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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조 Mar 02. 2023

현금 비중은 얼마가 적당할까?

현금 비중은 얼마만큼이 적절할까?


매 달 지속적인 현금이 들어오는 경우는 30% 정도로 충분할 것으로 생각된다. 월급이든 금융 소득이든 여러 파이프라인에 기반한 소득이든 계속해서 현금이 유입되는 경우 심리적인 안정이 있다. 지금 가진 자산의 가치가 하락하더라도 계속해서 분할해서 매수할 수 있는 생명수가 생기기에 그렇다.


은퇴를 했거나, 돈을 벌더라도 자산 규모에 비해 미미한 영향밖에 미치지 못한다면 50% 정도는 현금을 확보하는 것이 좋다. 수익 관점에서도 그렇지만 심리적인 안정을 유지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50%라는 비율이 70%, 80%까지 올라가 버린다면 자산가격이 하락했을 때 심리적인 안정감은 커지겠지만 주식시장에서 얻는 이득이 전체 기간의 10%가 채 안 되는 폭발적인 상승기에 몰려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너무 큰 현금비중은 수익률을 떨어뜨릴 수 있다. 물론 자산 규모가 상당하여 주식투자의 목적인 인플레이션을 헷지 하는 것이라면 충분한 현금비중을 유지하는 포트폴리오 그 자체로 훌륭하다.


그러나 보통은 현금을 놀리는 데 거부감이 있을 것이다. 특히 상승장에서 아무 역할을 못하고 놀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현금덩어리를 쳐다보고 있노라면 복장이 터질 수도 있다. 저 돈을 진작에 투자했더라면 얼마를 벌 수 있었는데.. 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가득 채운다. 이건 정말 어쩔 수 없다. 몇 번의 하락을 겪어도 상승장에 들어서면 하락을 온몸으로 맞으며 느꼈던 아픔은 싹 잊어버리고 욕심의 화신이 마음을 지배한다.


상승장에서 뿐만 아니라 하락장 중간에 찾아오는 잠깐의 상승렐리, 혹은 더 큰 하락 목적에 찾아오는 데드캣 바운스에서도 FOMO를 느껴버리고 마는 것이 일반적인 우리들의 모습이다.


그렇기에 현금 비중을 유지하는데 앞서 가장 중요한 것이 이 현금을 현금으로 유지할 수 있게끔 하는 장치다. 현금도 종목이라고 아무리 생각해도 현금은 현금일 뿐. 인플레이션 앞에 계속해서 가치가 하락해 버리는 친구로 여겨진다.


그래서 현금을 현금으로 들고 있기 위한 좋은 방법으로 달러 투자를 추천한다.

 

원화를 들고 있으면 아무래도 이건 그냥 돈에 불과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달러라면? 투자처로 생각 할 수 있다. 원달러 환율은 매일 변동하며 흐름이 존재한다. 경제 위기가 발발하면 세계의 자금은 안전자산으로 몰리고, 달러 가격은 상승한다. 올라버린 달러가치만큼 원달러 환율이 상승한다. 반대로 세계 경제가 안정화되면 더 높은 수익을 따라 미국에서 신흥국으로 자금이 이동하고 원달러 환율은 떨어진다.


이렇게 환율은 계속해서 변동하는 성질이 있으므로 환율이 높을 때는 달러로 원화를 사고, 환율이 낮을 때는 원화로 달러를 산다. 충분히 크게 금액을 나누고 (예를 들어 100 분할, 200 분할), 충분히 큰 구간으로 나누어 (예를 들어 원달러 환율 10원 단위, 1200원 일 때 달러 매수, 1210원에 달러 매도, 마찬가지로 1210원에 매수하고 1220원에 매도) 그 구간별로 매수와 매도를 반복하며 수익을 만들어가는 방법이다.


어쩌다가 물리더라도 상관없다. 원화든 달러든 우리는 화폐를 손에 쥐고 있다. 액면가 만큼의 가치는 인정받는 것이다. 다시 환율이 충분히 변동될 때까지 기다려도 되고, 기다리는 시간이 지루하다면 국내 주식이든 미국 주식이든 그 시장에서 투자를 이어가면 된다. 이런 관점에서 리스크가 전혀 없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는 주식 대신 달러를 산다의 저자인 박성현 씨는 달러 비중이 너무 높아지면 미국으로 이민 가면 된다는 생각으로 달러를 매입했다고 한다. 실제로 이민 가는 건 어려우니 환율이 낮을 때 샀던 달러로 미국 주식을 산다는 생각을 하면 마음이 편하다. 그리고 실제로 이 시기에 샀던 달러로 차후 경제 위기가 닥치고 원달러 환율이 상승할 때 환차익을 보고 한국 주식에 투자하거나, 떨어진 미국 자산을 환율 손해 없이 매입할 수 있는 훌륭한 재원이 된다.


이렇게 현금을 종목으로 생각하고 달러투자에 활용한다면 꽤나 규모가 큰 현금이라도 손해 본다는 생각 없이 유지할 수 있다. 수익이 생각보다 적더라도 계속해서 매매 주문을 내며, 실제로 주문이 체결되어 소소하게나마 이득을 보는 과정을 따라가는 것 자체에 의미가 있다. 내가 이 현금 덩어리를 제어하고 있다는 충족감을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게 현금 비중을 유지해 나가다 보면 반드시 주가가 떨어지는 시점이 도래한다. 주가의 하락과 더불어 환율은 상승하고 보유한 달러의 원화로 환산한 가치는 올라간다. 이때 하락 구간 별, 기간 별 매수 금액을 미리 정해놓고 현금을 투입해 종목을 매수한다. 예를 들어 전체 금액을 100 분할로 나누어 50 분할은 주가가 5% 떨어질 때부터 매수를 시작해 50% 하락까지 매수에 사용한다. 나머지 50 분할은 주가가 20% 하락한 시점부터 매수를 시작해 한 달에 한 분할씩 시작해서 50달, 약 4년에 걸쳐 매수에 사용한다. 20% 하락 이상인 시기에는 계속해서 매수를 이어 나가다가 주가가 다시 20% 하락 시점을 회복하면 매수를 중단한다.


분할의 정도와 매수 시점, 주기 등은 입맛대로 변경이 가능하다. 중요한 건 하락장에서도 계속해서 대응할 수 있는 시나리오가 있느냐 없느냐이다. 고점에서부터 50% 하락, 기간으로는 4년까지 매수를 이어갈 수 있게끔 시나리오를 짜 놓는다면 반토막이 나는 깊은 하락에서도, 4년을 이어가는 긴 하락장에서도 투자를 계속 이어갈 수 있다. 투자를 계속 이어갈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심리가 안정된다.


사람들은 주식 시장이 활황일 때는 신이 나서 어떤 종목이 오를지, 어떤 나라에 투자해야 초과수익을 낼 수 있을지 공부하고 고민한다. 그러나 하락장이 닥치면 사람들은 시장으로부터 눈을 돌린다. 하락장 초기에는 손절조차 하지 못한다. 하락장의 시작을 구분할 수도 없을뿐더러 하락을 느낀다고 하더라도 마이너스 상태에서 쉽게 손절이 나가기 힘들다. 결국 손절하는 시점은 하락장의 대부분 기간을 애써 모른 척하다 하다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증권사 어플을 실행한 바로 그날이 된다. 그리고 보통 이 시기는 손절할 시점을 한참 넘어서 매수하기에 적기인 경우가 많다.


그래서 따로 현금을 마련해 놓는 것만으로도 큰 이득을 볼 수 있다. 상승장에서도, 하락장에서도 계속해서 시장에 참여하며 뉴스와 각종 지표, 그리고 심리에 따른 주가 변동을 계속해서 모니터링하게 된다. 이렇게 상승과 하락의 사이클을 시장 한가운데서 마주하며 겪는 경험은 투자 인생에 있어 무엇보다 소중한 경험이 된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은 하락기에는 주식시장에서 눈을 돌리고 상승기가 한참 진행된 중반에야 다시 관심을 갖는다. 그렇기에 반복되는 상승과 하락 사이클에서 배우는 것이 없다. 하락장을 겪어내지 못한 사람들은 하락장에서 상승장으로 변화하는 미묘한 시점도 경험하지 못한다. 그들이 겪는 시점은 오로지 모두가 시장에 뛰어들기 시작한 시점, 곧 어떤 종목을 사도 돈을 버는 것처럼 보이는 시점에서부터 환희가 의문으로 바뀌며 하락하기 시작하는 바로 그 지점뿐이다.


그래서 계속해서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오르면 팔고 내리면 산다는 정말 간단한 원리를 이해하지 못한다. 머리로는 알지만, 실제로 실행할 수 없는 것이 직접 겪어보지 못했기에 그렇다. 어린아이에게 아무리 뜨거운 것에 대해 경고하고 겁을 주어도 직접 밥솥에서 뿜어져 나오는 증기에 손을 대어 보기 전까지는 밥솥을 장난감으로 생각하고 올라 타는것과 비슷하다.


확보한 현금을 달러투자에 활용하며 자연스레 환율 변화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한다. 그리고 환율의 급변과 시장의 변동성을 활용해 투자한다. 그러면서 우리는 투자의 상승과 하락 사이클 그리고 그와 함께하는 환율 변동을 경험한다. 이런 경험은 일반적인 투자자들과는 궤를 달리하는 통찰력을 가져다준다. 한 번만 이렇게 투자 사이클을 겪어 낸다면 다음 사이클 때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스스로가 더 잘 알게 될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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