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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조 Oct 14. 2020

2017년, 코인판에서의 방황

주식에 3천만원 꼬라박고 쓰는 글 1

나는 사회 초년생 시절 한 푼 두 푼 모은 월급 코인에 올인해 950만원을 날렸다.

이후 주식으로 눈을 돌려 2년간 3천만원이 넘는 돈을 날렸다.

평가손실 아니다. 실제로 손실 확정한 돈이 3천을 상회한다.

그 과정을 거치면서 느낀 점을 공유하고자 한다.

특히 이미 막 주식을 시작한 주린이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글이다. 


왜냐? 앞으로 써 내려갈 상황들, 심리적 부침에 초연해지지 않고서는 절대로 주식으로 성공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감히 말하건대 이 말은 진리다. 절대로 성공할 수 없다. 행여 운이 작용해서 단기간 수익은 볼 수 있을지 몰라도 장기적인 성공은 결단코 쟁취해 낼 수 없다. 


그럼 시작하겠다.



먼저 비트코인 이야기부터 시작한다. 때는 2017년 겨울. 비트코인 가격이 1500만원을 돌파하고 곧 2000을 넘어 하염없이 치솟던 때이다. 그때가 코인을 시작한 시기다. 너도 나도 코인판에 뛰어들었고, 정부에서는 제제 움직임이 보였지만 다들 귓등으로도 안 듣던 시절이다. 책에서 방송에서 인터넷 기사에서 떠들어댔다. 코인이야 말로 기존 금융시스템의 근본을 뒤 흔드는 격변을 일으킬 거라고. 바로 지금이 역사적인 변곡점을 잡을 수 있는 기회라고. 사람들은 반신반의하면서도 날로 뛰어오르는 코인 가격을 보며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는 장세였다. 그만큼 코인판에 출처를 알 수 없는 수급이 어마어마하게 들어왔다.


처음 시작은 서점에서 이더리움 관련 책을 읽은 것이 시작이었다. 저자는 이더리움 채굴을 통하여 월 1000만원 이상의 수익을 내고 있었다. 채굴한 이더리움은 시장에 내다 팔고 다시 채굴기 재투자를 통해 날로 자산을 불리고 있는 사람이었다. 그때가 2017년 여름. 대 폭락이 있기 6개월 전이었다. 


그때만 해도 그냥 그런 게 있나 보다 했지만 나날이 상승하는 비트코인 소식이 들려오고, 나도 투자를 감행했다. 월급통장에서 200만원을 이체하여 이더리움을 샀다. 사자마자 금방 20%가 올랐다. 이건 완전 돈 먹고 돈 먹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주워들은 건 있어서 대장만 사야지 하고 비트코인을 샀다. 비트코인은 덩치가 커서 그런지 수익이 그리 크지 않았다. 8%에서 15%를 왔다 갔다 했다. 월급이 또 들어왔고, 연말 성과급이 들어왔다. 그래. 덩치가 작은 알파 코인을 사자. 상대적으로 시가총액이 작은 비트코인캐시, 퀀텀, 이오스 등을 사 모았다. 이오스의 경우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아 두 배 넘는 상승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렇게 950만원은 1800만원이 되었고, 곧 벤츠로 돌아오지 않을까 꿈을 꾸고 있었다.

하지만, 그 꿈은 오래가지 않았다.


2018년 초 정부에서 코인 중계업체의 신규 계좌 개설을 금지했고, 몇 달 지나지 않아 모든 코인이 폭락했다. 1800이 찍혀있던 평가 잔고는 곧 1500이 되었고 곧 1000이 되었다. 그때라도 뺐어야 하지만 나는 존버를 선택했다. 그나마 차트라도 볼 줄 알았다면 적당히 빼고 말았을 테지만, 그때는 정말 아무것도 모르던 시절이었다. 차트고 펀더멘탈이고 미래의 청사진이고 어떠한 이유도 없이 구매 버튼을 눌렀고, 입사하고 6개월간 모았던 모든 돈은 장렬히 산화했다. 


눈 앞이 캄캄했다. 돈이 이렇게도 날아갈 수 있는 건가 싶었다. 내가 생전 써 본 적도 없는 돈이, 심지어 손에 쥐어보지도 못한 돈이 그렇게 날아갔다. 1000만 원가량이 날아가 버렸다. 죽고 싶었다. 스스로가 너무 바보 같아서 눈물이 났다. 나름 머리 좋다고 자부하던 나였다. 그런데 이렇게나 아무 근거 없이 투자 아닌 투기를 통해 전 재산을 날리다니. 너무 후회가 되어 한동안은 멍하니 지냈다. 그리고서 어차피 날릴 돈 써보기나 하자 생각했다. 하지만 천성이 쫌생이인지라 제대로 써보지도 못하고 그저 돈 날린 후회에 후회만 거듭할 뿐이었다.


망가진 멘탈이 회복되기까지는 통장에 다시 잔고가 1000만원정도 차 오르던 시기였다. 6개월이 지났고 2018년 10월이 왔다. 우연히 접한 유튜버는 확신을 가지고 이야기했다. 그분은 이제 유튜버를 시작하지 고작 몇 달 지나지 않은 때였다. 순수한 열의가 느껴졌다. 그분의 말 한마디 한 마디가 너무나도 새롭고 고마운 정보로 다가왔다. 잘 배워 나가면 나도 주식으로 돈 벌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진심으로 그렇게 믿었다. 


그분은 차티스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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