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니까 싸운다 <62>
“자기는 나 없으면 하루도 못살잖아?”
아내는 폼을 재며 킥킥 웃었다.
나는 5초 정도 침묵했다.
그러다가 아내를 향해 비굴하게 웃었다.
긍정의 웃음이었을까?
<왜 못 사니? 얼마든지 살 수 있어.
전기밥솥에 씻은 쌀 넣고 타이머 돌리면 되잖아.
설거지 잘하잖아.
세탁기도 돌릴 줄 알잖아.
청소할 줄 알잖아.
마트에 가서 카트 끌며 장 볼 줄 알잖아.
이거 모두 자기가 가르쳐준 거잖아.
혼자서도 잘 살 수 있어. 여우야!>
내 가슴속 반항아가 아내를 향해
발길질을 하며 소리를 꽥~! 질렀다.
그러나 그 소리는 가슴 밖으로는 나가지 못했다.
으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