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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휴헌 간호윤 Sep 23. 2021

대한민국 시계는 올 추석에도 25시를 가리키고 있다

급기야는 견공(犬公)과 저공(豬公)이 등장


내부자들, 대한민국 시계는 오늘도 25시를 가리키고 있다.


“그런 개XX들이 빨갱이지 뭐야. ~”


대꾸라도 했다가는 친척계보도가 무너진다. 더 이상 들을 수 없어 얼른 자리를 일어났다. 왜? 이렇게까지 우리의 정치가 불신을 받을까? 


차례를 모시고. 오랜만에 만난 친척들이 술 한 잔 도니, 제 아무리 코로나 시대라도 자연 정치 이야기가 나온다. 우리네 삶과 정치는 불가분이니 새삼스러울 게 없다. 대화 많을수록 이 나라는 앞으로 전진한다. 주장은 모두 정치학 교수를 뺨친다. 저마다 나름 이론을 내서워 차기 대선주자를 내세운다. 


내세우는 정치인이 동일인이면 참 좋은데, 다르다면 문제가 목소리만큼 커진다. 급기야는 견공(犬公)과 저공(豬公)이 등장하고 술 한잔에 욕 서너 사발을 들이켜면 얼굴은 그야말로 벌겆게 달아오른 용광로다. 언필칭(言必稱) 난장판이요, 동물농장이다.  


모두 정치인들을 숙주(宿主)로 기생(寄生)하는 현상들이다.



내부자들 / 감독 우민호/ 출연 이병헌, 조승우, 백윤식/ 개봉 2015 대한민국


"대중은 개, 돼지들입니다. 적당히 짖다가 알아서 조용해질 겁니다." 대한민국 여론을 움직이는 유명 언론의 논설주간 이강희(백윤식)의 말이다.

"정의? 대한민국에 그런 달달한 것이 아직 남아 있는가?" 유력한 대통령 후보와 재벌 회장, 그들을 돕는 정치깡패 안상구(이병헌 분)의 말이다.

"그러게 잘하지 그랬어. 잘 좀 태어나든가." 권력의 추종자 부장검사(정만식 분)가 흙수저 검사 우장훈(조승우 분)을 조롱하는 말이다.


대한민국의 대리 현실을 그린 영화, <내부자들>. 견공, 저공과 동급인 '외부자'인 내가 '내부자들'을 보고 건진 위의 세 문장. 대중은 개-돼지요, 정의는 달달한 것으로 없고, 신분세습이라는 모멸적인 문장. 저 문장 속 세상은 디스토피아(Dystopia). 그러나 대한민국 관객은 800만을 넘어서 900만으로 몰려갔다.

인구의 4/1. 


'미래를 알면 미래가 없다'지만 , 저 영화 속 미래의 대한민국은 북극 동토의 땅 툰드라. 마법으로조차도 풀 수 없는 이 대한민국 지도층의 절망스러운 저들. 


이로부터 6년 뒤, 올 추석에도 어김없이 등장한 견공과 저공들. 정치인은 오늘도 정치 언론, 정치 깡패, 정치 물질들과 상간(相姦)하며 항구여일한 디스토피아를 생산한다. 오늘도 그렇게 대한민국 여의도 시계는 25시를 가리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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