 다소 약해져 농사를 짓기에, 이 고을 사람들은 10년에 한 번씩 나찰녀에게 제물을 바쳐서 파초선을 부쳐 달라 하였고. 나찰녀는 ‘파초선’으로 불을 꺼준다는 조건으로 인근의 백성들을 폭압적으로 지배한 것이다.




대통령이 “아주 작은 부채로 세상은 엄청난 격변을 겪는데도, 본인은 잘 모른다”고 한 이유가 여기 있다. 국민들에게 공무원들의 행정은 저 파초선과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대통령의 파초선 인용은 자리만 보전하려거나, 국민의 위에 군림하려거나, 정권에 아부하는 영혼 없는 그들을 수 없이 봤고 지금도 보기에 한 경계의 말일 것이다.




그래, 모든 공무원들에게, 아니 우리 모든 국민들에게 정풍단(定風丹,바람을 멈추는 환약) 한 알씩 복용할 것을 권한다. 손오공이 나찰녀의 파초선 바람에 의해 5만 리 밖으로 날아갔다가 대항할 유일한 무기로 구해온 것이 바로 정풍단이기 때문이다. 정풍단은 제아무리 강력한 바람도 막아낸다. 손오공은 이 정풍단을 복용하고서야 나찰녀의 바람을 막아내고 서역으로 간다.




대통령 한 사람 바뀌었을 뿐인데 세상이 정말 새롭다는 것을 실감한다. 필자가 다시 이런 인문학적인 글을 쓰는 것이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겸하여 우리 사회의 ‘파초선’과 ‘정풍단’을 곰곰 새겨보는 오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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