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는 역할무대에서 연기한 기억이었다
도시는 기억(12) 도시는 역할무대에서 연기한 기억이었다
상황과 조건에 맞게 유연하게 드러났다가 상황과 조건이 바뀌면 그 모습과 역할을 바꾸는 증강현실형 시민 역할무대를 디자인하는 원리는 다름아닌 “인간의 기억”에서 찾을 수 있다. 해리포터에서 호그와트 마법학교로 가는 기차를 타는 입구는 평범한 인간들의 플랫폼 속에 숨겨져 있었다. 도시의 새로운 목적을 찾아 만들고 기억하기 위한 새로운 플랫폼형 역할무대도 다름 아닌 우리가 이미 가지고 있는 기억 속에 담겨져 있다. 상상은 기억을 충분히 활용할 때 가능하다. 청명한 하늘 갖가지 모습의 구름이 피어나도, 하늘을 올려다 보지 않으면 알길 없듯이 마음 속 갖가지 구름이 피어나도 자신을 제대로 보지 않으면 알아 차릴 수 없다. 기억은 물론 확실하지 않고 가치로운 결과를 만들어 낼지 보장하기도 힘들다. 개인의 기억이 그러한데 도시민 전체의 불확실한 기억을 이용해 무언가 의미있는 활동으로 이끄는 역할무대를 만든다는 것이 과연 가능하고 또 괜찮을지 걱정하는 것은 당연하다. 어떤 사람은 기억 대신 데이터를 강조하고 인간 대신 보다 정확한 알고리즘으로 기억을 정리하고 가치를 생성하기 위해 인공지능을 이용하자고 제안할 것이다. 물론 인공지능도 사용해야 한다. 하지만 여기서 꼭 알아야 할 것은 인공지능은 인간의 기억에서 가치를 판단하는 데이터를 선정하는데 데이타 생성 시민 생각의 평균을 이용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평균은 또한 “시간”을 정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인공지능은 일정 시간 동안의 시민이 갖는 가치를 판단할 수밖에 없다. 이는 가치 판단 알고리즘에는 최종 가치를 결정하기 위한 코드가 반드시 존재한다는 의미한다. 그러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버린다. 기껏 피해왔었던 권력형 체계의 품으로 돌아가게 된다는 것이다. 거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판단하는 인공지능의 알고리즘 코드는 결국 권력형 체계가 정하기 때문이다. 권력형 체계는 이를 정확하게 알고 있다. 이미 언급했듯이 전문가 그룹이 늘상 이를 돕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인공지능 알고리즘이 작동하는 시간 간격을 극단적으로 줄여야 한다. 권력형 체계가 판단해 조절하려고 하는 순간, 그 즉시 다음 단계의 판단으로 넘어가도록 해야 한다. 물론 권력형 체계는 이렇게 하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으면 작동하지 않는, 소중한 데이터 자체가 유입되지 않는 극미 증강현실AR 시민 역할무대가 도시의 도처에 깔려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럴 수 있을 때 도시의 거대한 경계선은 무너지고 권력으로 조종할래야 조절할 수 있는 길이 원천 차단할 수 있다. 알고리즘이 판단해 결정하는 시간 간격이 극단적으로 줄어들어 코드는 존재하되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작동해야 한다. 한곳을 막으려 하면 다른 곳이 터지고 또 그 다른 곳을 막으려 하면 전혀 다른 곳이 터져 나오는 식 말이다. 여기에 한가지 더 더할게 있다. 극미세 역할무대의 언어도 다양화 하는 것이다. 역할무대만 해도 통제가 힘든데 그곳에서 사용되는 언어, 즉 가치전달 기호도 다양하다면 도시는 “자연”이란 이름의 질서 외에는 가치의 흐름을 예측하기 힘들어 질 것이 때문이다.
공중도시로 가는 제대로 된 길을 향하고 있는지 지금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바로 그 점이 우리 모두가 옳은 길을 가고 있다는 아이러니가 진실임을 믿어야 한다. 유토피아가 아닌 공중도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