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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인춘 Mar 16. 2021

며느리 웃음 한방에
시어미 가슴속이 훵~ 뚫렸소

깍지외할미 <12>

오매~!

울 메눌아그가 웃었어라.

보시요. 웃는 저 모습이 을매나 이쁜지.


긍께 저러코롬 활짝 웃을 수 있는 아그를 

으째서 맨날 인상만 쓰게 냅둬버렸능지 

이 시어메 낮빠닥이 화끈거려 죽겄소.


시어매 위세가 뭐가 그리 높아야된다는 것인지...

안만 생각혀봐도 그동안 나잇살 먹은 내가 속창아리 읎시 

넘 어른답지 못혔다는 것이었소.

시방 부터라도 웃사람인 나부터 지랄같은 성깔 내려놓고 

매사에 조심혀야 쓰겄소.


웃물이 맑으면 아랫물이 맑다는 야그도 있는데, 

모두가 이 시어메가 지대로 못 배워가꼬 그동안 메누리 탓만 혔소.

시방부턴 시어메 꼴랑 위세같은 건 쓰레기통에 버리야겠소.


울 메눌아그야!

그려~ 그려! 고로코롬 매사 활짝 웃으랑께.

니가 웃응께 칙칙하고 묵직혔던 집안 때깔이 단박에 환해지잖혀.

아이구~! 니가 복덩인 걸 으째 시어매가 이제서야 알았능가 모르겄다.

참말로 그동안 느자구 읎는 내 행실땜시롱 내가 껄쩍지근혀서 죽겄다.


글고 내 딸 깍지에미야! 

니도 단디 보았지? 니 올케가 내 앞에서 활짝 웃는 거. 

저 웃음 한방에 이 시어메가 석달 열흘 까맣게 엉켜있던 가심 쏙이 

담박에 쑤욱 내려갔당께.

긍께, 니도 느그 시엄니 앞에서 될수 있으면 항시 웃으야 혀.

웃는 사람 얼굴에 침 못 뱉는다는 옌말이 틀린데가 한군데도 읎당께.

안그려? 니엄니 말이 맞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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