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티스트, 차트매매
주식에 3천만원 꼬라박고 쓰는 글 2
나는 사회 초년생 시절 한 푼 두 푼 모은 월급 코인에 올인해 950만원을 날렸다.
이후 주식으로 눈을 돌려 2년간 3천만원이 넘는 돈을 날렸다.
평가손실 아니다. 실제로 손실 확정한 돈이 3천을 상회한다.
그 과정을 거치면서 느낀 점을 공유하고자 한다.
특히 이미 막 주식을 시작한 주린이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글이다.
왜냐? 앞으로 써 내려갈 상황들, 심리적 부침에 초연해지지 않고서는 절대로 주식으로 성공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감히 말하건대 이 말은 진리다. 절대로 성공할 수 없다. 행여 운이 작용해서 단기간 수익은 볼 수 있을지 몰라도 장기적인 성공은 결단코 쟁취해 낼 수 없다.
1. https://brunch.co.kr/@kanaxia2/13
그렇게 차트공부를 시작했다. 정배열, 역배열부터 배우고 이동평균선을 배웠다. 이평선의 각도 이평선의 집합과 분산, 5일선의 중요성, 5일선 매매, 120일선과 5일선의 크로스.. 다음은 보조지표 차례였다. 볼린저밴드를 일자별로 여러개 겹쳐놓고 의미를 찾기도 하고 상단밴드와 하단밴드를 놓고 매매하는법을 배우기도 했다.
정말 모든게 신세계였고 눈이 번쩍번쩍했다. 하루하루 강의를 들을때 마다 복잡해지고 화려해지는 차트만 보고 있어도 왜지모를 뿌듯함이 느껴졌다. 고수의 비법을 내 컴퓨터로 고스란히 옮겨놓은 듯한 충만함이 가슴을 부풀어오르게 만들었다. 정말 확신에 차서 이야기하는 그분에게 생전처음 슈퍼챗을 쏘기도 했다. 따르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졌다. 얼마를 벌었다, 몇 퍼센트를 벌었다 하면서 감사에 감사를 연달아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게중에는 초보들도 있었는데, 그 분을 통해 주식을 접하고 이제는 제법 수익이 난다는 사람도 간혹 보였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나도 저렇게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열심히 따라가면 언젠가는 차트가 눈에 들어오는 날이 올 것이라고 생각했다. 정말 가슴 깊은곳으로 확신했다. 걸리는 시간이 몇 년이 되고 얼마나 되는 돈을 수업료로 지불할지라도 결국 포기하지 않으면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그 이후로 나는 주식으로만 3000만원을 잃게 된다.
처음엔 계좌에 100만원만 남기고 시작했다. 컴퓨터엔 HTS, 핸드폰엔 MTS를 깔았다. 그리고 그 분이 추천하는 종목을 10만원씩 사서 담았다. 담고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하락장이 시작됐다. 몇 개 종목은 올랐지만 대부분은 떨어졌다. 아주 심하게 떨어진 종목도 있었다. 그런 종목 중에 이름이 마음에 드는 종목이 있어서 다시 100만원을 입금해 몰빵했다. 하지만 내가 사든 팔든 떨어질 종목은 떨어졌다. HTS,MTS에 보이는 2,30만원 파란색 글자가 너무 무서워서 쳐다보기도 싫었다. 그 돈이면 치킨이 몇 마리고, 옷이 몇 벌이고 써보지도 못 한 돈 너무 아까웠다.
그 즈음 손절의 중요성에 대해 배웠다. 손절이야말로 내 계좌를 지키는 가장 중요한 비법이며 어떻게보면 배우기 제일 힘든 기법이라고 했다. 그렇게 힘든거면 앞뒤 보지말고 과감하게 하자는 생각에 계좌를 정리했다. 손해를 봤지만 더 큰 손해를 보기 전 예방주사를 맞는 것이라고 생각하며 뿌듯해 했다. 하지만, 내가 정리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시장은 상승하기 시작했다. 팔았던 종목들이 모두 제자리를 찾아갔다. 그래도 나는 스스로에게 당당했다. 왜? 원칙을 지켰다고 생각했으니까. 사실 손절라인이고 기준이고 뭐고 없었지만 그 어려운 손절이라는 것을 용감하게 해 낸 나 자신의 자존심을 지켜주고자 스스로를 '원칙을 지킨 용감한 투자자'로 포장했다.
그리고서는 또 다시 추천받은 종목으로 포트를 구성하기 시작했다. 오를 것 같은 차트를 가진 종목이 추천종목으로 나왔다. 그 분은 재료를 전혀 보지 않는 사람이었다. 주식시장이 여러 테마를 두고 순환매가 돈다는 것은 익히 알고 있었다. 하지만 반드시 차트가 준비되어야 테마가 붙는다고 이야기했다. 그리고 그 시작점을 잡는 방법으로 5일선 매매를 추천했다. 여기서부터는 수익이 조금씩 나기 시작했다. 기본적으로 5일선이 고개를 드는 시점에 들어갔었는데, 보통은 상승 파동이 시작하기 전이었다. 횡보하던 시기에 사서 적당히 묵혀두면 몇 달 지나지 않아 튀어 올랐다. 그러면 팔았다. 간혹 아래로 튀는 녀석들이 있었고 그런 종목은 (손해를 충분히 보고) 손절했다. 그러면서 계좌에 돈을 계속 집어 넣었다. 전체적으로 조금씩이나마 플러스가 되는 것을 확인했으니 돈을 더 벌고 싶었다.
당시에 운영하던 종목은 30종목정도 되었다. 일단은 다수의 종목을 한 주씩 사서 주가가 움직이는 추이를 보라고 이야기했지만 매일 차트를 돌려보기에는 너무나도 귀찮았다. 무슨 종목인지도 모르고 얼마나 수익을 내는 회사인지도 몰랐다. 다만 차트가 예쁜 종목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 분이 추천한 종목이라는 점에서 덮어놓고 매수를 했다. 그리고 그저 수익을 가져다 주기만을 기대했다.
나는 내가 잘 해서 수익이 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내가 주식을 굴리던 시기는 상승장이었다. 물론 내 수익률은 시장 평균을 형편없이 하회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때의 나는 그런 개념 자체가 없었다. 다만 계좌가 아주 털리지는 않는것에 만족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한 달 손실을 그 달 월급으로 메꾸면서 계좌의 크기를 키워 나가고 있었다. 50만원 주식으로 잃고 200만원 월급으로 채워넣는 식이었다. 그러면서도 행복했다. 50만원씩 버리는 돈에 대한 인식도 없었고, 한 번 두 번 손절할 때 마다 이 돈과 경험이 결국 나를 더 크게 키워줄 자양분이라고 생각했다. 진심으로 그렇게 믿었다.
그런데 그런 짓을 일 년 가까이 하다보니 뭔가 이상했다. 그 분의 유튜브 강의는 빠짐없이 들었고 또 들었다. 추천 해 준 종목을 사서 운용하는데 수익이 나기는 커녕 계속 손절에 손절을 거듭할 뿐이었다. 같은 종목을 같은 타이밍에 추천받아서 매매하는데 나는 손절이 나고 누구는 수익이 났다. 정말 이해할 수 없었다. 이 모순되는 상황이 그저 내가 차트공부를 더 하고 강의를 더 보는 것 만으로는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조급했다. 이렇게 가랑비에 옷 젖듯이 돈을 잃어버릴 수는 없었다. 다른 방법이 필요했다.
나는 급등주 매매를 시작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