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강하단 Jul 25. 2024

언어란 놈의 전략은?

목적은 딴 곳에 있을 수도

언어란 놈의 전략은?


영화나 드라마의 조연 심지어 엑스트라도 짧은 순간이지만 화면을 가득 채우며 등장할 때가 있다. 화면을 가득 채우면 사실 그 순간 만큼은 주인공인 셈이다. 인생에서 우리가 만난 사람 모두를 기억하지 못한다. 하지만 길을 가다 우연히 힐끗 쳐다본 사람이라도 그 순간 만큼은 우리에게 전부이다. 우리의 감각은 두가지 이상을 볼 수도 생각할 수도 없다. 순간이 선택한 것은 그 순간 우주이고 세상이 된다. 하지만 순간적으로 지나가 버려 기억에 남지는 못하지만 말이다. 하지만 영화와 드라마 대사는 아무리 짧은 순간이라도 화면에 주인공 처럼 등장하지 못한다. 역설적이게도 아무리 짧은 순간이라도 주인공 되기를 능동적으로 포기하고 언제나 배경이 되기로 결심함으로써 언어의 존재감은 커진다. 한 순간의 아무리 잠시라도 눈에 띄지 않고 주목받지 않음으로써 오히려 자신의 영향을 언제까지나 유지하는 길을 택했는지도 모르겠다. 그것이 환경으로써의 언어 전략이 아닌가 싶다. 우리 주위를 한번 둘러보자. 언어 같은 존재가 만약 있다면 그들의 전략을 한번 살펴볼 일이다. 어쩌면 섬뜩한 것일 수도 있다.

매거진의 이전글 부처 만나면 부처 죽이듯 선생을 스승으로 만들어 주려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