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 퍼스 분류법: 아이콘, 인덱스, 상징 기호
아이콘: 모든 사람이 아이콘을 갖진 못한다. 제대로 된 아이콘 갖기 전에 세상을 마감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생전 처음 보는 미술작품을 감상하고는 공포를 느꼈는데 다른 장소에서 다른 작품을 보고도 이전에 본 작품과 비슷한 공포를 느낀다. 작품을 그린 작가는 모르지만 두 그림이 동일한 작가의 작품일 것이라고 예상한다. 확인해 보니 같은 작가의 작품이다. 이후 그 작가의 작품하면 공포가 떠 오른다. 작가는 작품을 통해 공포란 이미지를 강렬하게 심어준 것인데, 공포를 느끼해 주는 독특한 작품표현 방식은 작가의 아이콘이 된다.
태풍 힌남노와 난마돌을 겪고 난 후 기후변화하면 두 태풍이 떠 오른다. 기후변화 피해의 아이콘이다. 하지만 어떤 지역에서는 기후변화로 인해 이전과는 달리 사과농사가 잘 된다면 기후변화는 나쁜 것이 아니라 새로운 것을 선물해준 고마운 것이 될 수 있다. 해당 지역 주민에게 사과는 기후변화 아이콘이다.
야구경기에서 타격하는 폼만 보고도 특정 선수가 떠오른다면 아이콘이다. 타격 폼이 캐릭터가 된 경우다. 캐릭터는 가지고 싶다고 쉽게 가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캐릭터 아닌 것들로 자신의 캐릭터로 삼는다. 출신학교, 학위 받은 학교, 외모, 사는 아파트, 출생 도시 등을 개인의 아이콘으로 여기고 싶은 것은 안타까운 일이고 어쩌면 슬픈 일이기도 하다. 오죽 내세울게 없으면 이런 하찮은 것을 아이콘으로 삼겠는가. 자신을 이런 식으로 계속해서 소개하다보면 아이콘 아닌 아이콘으로 굳어질 것이다. 물론 이런 아이콘을 원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하찮은 존재임을 인정하는 것이다.
인덱스: 인덱스는 화살표를 보고 바람이 불어오는 방향을 아는 풍향계와 같은 것이다. 코스닥 숫자를 보면 한국증시의 상황을 알 수 있기에 코스닥은 한국증시의 인덱스 지표다.
아이콘은 개인과 사물의 캐릭터를 짐작할 수 있는 기호이지만 인덱스로는 캐릭터 파악이 힘들다. 대신 인덱스를 통해 개인과 사물의 물리적 움직임을 파악할 수 있다. 인구이동, 돈의 흐름, 사회의 특정 선호성향 등을 파악할 수 있다. 양과 질의 개념으로 보자면, 아이콘은 사물의 질을 인덱스는 사물의 양을 다룬다.
사물의 질을 다루는 아이콘을 가진 개인은 캐릭터를 가진 것이다. 반면 인덱스로 소개하는 개인은 자신을 대상으로 보는 것과 다름없다. 소유한 재산과 이룬 성과로 자신을 표현하는 순간, 재산과 해당 성취를 이룬 많은 다른 사람들과 함께 보편적 분류에 속하게 된다. 상위 또는 하위 10% 소득계층, 특정 지역 아파트 주민, 기후난민 등 사회 흐름, 문제의 성향과 방향을 다루는 통계 외에는 자신을 드러내기 힘들게 된다. 실상을 알고 보면 자신도 썩 만족하지 못할 것이다. 왜냐하면 대상이 되어 버리는 자신을 발견하기 때문이다. 만약 자신의 캐릭터가 인덱스라는 것에 만족하지 못한다면 보다 적극적으로 자신만의 아이콘 개발에 힘을 쏟아야 한다.
상징:
상징은 약속을 통해 안다. 글자 ‘똥’을 보면 배설물 인줄 안다. 그렇게 사용하자고 약속했기 때문이다. 태어나자 마자 또는 외국에 가 그 나라의 ‘똥’이라는 글자를 처음 본다면 배설물 똥을 의미하는지 알 수 없다. 언어가 상징기호의 대표적인 예이다. 소통의 도구로 쓰는데 약속한 용기에 의미를 담아 상대방에게 전달하기 때문이다. 한 나라의 언어가 다른 나라에 가면 통하지 않는다. 아이콘은 굳이 배우지 않더라도 본능과 직감적으로 알 수 있고 인덱스는 경험이 쌓이면 파악 가능하지만 상징 기호는 배워야 쓸 수 있다. 사회적 관습과 시대적 문화, 개인의 선호하는 성향에 따라 다르게 사용되고 해석될 수도 있다.
화폐는 의미를 담아 경제소통을 하는 도구이므로 상징기호에 속한다. 상징기호이므로 약속에 기반한다. 돈이란 화폐를 거부하는 공동체 내에서는 다른 사회에서 사용하는 화폐를 쓸 수 없다. 경제활동의 의미를 다르게 담기 때문이다. 돈은 약속에 의하므로 가치가 얼마든지 다르게 해석될 수 있다.
상징기호는 소통의 도구이기 때문에 질과 양을 다루는 아이콘과 인덱스와 달리 존재들의 관계를 다룬다. 관계를 다루기에 사회가 사용하는 상징기호를 보면 사회 현상의 원인, 공동체 특성 파악이 가능하다. 캐릭터가 상징기호로 드러났다면 소통하는 언어를 어떻게 사용하고 해석하는지 파악한 결과이다.
아이콘은 존재의 본질을, 인덱스는 존재의 움직임을, 상징기호는 존재의 관계를 통해 형성된다. 학문으로 따진다면 각각 철학, 물리학, 자연과학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