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도의 균형

by 기몽

체온계로 손끝의 온도를 재보니 32.5도였다. 심장으로부터 멀어지며 약 4도쯤 뺏겨버린 온기. 우리는 그 잃어버린 4도 때문에 누군가의 손끝을 더듬는건가 싶었다. 하지만 당신의 손끝 역시 나와 다를리 없다. 결국 맞잡은 손으로 잃어버린 온도가 복구되는건 아닌 셈이다. 어쩌면 우린 무언가를 채우기 위해서 더듬는 것이 아니라 내가 잃어버린 것만큼 너도 잃어버렸음을, 내가 서늘해하는 것만큼 너도 서늘해하였음을 확인하고 싶은건지도 모르겠다. 내 잃어버린 손끝의 온도를 채우려면 네 안을 파고들어야 한다. 온도의 균형은 그때 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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