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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암호화폐를 온 몸으로 막는 영웅 신화

연방준비제도와 한국은행이 없어진 미국과 한국 정부?

by 강하단

블록체인 암호화폐를 온 몸으로 막는 영웅 신화

연방준비제도와 한국은행이 없어진 미국과 한국 정부?


타임머신으로 머지 않은 과거로 달려 간 전기자동차가 있다고 가정해 보자. 충전기 전기가 소진될 때까지는 달릴 수 있지만 방전되고 나면 멈추고 폐물이 되어 버린다. 하지만 전기자동차가 방문한 과거 사회에도 전기는 물론 있고 충전의 기술 또한 있다. 딱 하나 없다면 전기자동차의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는 코드만 없을 뿐이다. 즉 코드가 작동하지 않는거다. 지금 현재 암호화폐와 참 많이 닮았다는 느낌이 든다. 모든 기술과 인프라는 마련되었지만 최종 코드만 작동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세계 거의 모든 국가의 정부가 암호화폐의 통용을 왜 꺼리는가? 편리하고 관리에 훨씬 더 효율적이며 큰 차원의 인프라 또한 마련되어 있음에도 왜 바로 사용하지 않는 것일까? 그렇게 좋다면 정부가 나서서라도 사용을 권장해야 할듯 한데 왜 망설이고 심지어 두려워하고 있는듯 보이는 것일까? 이유는 간단하다. 정부 자신이 조종할 수 있는 돈이 아니기 때문이다. 소득세, 법인세, 부동산세 등 모든 세금을 암호화폐로 걷고 얼마든지 국가예산으로 활용할 수 있다. 여기에는 아무런 차이가 없다. 다만 한가지 암호화폐를 발행하는 권한을 정부가 가질 수 없다는 차이가 있다. 이 차이가 엄청나게 큰 것이다. 그러니 거의 모든 국가의 정부가 꺼리고 있다. 정부가 행정을 펴는 가장 강력한 힘 하나를 포기해야 하기 때문이다. 화폐의 발행을 통해 통화조절을 하면서 국가정책을 펴는 것을 포기하고 걷은 세금만으로 정책을 집행하는 정부로의 전환에 아직은 용기와 자신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경우 연준을 없애고 우리나라는 한국은행이 없어지는거다. 우리 나라도 그렇지만 미국의 고민은 훨씬 더 클 것이다. 미국은 세계 기축통화를 가지고 있어 달러 통화 팽창와 완화, 금리 조절을 통해 세계경제를 자기의 방식대로 주물럭 거리면서 온갖 종류의 이득을 취해 왔는데 하루 아침에 화폐를 조종하기 불가능해 진다면 이를 쉽게 받아들일리 만무하다. 총균쇠 기술 중심의 인류 역사에서 정부가 나서 적극적으로 활용을 막고 있는 최초의 사례가 아마 블록체인 암호화폐가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든다. 다른 국가들은 미국의 눈치만 살피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그럼 미국이 막고 다른 국가들이 망설이고 있는 블록체인 암호화폐의 법정화폐 대체를 계속 막을 수 있는 일일까? 블록체인 암호화폐에 대해 질서 운운하며 법적 제재와 보호 장치를 주장하는 사람들을 보면 과거 교과서에 소개된 댐에 구멍난 것을 발견하고는 자기의 몸으로 막아 목숨 걸고 동네를 구한 네덜란드의 한 영웅 소년의 얘기가 떠오른다. 조금 자란 후 네덜란드에 그런 영웅이 실제로는 없었고 공학적으로도 불가능한 시도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상징이요 알레고리라고 당신이 말한다면 할 말은 없다. 하지만 그런 영웅 신화로 인해 누군가 자신의 목숨을 바쳐 지구 공동체를 구한다는 명목으로 블렉체인 암호화폐를 막고 있는데 그의 주머니에는 권력이란 금화가 잔뜩 들어있는 것을 보는 것은 정말 나 혼자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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