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렸을 때부터 겨울을 좋아했다.
어떤 이유가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어릴 적 눈을 봤던 경험과 눈 오는 날
나가서 놀았던 기억들이 좋은 추억으로 남아있다.
또 하나는, 타고 난 체질 상 더운 것보다 추위를 좋아하는 편이다.
겨울의 대부분의 날들은 기온이 떨어져 춥고, 선선한 날씨를 유지할 때가 많아서인지
땀이 많고 더운 것을 잘 못 견뎌하는 사람들에게는
겨울이 반갑지 않을 수가 없다고 생각을 해오고 있다.
특히 나라는 사람은 더욱더.
겨울에 느낄 수 있는 온도, 겨울에 부는 잔잔한 바람을 맞게 될 때면
잠깐 모든 생각들과 감정들로부터 해방되고
겨울이라는 계절에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면 나는 그대로인데 무언가 씻겨 내려간듯한
상쾌함이 되기도 한다.
물론 나도 겨울바람이 춥다고 움츠러들게도 되지만 바람을 온몸으로 받아들이는 순간을 좋아하면서
즐길 때가 있다. 바람결에 내 몸을 맡기고 그대로 받아들이면 겨울바람의 상쾌한 기운과 바람이 훑고 감으로 인해 때 묻어 있는
것들이 씻겨내려 가는 것 같은 기분마저 든다.
이번에도 겨울바람을 참 많이도 만났다.
또 겨울에만 볼 수 있는 멋진 진풍경이 있다. 바로 눈 오는 날이다.
하늘에서 내리는 예쁜 쓰레기라고 부르는 분들도 많지만
눈이 오는 날은 건물과 바닥, 곳곳에 하얗게 눈이 쌓이고, 소복소복한
눈덩이들이 볼록하고 딴딴하게 쌓여 있는 걸 보면 거리 예술을 보는 것 같다.
새하얀 빛깔로 온통 길거리에서 어떤 형태로 남아있는 눈의 형상들과, 눈이 쌓인 곳들은 아무래도
멋져 보인다. 눈이 좋은 이유를 기억 속에서 꺼내고, 좋아하는 눈과 관련된 예전의 기억들을
되살려보면서 글을 써봤다. 이어서 겨울이 좋은 이유 (2)에서 눈 하면 빠질 수 없는 눈사람에 대해서
이야기해 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