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이 움직이다.
영혼을 어떻게 글로 표현할 수 있겠는가? 하지만 그럴것 같다는 느낌 정도는 우리 모두 갖는다.
영혼은 세상을 만들 때 자신에게 사물을 가져오지 않는다. 대신 사물 위에 내려 앉는다. 사물을 재료 삼아 세상을 만들 때 재료를 가져가지 않고 직접 와서 만드는 방법을 택한다. 왜냐고? 그래야만 사물을 소재삼아 만들어진 세상의 가치를 모든 존재와 나눠 갖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세상을 만들 때 영혼이 사물을 방문해 이룬다는 나의 두번째 직감은, 나와 너의 시간을 겹치는 순간을 만드는 모습이 그려지는 것이다. 사물을 떼어 당신의 영혼으로 가져간다면 당신의 순간을 내가 어떻게 공유할 수 있겠는가? 시간까지도 배려하려면 사물의 공간으로 영혼이 내려와 앉아야 한다.
영혼은 그러므로 아무것도 취하지 않는다. 공간은 고사하고 ‘순간’이란 시간도 소유하지 않는다. 오직 세상을 그리기 위해 물감 위에 영혼을 내려놓은 고흐의 모습 속에서 우리는 영혼을 보는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