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굠굠 Dec 23. 2020

카페에서 일하다

새로운 일, 새로운 장소에서의 시작  



            



2019년 9월

매장을 발령받고 출근 전 날까지 집에서 시간을 보내며

카페 알바 후기나 카페에서 일할 때 tip이나 후기들을 찾고 검색하며 앞으로의 나는

어떤 경험을 하게 될지 그려보며 지내다가 설레는 마음으로  첫 출근을 하게 된다


내가 출근하게 되는 이매장은 우리 집에서 얼마 안 걸리는 걸리기도 하고

같은 건물에 영화관과 서점이 있어서 그때마다 지나치거나, 취업준비생인 불과 얼마 전만 해도


노트북을 들고 포트폴리오를 만들려고 손님으로 찾아왔던 곳인데


그곳에 출근을 하게 되어 직원들만 입장하는 뒷문으로 입장을 하게 되자 기분이 오묘했다.


그  문을 열자마자 바로 보인 사람은 키와 덩치가 적절하게 있으셨던 남자분이셨다. 바로 이 카페의 점장님


나와 나이 차이가 별로  나보이지 않는 얼굴이어서 더 당황했었던 기억이 있다


점장님은 간단하게 면접을 보자고 하시며


"전에는 무슨 일을 하셨어요?", "왜 카페일을 하려고 하시는 거예요?"

"카페에서 일을 해본 경험이 있으세요?"와 같은 여러 질문을 주셨고

 

나는 긴장상태에서 깨어 나오려고 애써 미소를 지으며 질문들에 답변을 해나갔는데 이상하다.

본사 면접 때는 전혀 없었던 증상으로 심장이 쿵쾅쿵쾅 뛰고 안 나던 식은땀이 나기 시작했다


그 눈빛이 살짝은 매섭고 강렬하게 느껴져서일까?

 

내 모든 답변이 끝나고 나서 점장님은 냉정한 표정으로 이렇게 말씀하셨다.  


"카페에서 일하는 거 생각보다 어려워요. 주말에도 출근해서 평일에 쉬어야 하고

이전 직장 다닐 때랑은 환경이 많이 다를 거예요, 진상 손님도 꾸준히 오고요.

잘할 수 있겠어요? 못할 것 같으면 지금 미리 말해줘도 돼요."


그때의 나는 점장님의 말에  자존심이 좀 상했는데


' 왜 저렇게 말하시지? 내가 왜 못할 것 같아? 나는 이 일을 하기 위해

여러 가지 훈련과정을 거치며 고생고생 왔는데.  빨리 포기하고 가라는 건가? '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네. 잘할 수 있어요! 이전부터 카페에서 꼭 일해보고 싶었어요!" 라고 진심을

다한 말투와 눈을 하고는 답하자  그분은

엄한 표정이 사라지고  씨ㅡ익 웃어보이더니 앞으로 잘해보자며 내게 악수를 건네셨다

(요즘은 코로나라서  악수도 못하는데..이때가 그립네)


이런 상황에 나는 좀 얼이 빠졌지만 어쨌든 이제 모든 절차를 다 끝냈음에 기분이 흐뭇했다.


그리고 같이 일할 직원들과 인사 후에 첫날은 끝이 났는데 그 분들이 나를 환영한다는듯한

얼굴로 봐줘서 고맙고 기분이 내심 좋았다


세련된 인테리어와, 재즈풍 경쾌한 BGM, 카페 안을 가득 매운 고소한 향 속에서

더 오래 머무를 수 없음에  아쉬웠지만 내일도. 모래도. 그 모래도. 매일매일 이곳으로

출근할 수 있음에 가슴 벅찼던 날.






작가의 이전글 아빠의 요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