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죽지 않고 봄이 되는 것 본적 있는가
무지개 속 색은 자신을 흐리게 한 후 옆자리 색으로 아름답게 스며든다
무지개 일곱 빛깔 색 중 최고의 색이 설사 있다고 하더라도 다른 색을 지배하지 않는다. 함께 빛나며 찬란한 순간을 그저 드러낸다. 바로 옆 색을 결코 침범하지 않는다. 지배하고 침범하는 대신 자신을 먼저 흐리게 하고 인접 색에 말을 건다. 그리고 자신을 지우고 묻어 들어간다. 이렇게 빨강은 주황이 되고 주황은 다시 노랑이 된다. 그래서 노랑 속에 빨강과 주황이 보이고 초록도 보인다.
겨울이 죽지 않고 봄이 되는 것 본적 있는가
세계에 지친 존재는 세상으로 돌아가 마음을 치료 받고 다시 세계로 돌아 온다. 봄이 아름다운 것은 겨울이 자신을 흐려 봄으로 넘어온 탓이다. 봄은 다시 자신을 흩트려 여름으로 스며들어가는 죽음을 맞고 가을, 겨울로 묻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