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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응민 Jan 12. 2021

월요병 속 빛나는 '기술의 혼다'

5분 글쓰기 : 용산 아이파크몰과 난곡동, 그리고 혼다 스쿠터

용산 아이파크몰과 난곡동에 대한 기억


월요일을 앞두고 잠이 오지 않는다. 언제나 새벽 2시 전후로 잠들고 후회한다. 월요병에 잘 듣는 약은 없다. 근속 33년차 L모 기업 부장인 아버지도 매주 월요병을 겪으니 말 다했다.


그저 이른 시간에 눈을 감는 편이 가장 좋다는 건 안다. 물론 아침에 눈을 뜨면 피곤하다. 그러나 더 늦게 자면 피곤하고 짜증날 뿐이다.


여하간 비교적 이른 시간에 잠들었으나 평소보다 일찍 일어나는 수밖에 없었다. 지난번 퇴근길 폭설로 인해 스쿠터를 삼각지역 입구 근처에 두고 왔기 때문이다.



오늘 기자 출신의 팀장, 그리고 무려 런던대학교 석사 출신의 신입사원이 왔으나 업무로 인해 대화 한번 제대로 나누지 못했다. 본부장님 지시로 간이 회의를 진행한 게 전부다. 좀 더 시간이 지나야겠지만 첫인상이 좋았다.


특히 석사 출신 신입사원의 경우, 런던대학교 석사라는 특이한 이력은 별개로 핸섬(?)하고 키도 크고 발성도 좋아 호감이 갔다. 혹시 런던대학교에서는 '발성학개론'도 배우는 게 아닐까 농담도 주고받은 기억이 있다. 여하간 운동도 해서 몸도 탄탄한데다가 영국 현지에 여자친구도 있는 모양이다. 카톡 프로필 사진이 영화 포스터인 줄 알았다.


이렇듯 찬사일색 대상인 신입사원과 대화를 뒤로하고 점심에 기자와 티타임을 했다. M방송사의 팀장인데 마침 거주하고 있는 아파트 앞동으로 이사를 온 탓에 연이 닿아 짧은 시간 미팅을 하게 됐다. 용산 아이파크몰에서 미팅을 진행했는데 시간이 남아 여러 군데 돌아다녔다.


본래 쇼핑몰을 좋아하는 편은 아니었다. 게다가 사회생활 초기에 상가 광고를 진행한 적 있어 (지금은 건설사 홍보도 담당하고 있지만) 더욱 편견이 가득했다.


용산 아이파크몰 6층 투썸 플레이스 가는 길목의 건담 프라모델이 전시되어 있다.


솔직히 쇼핑몰이 낯설다. 예전에 상가 광고 등에 '원스톱 라이프' 등 미사여구를 붙이며 광고도 진행한 적 있지만 확실히 편하긴 하다.


영화관, 음식점을 비롯해 쇼핑몰부터 키덜트를 위한 공간까지 다양해 가족이 주말 시간 보내기 매우 좋다는 판단이다. 그러나 컨베이어 벨트에 올라탄 듯한 느낌도 들어 거리감이 느껴지는 게 사실이다.


삶의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마침 기자와 거주지가 같기도 하고 친구가 난곡동 커뮤니티 센터 네이밍 공모전 링크를 보내줘서 그런지 사는 동네에 대해 한번 더 생각해봤다.



난곡동에 30년 거주했다. 2년 복무 기간, 학창시절 회기동 앞에서 3년 정도 자취한 시간을 제외해도 25년쯤 머무른 셈이다. 난곡의 변화에 대해 실시간으로 체감해왔다. 지금의 난곡은 달동네의 흔적도 찾아보기 어려운데다 교통망이 개선돼 한층 살기 좋아졌다.


흔히 붉은 벽돌집으로 불리는 곳에서 오래 살았다. 전용면적은 18평 남짓한 곳에서 냉난방도 되지 않고 겨울이면 수도가 얼어붙으며 사계절 내내 바퀴벌레, 그리고 쥐와 동거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에 웬만큼 열악한 환경에도 몸서리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지금에 와서는 상상하기도 어려운 주거환경이다.


자취방도 마찬가지였다. 원룸이었는데 허름한 골목에 위치해 있었다. 동탄 신도시에서 태어난 친구는 붉은 벽돌로 지은 집이 낯설다며 이런 광경은 처음 본다고 말했다.


그래도 낙후된 환경이라 보기는 어려웠는데 말이다. 이처럼 살아온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쇼핑몰도 어울리지 않는 공간으로 여기는 게 아닐까?


지난 6일 폭설로 인해 주차한 스쿠터 (좌측) 그리고 방전되지 않은 믿음의 혼다!(우측)


용산 아이파크몰에서 짧은 티타임을 마치고 삼각지역까지 걸어왔다. 방전 걱정이 앞섰지만 근처에 바이크샵이 있어 다소 안심했다.


그렇게 역에 도착해 쌓인 눈을 치우고 시동을 거니 아무런 문제도 없다는 듯 엔진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역시 "기술의 혼다, 믿음의 혼다!"라고 생각하며 사무실까지 조심스레 몰고 왔다.


다시, 월요병을 마치며!


최근 코스피가 폭주(?)하면서 수익률이 말 그대로 급등하는 사례가 늘어나는 가운데 삼성전자 주식이 없는 나로서 먼산 불구경을 하고 있다. 사실 지난번에 유비쿼스 무상증자와 함께 LG유플러스에 상승세로 인해 수익률이 나긴 했다.


사실 투자 규모와 개인적인 원칙을 고려하면 삼성전자에 투자했어도 퇴사(?)를 고려할 만큼 수익금이 나지 않았으리라 추측한다. (절대 배가 아픈 게 아니다!!)


집에 도착해 오랜만에 운동을 하니 땀이 잘 나지 않았다. 무언가 막힌 듯한 느낌이었다. 그래도 이를 악물고 슬로우 버피 테스트를 하니 땀이 뚝뚝 떨어졌다. 그렇게 운동을 하고 코카콜라 제로를 마시는 알찬 월요일을 보냈다.


유튜브 채널 <한조바디> 슬로우 버피 10분 챌린지. 물론 10분 채운 적은 없다.


일요일만 해도 업무가 몰려 눈코 뜰 새 없이 바쁠 거라 생각했는데 그렇지도 않다. 이제는 서포트 해주는 신입사원도 있고 (매번 먹을 것을 사줘서 문제다. 지난번 생일 때는 아이든 요가 매트를 보내주기도 했다) 사람도 늘어 업무가 한결 수월해졌다.


퇴근하기 전에 대표님에게 희망 연봉인상률을 말하고 계약서 작성을 이번 주에 진행하고 싶다고 말했다. 코로나 시국에도 유일하게 연봉을 인상한 건 별개다.


이번에는 입사 후 계약서 갱신이 늦은 점, 작년에 희망 연봉인상률에서 네고(?)된 점, 그리고 올해 각종 프로젝트를 진행해 수익을 낸 점을 고려했다. 물론 계약서를 써봐야 아는 일이다.


이번 상반기는 건강히 지내고 싶다. 서른 하나가 지나면 건강이 체질이 되기 어려울 것 같다. 간바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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