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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인춘 Jun 13. 2022

짜샤~! 왜 이렇게 사니?

그 놈의 情때문에(16)

여고 동창모임에 간다며
현관문 열고 나가려던 마누라가
문을 열다 말고 휙~ 뒤돌아섰다. 

그러고는 거실에 어정쩡 서 있는 나를 향해
매서운 눈초리로 쏘아보며 
그 큰 입으로 한참을 씰룩거린다.

"아무리 집안 구석에 빈둥거리는 신세더라도
수염은 좀 깍지 그래.
꼭 역전에 누워있는 노숙자 같잖아..."

"................"
옛날 같았으면 버럭 화를 낼만한데
오늘도 나는 여느 날과 같이 
마누라의 얼굴을 멍하니 초점 없이 쳐다만 본다.

이윽고 마누라가 나간 후에 나는

어슬렁어슬렁  화장실 문을 열고 들어가 거울 속 남자를 훔쳐본다.
거울 속엔 정말로 수염이 덕지덕지 솟아있는
노숙자 한 녀석이 
맹한 눈으로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짜샤~! 왜 이렇게 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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