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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조 Oct 19. 2020

틴더에서 만난 홍콩 주식 전문가 (예쁨)

주식에 3천만원 꼬라박고 쓰는 글 4

나는 사회 초년생 시절 한 푼 두 푼 모은 월급 코인에 올인해 950만원을 날렸다.

이후 주식으로 눈을 돌려 2년간 3천만원이 넘는 돈을 날렸다.

평가손실 아니다. 실제로 손실 확정한 돈이 3천을 상회한다.

그 과정을 거치면서 느낀점을 공유하고자 한다.

특히 이미 막 주식을 시작한 주린이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글이다. 


왜냐? 앞으로 써 내려갈 상황들, 심리적 부침에 초연해지지 않고서는 절대로 주식으로 성공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감히 말하건데 이 말은 진리다. 절대로 성공할 수 없다. 행여 운이 작용해서 단기간 수익은 볼 수 있을지 몰라도 장기적인 성공은 결단코 쟁취해 낼 수 없다. 


1. https://brunch.co.kr/@kanaxia2/13

2. https://brunch.co.kr/@kanaxia2/14

3. https://brunch.co.kr/@kanaxia2/15



그분을 알게 된 건 태국 방콕에서였다. 친구랑 둘이 떠난 방콕 여행. 밤에는 밖에 나가서 밥 먹고 놀고. 낮에는 늦게까지 잤다. 잠에서 깨면 장 봐와서 요리해먹고, 저녁에 같이 놀 친구들을 찾는 하루하루. 그러는 와중에 눈에 띄는 한 명이 있었다. 


프로필에 출신 대학이 뭔 한자로 적혀 있었는데, 구글링 해 보니 싱가포르 국립대 란다. 대충 찾아보니 각종 대학 평가에서 아시아 1위를 다투는 대학이라고 한다. 국내에서도 1위는커녕 10위권 대학 언저리 출신인 나로서는 들어본 적도 없는 대학이었다. 도쿄대가 제일 좋은 거 아니었나? 


당시 나는 급등주 투자로 인한 손실이 누적되어 멘탈이 나가 있는 상태였다. 여태까지 내가 옳다고 믿었던 방법의 결과가 계속 어긋나 버리니 머리가 뒤죽박죽이 되었다. 무언가 나를 이끌어줄 새로운 등대가 필요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등대를 밖에서 찾을 것이 아니라 스스로 등대가 되려고 했어야 한다. 등대까지도 아니고 작은 꼬마전구 하나라도 내가 직접 켜 보지 않고서는 소용이 없는 법. 그러나 그러고 싶지 않았다. 나 같은 초보는 누군가에게 의지해야만 한다고 생각했다. 아무것도 아는 게 없는데 나 혼자 어떻게..라는 생각이 있었다.


그 분과는 대화가 꽤나 잘 통했다. 주린이의 입장에서 세계적인 투자회사에서 근무하는 것 자체가 대단하게 느껴졌다. 소위 이야기하는 '기관', '외국인' 세력의 중심부에서 일한다고 하니 이래 저래 질문도 많이 했다. 그런데 질문에 답변을 명확하게 해주지는 않았다. 아무래도 민감한 문제인가 보다 넘어갔다. 깔끔한 성격도 마음에 들었다. 아주 꼼꼼한 스타일이었다. 대화를 이어나가면서 쉼표나 어퍼스트로피 등을 꼬박꼬박 붙였다. 마치 어디선가 긁어온 것처럼, 구글에서 번역된 문장처럼 문장의 구성이 깔끔했다. 답장도 빨랐고 내 답이 늦거나 하면 이래저래 밀당을 시도하기도 했다. 나를 좋아하나?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예쁘고 엘리트 코스를 밟고 있는 여자가 나한테 관심을 갖는다고 생각하니 어깨가 으쓱했다.


조금 친해지고 나니 만나자는 이야기가 나왔다. 홍콩에 놀러 오려면 돈이 있어야 하지 않겠냐고 넌지시 물어본다. 지금 여행 갈 정도의 돈은 충분하다고 이야기했지만, 내심 무슨 소리 하는지 기대가 됐다. 나한테 돈이 얼마나 있냐고 하길래 대충 대답해 주었다. 무슨 돈 이야기를 이렇게 대놓고 하나 싶었다. 조금 이상하긴 하지만 외국사람이고 또 금융 쪽에서 일하는 사람이니까 사고방식도 직설적인가 보다 생각하고 넘겼다. 


대충 얼마 있다고 이야기하니 자기가 알아본 종목 중에 좋은 종목이 있다면서 투자를 권한다. 계좌를 만들고 입금하기까지 계속 보챈다. 얼떨결에 해외주식 계좌를 텄다. 그래도 뭔가 이상해서 계좌에 백만 원만 넣었다. 사라고 하는 종목을 샀다. 무슨 종목인지도 모르고 그냥 샀다. 해외주식은 처음 거래해 봤는데, 외국 주식도 이렇게 쉽게 살 수 있구나 신기했다. 그리고 막연하게 선진 금융이 정착된 시장에서는 차트도 더 잘 맞는 게 아닐까? 근거 없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처음 넣은 백만 원은 일주일이 채 안 돼서 백삼십만 원이 되었다. 일주일에 30% 수익이라니 엄청났다. 만약에 그분 말대로 전재산 끌어다가 넣었으면 최근 단타로 털어먹은 돈의 큰 부분은 건질 수 있었다. 아쉬웠다. 믿고서 넣었어야 되는데. 아직도 뭔가 좀 이상했지만 당장 눈에 보이는 수익에 눈에 눈이 멀었다. 그 친구는 매매 내역까지도 스크린샷으로 찍어서 보내달라고 했다. 돈을 벌게 해 줬으니 그 정도는 해 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고맙다고 이야기하면서 스크린샷을 보냈다. 한편으로는 미안했다. 나를 생각하는 너의 마음을 믿고서 돈을 다 넣었어야 되는데 나는 너를 백만 원만큼만 믿었구나.


멍청했다.


그렇게 예쁜 여자가, 잘 나가는 커리어 우먼이, 틴더를 통해서 알게 된 한국의 평범남에게 관심을 가질 리가 없잖아. 내부정보 따위 얼굴도 보지 못한 상대에게 알려줄 리가.. 없잖아.


그래도 조상신이 도우셨는지 돈을 벌었음에도 여전히 찜찜함이 남아 있었다. 내 카톡에는 그 친구가 보내준 사진들이 꽤나 많았다. 도서관에 가서 찍었다는 사진, 친구랑 밥 먹으러 가서 찍었다는 사진, 가족여행 가서 찍었다는 사진, 사무실에서 찍었다는 사진, 샤워하고 팩 하면서 찍었다는 사진, 예쁜 애들은 이렇게 시도 때도 없이 사진을 찍어서 올리는구나 감탄만 했다. 전에 사귀던 여자 친구도 이렇게까지 사진을 많이 올리진 않았는데 하면서.



구글에 사진을 검색했다. 그 친구의 블로그가 검색되었다. 그 결과는 내 찜찜함을 해결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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