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틀 그대로 우리 부부는 젊은 날, 미운 정 고운 정으로 수많은 날을 숱하게 싸워왔다. 그러면서도 팔순이 넘는 이 나이까지 서로 떨어지지 않고 끈끈하게 붙어 있는 걸 보면 아내나 나나, 그 본바탕에는 '사랑하니까'라는 이름의 진분홍 색깔의 하트(hart)가 변색을 마다하는 앙탈을 부리고 있는 것 같다. 아직도 그 흔한 '졸혼(卒婚)' 마저 하지 못하고 촌(?)스럽게 꽁꽁 붙어 사는 걸 보면 말이다.
이제 나는 부끄러움도 잊은 채 '싸운다'라는 낯 뜨거운 부부 애증의 많은 기억들을 이곳에 한장씩 펼치려고 한다. 혹시라도 나의 ‘그림 에세이’를 보는 어느 신세대에게는 나름대로 결혼생활 사랑의 텍스트북이 될지도 모르니까.
"아내와 수시로 싸우다니? 뻔뻔하지 않아?" 독자들이 보기도 전에 나 자신에게 먼저 묻는다. 물론 아니다. 아내나 나나 서로 사랑이 메말라 미워서 보기 싫었으면 소리치며 울고 불고할 것도 없이 까칠한 성질대로 즉시 각자 '바이바이~!' 헤어졌을 것이다.
오늘, 팔순 노인의 내 얼굴엔 두꺼운 철판이 깔려있다. 타이틀 그대로 우리 부부는 <싸운다! 사랑하니까>로 또 하루를 무사히 넘긴다.
*부첨 어쩌면, 이 글을 할망구 아내가 보고 있다면 콧방귀를 뀌며 눈을 흘기고 입을 삐죽일 것이 뻔하다. 어휴~! 갑분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