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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조 Oct 14. 2020

급등주 매매, 또다른 욕심

주식에 3천만원 꼬라박고 쓰는 글 3

나는 사회 초년생 시절 한 푼 두 푼 모은 월급 코인에 올인해 950만원을 날렸다.

이후 주식으로 눈을 돌려 2년간 3천만원이 넘는 돈을 날렸다.

평가손실 아니다. 실제로 손실 확정한 돈이 3천을 상회한다.

그 과정을 거치면서 느낀점을 공유하고자 한다.

특히 이미 막 주식을 시작한 주린이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글이다. 


왜냐? 앞으로 써 내려갈 상황들, 심리적 부침에 초연해지지 않고서는 절대로 주식으로 성공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감히 말하건데 이 말은 진리다. 절대로 성공할 수 없다. 행여 운이 작용해서 단기간 수익은 볼 수 있을지 몰라도 장기적인 성공은 결단코 쟁취해 낼 수 없다. 


1. https://brunch.co.kr/@kanaxia2/13

2. https://brunch.co.kr/@kanaxia2/14



급등주 매매.


듣기만 해도 가슴이 뛰었다. 시작도 하기 전 부터 돈을 쓸어담는 상상을 시작했다. 급등하는 주식에 올라타 매일매일 수익을 보고 빠진다. 그것도 1~2% 짤짤이 하는 것도 아니고, 주도주에 올라타서 10~20%는 너끈히 먹고 나오는 상상을 했다. 그렇게 일 주일에 복리로 하루 10%씩 쌓아나갈 생각을 하니 회사가 우습게 느껴지고, 사회가 우습게 느껴졌다.


그 즈음에 보게 된 책이 한 권 있다. 지금도 서점에 가면 주식 서가에 깔려있는 책이며 온라인 서점에서도 베스트셀러로 자리매김한 책이다. 지금 내 눈 바로 앞에 있는 책이기도 하다. 그 책의 저자는 하루에서 최대 일주일 가져가는 단타로 돈을 벌었다. 3년만에. 500만원을 30억으로 만들었다. 나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었다. 나한테도 500만원은 있었고 3년이란 시간도 있었다. 그렇다면 나도 30억을 손에 쥘 자격이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물론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공부가 필요함을 알고는 있었다. 그래서 급등주 매매에 관심을 기울였다.  


내가 처음 주식을 배웠을 때는 차티스트로부터 주식을 배웠다. 재료나 기타 수급적인 측면은 내려놓고 오직 차트만이 주식의 길로 생각되었다. 차트가 준비돼야 출발한다.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은 이야기다. 나는 차트만으로 급등주 투자를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차트공부. 소위 그림공부를 계속 하다보니 무언가 패턴이 보이는 것 같았다. '오를 것 같은' 자리가 보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자리에 대한 확신이 없었다. 회사가 무엇으로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지, 수익은 얼마가 나는지, 시가총액은 얼마인지 전혀 아웃 오브 안중이었다. 오로지 보이는 것은 차트. 주가의 위치. 5년 연속 적자에 시가총액이 2000억이 넘어가는 코스닥 종목임에도 매수버튼이 나갔다. 누가 봐도 이상한 회사임에도 세력이 움직이는 작은 파동을 먹고 빠지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런 파동을 먹은 적은 없다.


너무 빨리 팔아서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나오거나 개미털기라고 부르는 파동의 변동에 몸을 가누지 못하고 나가 떨어지기 일쑤였다. 매매를 복기해보면 약간 오른 주가가 더 오를 것을 기대하며 욕심을 내고 있으면 어김없이 바닥으로 내리 꽂기 시작했다. 정해둔 손절라인을 뚫고 점점 길어지는 장대양봉에 겁먹고 물량을 던지고 나면 귀신같이 주가는 급등하기 시작했다. 그때마다 생각했다. 아 내가 배움이 짧아서 그렇구나. 더 확실한 그림이 머릿속에 그려질 때 까지 차트 공부를 해야겠다.


그 때의 내가 정말 그렇게 차트공부를 했었다면, 코로나 이후 대세상승장에서 꽤나 쏠쏠하게 수익을 챙겨갔을지도 모른다. 왠만큼 재료가 받쳐주는 종목들은 10배 20배 우습게 상승하는 장이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나는 공부하지 않았다. 매일매일 유튜브를 보고, 차트선생님의 강의만을 들었을 뿐이다. 강의를 보고 수업을 듣기만 해서는 실력이 절대로 늘지 않음을, 수년에 걸친 학교생활과 혹은 게임에서 깨우쳤다고 생각했지만 결국 나는 편한 길을 택했다. 그리고 실력이 늘었다고 착각했다. 


그날 그날 본인의 매매를 복기해주는 고수의 모습을 보며, 마치 내가 그런 매매를 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런 매매를 다음날 당장에 따라 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그분의 이론은 정말 간단했고 누구나 따라 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어려운 이론도 없었고 이해가지 않는 용어도 없었다. 다만 대장을 골라서 적당히 먹고 빠지는 것이 그가 하는 방법의 전부였다. 빠지면 사고 오르면  산다. 이유없이 더 빠지면 풀배팅 간다. 그리고 적당히 먹고 빠진다. 먹고나서 빠지면 더 산다. 오르면? 다시 판다. 간단하기 그지없다. 나도 그런 매매를 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결론은? 제목에 쓰여있듯이 씁쓸하게 끝났다. 급등주 매매를 따라하면서 계좌가 잠식되는 속도가 점점 빨라졌다. 그 전에는 그래도 월급이 들어오는 속도가 매 달 손절치는 '비용'에 비해서는 빨랐다. 그래서 어쨌든지 간에 계좌는 늘어갔고 심리적인 안정은 유지됐다. 하지만, 급등주로 하루에도 몇 번씩 수 일치 혹은 수 주 분의 봉급을 허공으로 날려버리니 계좌가 남아나기 만무했다. 업무에도 집중이 안되고 인간관계도 망가지기 시작했다. 하루에도 수십번씩 자리에서 일어나 주식 계좌를 확인하러 화장실에 갔다. 점심시간에는 밥을 먹고 밖으로 나와 MTS로 매매를 했다. 잦은 매매와 손절은 그야말로 출구 없는 지옥과도 같았다.


그러던 와중에, 나에게 다가온 구원의 손길이 있었다. 


틴더에서 만난, 

아시아 최고 대학이라는 싱가포르 국립대 출신, 

홍콩HSBC에서 애널리스트로 일하는,

아리따운 아가씨가 그 손의 주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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