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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조 Mar 01. 2023

원칙 : 나눠 사고 나눠 팔기

주식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원칙

우리가 투자를 하는 이유는 돈을 벌기 위해서다. 돈을 버는 것 자체에 목적이 있는 사람도 있겠지만 주식시장에서의 수익을 통해 경제적 자유를 달성하고 인생의 다음 단계로 나아가고픈 욕구를 충족시키는 데에 주된 목적이 있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수익을 낼 수 있을까에 집중한다.


먼저 종목에 대한 공부가 있다. 시장 평균 수익률을 아득이 상회하는, 소위 '대박'날 수 있는 종목을 찾는다.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시가총액 상위 기업의 과거 주가를 확인해 보자.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과 테슬라를 아우른 기업들의 성장을 함께할 수 있었다면 큰 어려움 없이 돈을 벌었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잭팟을 노리며 많은 투자자들이 제2의 테슬라와 애플을 발굴하려고 애쓴다.


다음으로는 시장 변화에 관한 공부가 있다. 금리의 변동과 주식시장의 순환을 추적하며 최적의 매도타이밍과 매수타이밍을 알아내기 위해 애쓴다. 주가 흐름과 연관도가 높은 지표를 찾아내고, 여러 지표를 조합하여 주가 흐름과의 상관관계가 높은 모델을 만들어낸다. 


혹은 주가 자체의 변동을 공부하기도 한다. 차트로 드러나는 주가의 흐름을 기반으로 주가의 현 위치와 앞으로의 변동을 예측한다. 시장에서 접하는 모든 정보와 심리, 앞으로의 예상이 종합적으로 나타난 결과가 현재의 주가로 나타난다고 여기고, 주가의 흐름을 공부한다.


이 외에도 수많은 공부 방법이 있고, 공부해야 할 대상이 있다. 어떤 방향으로 가던지 '공부'는 필수적인 과정이다. 기업을 공부하든 매크로를 공부하든 차트를 공부하든 이런 공부는 필수적으로 쌓아야 할 기초가 된다. 


공부 끝에 확신 있는 종목을 확실한 타이밍에 그것도 싸게 매수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고 생각하자. 확신을 갖고 덥석 매수했지만 그 종목이 정말로 '확실한' 종목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오를 확률이 100%라고 하더라도 2루타 종목이 될지 (2배), 10루타 종목이 될지 (10배) 불분명하다. 오르긴 오르지만 한 달 뒤에 오를지 일 년 뒤에 오를지도 모르고, 내가 생각한 수준까지 오르지 않고 금방 떨어져 버릴 수도 있다. 


그래서 주가가 계속해서 우상향 하더라도 개개인이 얻을 수 있는 수익의 편차는 천차만별이다. 위에서 언급한 10배, 100배, 1000배 이상 상승한 종목들을 보면 설마 이런 종목을 매매하면서 손해 보는 사람이 있기는 할까? 하는 의문이 든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투자처에 투자를 하더라도 개인의 대다수는 손해로 투자를 마감한다.


피터린치의 마젤란펀드는 운용기간 14년간 매년 20% 이상의 명목 수익률을 달성한 펀드다. 그저 돈을 묻어두거나 묻지 마 분할매수만 지속했어도 큰 부자가 될 수 있는 기회에 다름없다. 펀드의 전체 시기를 함께한 사람도 짧은 시기 투자금을 맡긴 사람도 크고 작은 이득을 봤을 것이라고 추정할 수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


마젤란 펀드에 투자한 투자자 중 50% 이상이 금전적인 손실을 보고 펀드를 환매했다. 장기적으로 보면 연 20% 이상의 꾸준한 성장을 보여준 펀드지만, 시장의 작은 등락에 시시각각 영향을 받는 일반 투자자들의 생각은 달랐다. 주가가 떨어지면 더 떨어질 것이라고 생각해서 환매해 버리고 주가가 충분히 올라가면 더 오를 것이라고 생각하고 펀드를 매입했다. 


떨어지면 사고 오르면 파는 게 아니고 그 반대로 투자를 집행함으로써 스스로 손해를 자초했다. 

이렇게 개인투자자의 대다수는 시장의 유동성 공급자 역할을, 스스로의 자산을 깎아가면서 자처하고 있다. 


다시 앞으로 돌아가서, 주식투자로 돈을 벌기 위해서는 돈을 버는 것 자체에 집중하기보다 잃지 않는 것에 포커싱을 맞춰야 한다. 개인 투자자의 95% 이상이 돈을 잃고 투자를 마감하는 투자 세계에서, 잃지 않는 것만으로도 상위 5% 안에 들어가는 성공적인 투자자로 자기매김 할 수 있다. 어떤 분야에서도 그렇듯이, 주식시장에서도 살아남는 자가 강한 것이다. 


잃는 것의 반대말은 얻는 것이다. 얻는 것의 반대는 잃는 것이다. 얻지 않으면 잃고, 잃지 않으면 얻는다.

곧, 주식시장에서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돈을 잃지 않으면 된다. 그것으로 충분하다.


잃지 않기 위한 방법으로 가장 중요한 원칙이 바로


분할매수 분할매도


시장에서 확실한 것은 없다. 100%의 확률로 급등이 예정되어 있는 주식도 그 폭이 얼마일지, 언제 오를지 정확히 특정하기는 어렵다. 그렇다고 해서 소수 종목에 전 재산을 몰빵하고 그저 기다릴 수도 없는 노릇이다. 주식이 오르긴 오를 것이지만 얼마나 떨어지고 오를지도 모르는 것이다. 코로나 버블 이후 1년 이상 지속되고 있는 주가 하락기, 코로나19 직후의 짧은 폭락기, 18년도 미중분쟁이 가져온 시장의 하락, 08년도 금융위기, 00년도 닷컴버블까지 최근 20년만 해도 많은 하락이 있었다. 


갑작스러운 주가 하락과 함께 온 세계에 드리운 위기감에 겁을 집어먹고 전액 손절한 사람도, 차마 손절하지 못하고 자산가격의 하락을 온몸으로 견뎌낸 사람도 힘든 시기였다. 


전액 손절해 버린 사람은 시장에 드리운 그림자가 걷히고 분위기가 완전히 바뀔 때까지 새롭게 시장에 진입하기 힘들다. 다시 돈을 투입하게 되는 시점은 손절 시점에서는 주가가 꽤나 올라 있을 확률이 높다. '그때 팔지 말걸' 하는 후회에 후회를 거듭하다가 고점 근처에서 매수 포지션을 구축한다. 


손절을 마음먹었을 때 전량 손절하지 않고 반 만 덜어냈다면 나머지 반, 그 물량만큼은 주가 상승을 고스란히 누릴 수 있었다. 또한 시장에서 완전히 발을 뺀 것이 아니기에 반을 덜어낸 이후 추가 물량 투입이 아예 새롭게 포지션을 구축하는 경우보다 쉬웠다. 그래서 전량 손절한 경우에 비해 다시 매수를 시작한 시점이 당겨졌을 가능성이 크다. 


차마 손절하지 못하고 자산가격의 하락을 온전히 견뎌낸 사람은 하락장 내내 '일찍 손절하고 저점에서 다시 살걸' 하는 후회를 한다. 이 케이스도 차마 손절하지 못할 것 같은 시점에 일부만 매도하고 주가가 더 떨어진 시점에 매도한 만큼의 금액을 다시 매수했다면, 같은 금액으로 더 많은 주식을 확보할 수 있었다. 그리고 늘어난 수량은 곧이어 도래하는 상승기에 더 큰 수익으로 돌아올 것이었다.


충동적인 매수 매도 시점에 수량을 줄여서 분할하는 것으로 수익 관점에서도 효과를 볼 수 있고, 심리적인 관점에서도 안정감을 얻을 수 있다. 한 번에 모든 것을 올인하는 것은 그 단 한 번의 타이밍, 단 한 번의 매수 혹은 매도에 모든 것을 거는 것이다. 그만큼 한 번의 결정이 무겁다. 그 선택이 잘못될 경우 모든 것이 망가져 버릴 확률이 그만큼 커진다. 하지만 물량을 분할하는 것으로 선택의 무게를 줄일 수 있다. 5분할로 나누면 선택의 무게는 1/5로 줄어든다. 10분할로 나누면 1/10으로 줄어든다. 내가 하는 선택이 무조건 맞는다는 확신은 누구에게도 없다. 그래서 그 선택의 무게를 덜어내는 가장 좋은 방법이 분할매수 분할매도인 것이다.


언제나 그렇듯이 욕심 때문에 분할해서 매수하고 분할해서 매도하기가 힘들다. 사고 나서 급등하면 그때 더 살걸하는 생각이 머리에 가득 차고 팔고 나서 더 떨어지면 그때 다 팔걸 하는 생각이 후회가 되어 스스로를 공격한다. 물론 사고 났는데 더 떨어질 경우 더 낮은 가격에 매수할 수 있는 기회가 되고, 팔고 나서 더 오르면 남은 물량을 더 오른 가격에 팔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생긴다. 그러나 우리는 항상 수익에 대한 달콤한 환상에 젖어있기에 더 먹을 수 있었지만 덜 먹는 상황을 먼저 상상하고 그 상상에 상처받는다. 


우리가 수익에만 온 정신을 집중하는데 반해 사람은 기본적으로 이득보다는 손실에 민감하다. 동전 던지기 게임을 했을 때 수익과 손실의 비율이 얼마일 때 사람들이 기꺼이 게임에 참여하는가에 대한 연구 결과 수익이 200이고 손실이 100인 경우 균형을 이뤘다. 100만 원을 손해 봤을 때 200만 원 정도는 벌어야 손해 봤을 때의 마음의 상처를 상쇄한다는 이야기다.


그렇기에 심리적인 관점에서도 수익보다는 손실 관리에 신경을 쓰는 것이 맞다. 그렇지 않다면 수익과 손실을 반복하며 계좌의 평가손익은 늘어나고 있음에도 심리적으로는 압박을 받고 손해 본다는 생각에 마음이 조급해지기 쉽다. 모두가 알고 있듯이 마음이 흔들리고 평정심을 잃는 순간 매매는 망가진다. 


이렇게 분할매수 분할매도를 통해 수익과 손실에 대한 개선, 심리적인 안정감, 그리고 시장 타이밍을 정확히 맞추지 않아도 매매를 이어갈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 금액과 기간을 충분히 분할해서 매수하고, 매도한다면 단 한 가지 종목 만으로도 꾸준히 수익을 이어갈 수 있다. 어느 정도의 변동성이 보장된다면 그저 기계적으로 매수와 매도를 반복하는 것만으로도 연속된 현금흐름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말 그대로 오르면 따라가면서 팔아 수익 실현하고 내리면 내리는 대로 매수해서 저가에 물량을 매집한다. 상승기에는 수익 실현해서 좋고 하락기에는 싸게 사서 좋은, 주가의 변동에 영향받지 않는 매매를 한다. 이런 매매 시스템을 구축한다면 수익 그 자체로도 훌륭한 결과를 얻을 수 있지만 무엇보다도 든든한 것은 마음 편한 투자를 할 수 있다는 점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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