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을 마주하다 <부서진 마음>

깨어지고 부서진 내면의 조각

by 심 청

다시 깨어난 나는 알 수 없는 감정들이 내 안을 파고들었다. 죽음을 마주하려고 했던 용기가 죽지 못해 사는 삶을 이어가게 했다. '난 이제 무엇을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 답은 힘을 가지는 것이었다. 합기도, 유도, 헬스, 복싱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동원해 운동을 했다. 마침내 아빠에게 대항할 힘이 생겼지만, 집에 들어갈 일이 없었다. 내가 힘을 가지는 동안 모든 가족에게서 멀어졌다.


결국엔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지 못했다. 밖에서 나와서 사는 동안 학교의 공부는 뒤로 미루어야 했고, 그렇게 벌은 돈으로 체육관, 월세 등 내가 살아가기 위한 삶을 감당해야 했다. 뒤를 돌아보니 나에게 남은 것은 그토록 가지고 싶어 했던 힘뿐이었다.


울분을 토해내고 싶었지만, 그것을 어떻게 표현하는지도 알 수 없었다. 그렇게 표출되지 못하는 감정 모두는 폭력성으로 드러났다. 세상 모든 사람들이 나를 싫어하는 것 같았고, 어릴 적부터 깨어지고 부서져 있던 그 내면의 조각들이 힘을 가지게 됨으로써 타인에게 모두 쏟아부었다. 학교는 사회의 작은 형태다. 철없고, 어리고, 세상을 모른다는 이유로 많은 것이 용서된다. 그저 힘만 있으면 되는 내게는 그런 세상이었고, 내가 가진 힘은 생각했던 것과는 정반대로 아빠를 닮아갔다. 그 무엇으로도 용서 안 될 일인걸 알고 있었음에도 난 조절을 할 수 없었다. 나의 내면이 더 어두워질수록 조각들은 더 부서지고 깨어지고 고통스러웠다.


'제발 날 누군가 멈춰줘.' 이렇게 하면 안 되는데 마음속에서는 소리치는 내가 있었지만, 겉으로는 이것이 내가 사랑받을 수 있는 유일한 방식이라고 하면서 웃었다. 지금도 난 그때의 나를 이해할 수 없다. 친구들에게 한없이 착하다가도, 조금만 내 기분이 나쁘면 못되게 굴고 웃다가 부서진 마음 아래 형성된 내 몇 가지 이해할 수 없는 인격들은 고통에서 상처로 깨어지고 부서지기를 반복했다. 죽지도 못하는데 내가 하고 싶은 대로 다하고 살 거야란 그 그릇된 생각이 날 계속된 방황으로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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