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단보도-멈춤과 건너감의 사이에서

완벽하게 맞아떨어지는 순간은 오지 않는다.

by 심 청

나는 지금., 횡단보도 앞에 서 있다.

신호등이 붉게 빛나고, 내 앞엔 흰 선들이 줄지어 있다.

건너가야 한다는 걸 알지만,

이곳에 서 있는 것이 나에게 더 익숙할 때가 있다.


삶도 그렇다.

우리는 수없이 많은 선택 앞에 선다.

이직을 할까, 그냥 다닐까.

사랑을 붙잡을까, 놓아줄까.

새로운 길을 걸을까, 익숙한 곳에 머물까.


심리학자 대니얼 카너먼은 인간이

두 가지 사고방식으로

선택한다고 했다.

빠르게 판단하는 시스템 <1>

신중하게 고민하는 시스템 <2>

횡단보도 앞에서 본능적으로 발을 떼는 사람도 있고,

무언갈 고민하며 신호를 기다리는 사람도 있다.


나는 오랫동안 기다리는 사람이었다.

어릴 때는 보모님의 기대 앞에서 멈췄고,

사회에서는 남들의 시선을 의식하며 주춤거렸다.

때로는 안전이란 이유로,

때로는 준비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하지만 멈춰 서 있는 동안에도, 시간은 흐른다.

신호가 바뀌어도 한 걸음 내딛지 못하면

횡단보도 앞에서 영원히 서 있게 된다.


살면서 깨달았다.

신호가 완벽하게 맞아떨어지는

순간은 오지 않는다는 걸.

가끔은 빨간불일지라도 건너야 하고,

가끔은 초록불인데도 한 번 더 생각할 필요가 있다.


횡단보도는 멈춤과 건너감의 경계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언제 머물러야 하는지,

언제 건너야 하는지 아는 것.


다음에 내가 건너야 할 횡단보도는 어디일까??...

월, 화, 수, 목, 금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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