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은 아침밥 먹기 전까지는 기분이 룰루랄라였었다. 그런 남편이 밥숟가락 뜨면서 인상이 굳어지기 시작했다.
"왜 그래? 된장찌개가 이상해?" "............" "오늘 아침에 새로 끓인 건데, 왜 맛이 없어?" "............" "말해봐. 깍지도 잘 먹잖아" "..........."
드디어 남편의 꼬장꼬장한 성격이 또 나왔다. 밥숟가락 두어 번 뜨다 말다 하더니 갑자기 인상이 구겨진 채 말없이 식탁에서 일어났다. 그러고는 후다닥 옷을 갈아입고 가방을 둘러메고 현관문을 꽝~ 소리 나게 닫고는 출근을 해버렸다.
"깍지야? 아빠가 왜 저러시니? 또 삐진 거야?" "나도 몰라요"
정말로 알 수가 없다. 속된 말로 '미쳐요!' 그대로다. 왜 남편이란 존재는 허구한 날 수시로 예뻤다, 미웠다 하는 걸까? 남편의 뒷모습을 황당하게 바라보던 나는 긴 한숨과 함께 혼잣말로 나 자신에게 다그쳐 묻는다.
"정말 몰라서 물어보는 거니? 너 자신은 잘 알고 있잖아. 왜 시침을 떼는 거니? 다시 한번 말해줄까? 대답은 간단해. 남편은 아무런 죄가 없어. 오늘따라 아침 밥맛이 없어 그냥 식탁에서 일어났을 뿐이야. 단지, 그 상황을 삐딱하게 본 너 자신의 죽 끓는 변덕이 사실은 범인이란 말이야" 내 가슴속 양심이란 녀석이 마치 기다렸다는 듯 0.1초의 망설임도 없이 툭 말을 내뱉었다. 그러고는 비웃듯 나를 향해 쓴웃음을 지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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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매~ 지집아가 지 승깔이 빈덕스럽다는 것은 알긴 알고 있었구먼 그려. 그나마 본시 맴이 착한 김서방인 게 지금까지 빈덕 많은 너랑 꾸욱 참고 사는 거시여. 글고 울 사우 김서방! 자네가 쪼까 참으야 혀. 내가 봉께 깍지 에미가 맴속이 실덕벌덕헌데가 쪼까 있긴 있고만. 다행히도 자그 성깔이 지랄 같다는 것을 알고 있고만. 긍께 김서방이 쏙 상하더라도 쪼까 기다리면 차차 나아질거시여. 어때여? 오메~ 김서방 맴이 암시롱 않다고?
울 지집아가 보는 눈은 있어가지고 참말로 선한 냄편 하나는 잘 골라 시집을 갔어라. 써글년!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