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9일 화요일)
마지막 편지.
집이야.
여기가 익숙한 장소라는 걸 잊고 있던 기분이야.
그 익숙한 장소로 돌아오니까,
그리고 그 익숙함에 다시 들어오니까,
갑자기 지난 두 달이 꿈처럼 느껴져서
약간 무섭기도 해.
그래서
집으로 돌아와서 좋은지 나쁜지 말할 수가 없어.
그럴 거라고 예상은 했는데,
그 예상했던 감정들 중에서
‘무서움’이 생각보다 더 크네?
이러면 안 되는데.
그래도 이게 또 다른 뭔가를 어서 하기 위한
원동력이 되는 거겠지.
그 두 달이 꿈처럼 느껴진다고 하더라도
사실 꿈이 아니라
진짜였으니 말이야.
그 경험은 진짜였다는 걸 잊지 말라고,
무서움이 과하게 커지려고 할 때마다
나한테 계속 말하려고.
그리고 이 두 달간의 편지 역시
꿈속에서 썼던 것처럼 느껴지지만,
꿈이 아니라 진짜였다는 것,
너무나 진짜들로 가득한 편지였다는 것도.
이 스물두 개의 글이,
그 증거가 되어주겠지.
어쨌든 이렇게,
나 다시 집으로 돌아왔어.
언제 또 떠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일단.
그래도 이 글이 끝남과 동시에
우린 이제 정말 만나서 이야기할 수 있겠네.
나는 어김없이 뜨거운 아메리카노일 것 같아.
너는 아마도 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