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키즘 = 무정부주의”? 아니다! 아나키즘은 훌륭한 정부를 간절히 원
“아나키즘 = 무정부주의”? 아니다! 아나키즘은 훌륭한 정부를 간절히 원한다
“아나키즘”만큼 억울한 사상은 아마 없을듯 하다. 말 그대로 ‘아크’란 강력한 지배 권력에 반대하는 의미를 가진 이념이다. 학창시절 “아나키즘=무정부”라는 등식을 정답으로 배우고 외워 머리 속에 기억하다보니 아나키즘하면 정부를 전복하는 불손한 무리로 생각한다. 결단코 아니다! 아나키즘은 훌륭한 정부의 형태를 누구보다 고민했다. 정확하게 맞아 떨어지지는 않지만 아나키즘을 목표로 한 정부가 역사에 실제로 있었다. 스페인 독재자 프랑코의 권력형 정부에 대항해 통제하고 지배하지 않는 정부를 희망했던 바르셀로나 정부가 아니키즘을 실현하려 했었다. 비록 독재정권에 의해 성공하지 못한 실험이었지만 아나키즘이 무정부라는 오해는 최소한 이번 기회에 풀었으면 한다.
아나키즘은 사회주의, 공산주의가 결단코 아니다. 그리고, 사회주의가 공산주의도 아니다. 제발 오해를 풀어주길 바란다
두번째 “아나키즘”은 사회주의, 공산주의와 거의 같다는 오해를 받는다. 옳지 않다. 이것도 사회주의에 대한 큰 오해로 부터 시작된다. 한국전쟁을 겪고 남북이 대치하고 있고 긴 시간 군사정권을 겪다보니 사회주의라는 단어 자체가 거의 금기시 됐었다. 그러다 보니 사회주의를 제대로 생각하기 힘들었다. 사회주의란 이데올로기의 가장 기본적인 조건은 “강력한 정부”다. 강하고 큰 정부가 국민을 위한 복지를 포함한 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한다. 그러니 강력한 정부를 필요로 하는 사회주의는 아나키즘과 근본적으로 다르다. 아나키즘을 공산주의로 오해하는 것은 사회주의 경우보다 더 한 오해다. 사실 사회주의도 강력한 정부일 뿐 사유재산은 인정한다. 복지를 위해 높은 세금을 징수한다고 해서 사유재산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렇게 믿고 싶은 사람들의 편협된 편견이다. 공산주의는 사유재산을 인정하지 않고 강력한 정부 대신 초월적 힘을 가진 존재 공산당이 지배한다. 그러니 아나키즘은 사회주의도 아니고 공산주의는 더더욱 아니다.
사회주의는 “강력한 정부”, 공산주의는 신격화된 “공산당”이 지배한다; 아나키즘 정부는 둘다 아니다
피에르 르루(1797-1871)라는 프랑스 사상가가 있었다. 초기 아나키즘에 어김없이 그의 이름이 거론된다. 좀 더 알고 싶었지만 그의 사상과 철학을 이해할 수 있는 책을 찾지는 못했다. 불어로 된 책이 있을지 모르지만 영어, 한글로 번역된 책은 아쉽게도 찾을 수 없었다. 그는 사회주의자 프루동과 동시대를 살았고 서로 영향을 끼쳤을 것이다. 피에르 르루를 갑자기 언급하는 이유가 있다. 최근 덴마크 예술가 ‘울라 베이셀’에게서 인터뷰 요청을 받았다. 그녀는 사이언스월든과 똥본위화폐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고 자신의 예술작품 속에 특히 똥본위화폐의 사상을 녹여내고 싶다고 했다. 약 1시간 가량 진행된 온라인 인터뷰에서 그녀는 피에르 르루의 말을 인용했다. 울라는 피에르 르루가 말한 다음 주장을 전했다. “사람의 몸은 자체적으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다. 심지어 음식을 먹고 생긴 똥도 몸 속에서 처리해 사람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에 부담을 주지 않는 지속가능한 세상을 만들 수 있다”. 이에 대한 생각을 묻는 울라에게 난 피에르 르루는 심층 생태학자라고 말해 주었다. 사람이 몸 속에서 똥을 완벽하게 처리할 수는 없다. 억지같은 그의 주장은 자신의 똥을 가능한한 멀리 보내고 타인이 이를 처리해 주길 바라는 개인, 경제성장이라는 명목하에서 탄소를 배출하고는 먼 다른 나라에서 배출한 탄소를 처리해 주길 바라는 사회를 향해 깊은 울림을 전하는 듯 했다. 더러워 만지기 싫은 똥과 이산화탄소를 자신과 자신이 속한 사회가 아닌 외부 어딘가에서 처리해 주기를 바라는 지금의 세계에 그는 극단적인 예를 들어 비판하고 있었다. 모든 생명은 연결되어 있다는 아르네 네스의 심층생태학과 맥을 함께 한다. 피에르 르루는 이런 말도 덧붙이는 듯 했다. “자신의 똥과 이산화탄소를 직접 처리하지 않을 때 누군가 나타나 치워 주면서 댓가를 요구할 것이다. 그 댓가로 우리를 조정하고 지배할 것이다”
프랑스 아나키즘 사상가 “피에르 르루” 기후재앙 시대를 정확하게 예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