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시여? 애비가 바람핀다고?

썩을년넘들<5>

주말 아이와 함께 시골 시댁에 내려왔다.

남편은 갑자기 거래처 상무와 골프 약속이 있다고 해서 내려오지 함께 못했다.

토닥토닥 몇 마디 주고받다가 짜증이 났지만 한 달 전부터 시어머니와의 약속이었기에 

아이와 함께 나 혼자서 왔다.

시어머니와 오랜만에 이런저런 얘기 끝에 남편 이야기를 했다.

요 몇 달 남편의 행동낌새가 좀 이상해서였다.

남편은 평일에도 밤 12시가 넘어 새벽에 귀가하는 정도가 빈번했지만

주말이면 어김없이 거래처와 골프 핑계로 집을 비웠다.

아무래도 여자 냄새가 난다고 주저하다가 용기를 내 말해버렸다.

시어머니는 안색이 새파랗게 변하더니 내리 고함을 지르신다.

“에미야! 먼 샛똥빠진 소릴허고 있능겨.

그렁께 애비가 시방 바람을 피운다는 거시여?

아이고야! 나가 남사시러워 니 얼굴을 으찌 볼거나.

언년이여? 그 년이!

지집아 나짝이 쪼까 반반한가 보네잉.

멀끄댕이 확 잡아가꼬 다 뽑아버리도 시언치안을 년이구만 그러네.

그나저나 니 냄편 이 썩글넘을 기양 나뒀냐?

귀빵맹이를 확 볼라불제.

참말로 무등산 호랭이는 머하고 자빠졌당가. 저 작것을 안 씹어가고.

나는 니보고 가심쏙 문들어지게 참으라고는 안 헌다.

어쩔거시여? 당장 갈라서뻔져.

마누라 새끼덜 몰라뻐니지는 넘들은 칵 디지도 싸당께.”

시어머니 하시는 말씀 마디마디마다

며칠 끙끙 앓던 내 가슴이 뻥 뚫리는 것 같이 시원했다.

울 시어머니 정말 멋지신 분이다.

하지만 시어머니 속마음은 조금 쓰리지 않았을까?

아니면 더 이상 내가 말 못하게 마스크 씌우는 고단수?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