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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천사람 Oct 29. 2021

마케터의 일기 #7 - [인턴 : 최고의 파트너]

(2021년 8월의 기록입니다)


몇 달간 합을 맞추던 인턴의 종무일.

언젠가 꼭 써 보고 싶던 주제였고, 오늘은 그동안

제게 힘을 빌려 주신 모든 인턴 분들을 위한 글입니다.


다시 한번 온 마음 다해 고마움을 전합니다.


저는 '아직' 작은 회사를 다니고 있습니다.

어느덧 2년 차, 회사의 첫 번째 정직원이죠.


MCN을 포함해 사내에 3개의 플랫폼/팀이 생겼고,

식구들은 초창기보다 3-4배 이상 많아졌습니다.

규모가 4배 정도 큰 사무실로 이사도 했고요.

첫 출근 전, 대표님 1:1 식사하던 날


그 시간 동안 아주 많은 파트너의 도움을 받았어요.

조직 내에서는 그들을 인턴이라 부릅니다.


제가 대표님을 처음 뵐 때의 무게감처럼

그분들도 제게 비슷한 걸 느끼시겠죠.


입사 후 첫 캠페인 시작하며 찍은 사진.

저희 회사는 아니고, 모임 캠페인에 사람들을 모으는

일을 했었네요.


이 때는 입사 극 초기라 제가 인턴 역할이었는데,

종료 후에도 브랜드 측에서도 꽤 만족해하셔서

아직까지 기억에 남습니다.


작은 공간 / 적은 멤버로 꾸려 나가던 때가 있었네요.

멤버 한 명의 역할이 다양했고, 존재감이 컸죠.


그런 곳에서 지금은 널찍한 사무실로 왔습니다.

많은 분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하지 않았을까요.


물론 저도 고생했죠.

체계가 없는 회사에서 체계를 같이 만들어 갔으니.


힘들어도 제가 담당한 브랜드 담당자분들께

이런 말씀 듣고 나면 참 큰 힘이 됩니다.

꼭 필요한 사람이 된 것 같아서요.


다만, 중요한 건 저 혼자 이룬 성과가 아니라는 것.

훌륭한 팀원들을 만난 덕에,

그분들의 도움과 시간을 빌린 덕에

지금의 제가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었습니다.

인턴 분들과 짧은 시간에 합을 맞추고,

함께 성과를 내는 몇 가지 습관이 있습니다.


제가 뭐 대단한 사람은 아니지만,

저는 이렇게 팀원들과 협력하고 있어요.




1) 맨 처음 접하는 업무는 A to Z로



사실 입사 극초기에 정말 서럽게 일했거든요.

OJT 시간이 없으니 아무것도 몰랐어요.

캠페인 목적, 메시지와 메일 쓰는 법부터

수많은 사람을 응대하는 방법까지. 아, 힘들었어요.


그래서 인턴 분들께서 처음 접하는 업무는

A to Z를 합니다. 뭘 알아야 일을 하죠.

그 후로는 브리핑 시간을 단축시키고,

점점 '알맹이만' 분배하는 쪽으로 일하고 있어요.




2) '덕분에'의 습관화


저는 팀원들과 '덕분에'라는 표현을 자주 씁니다.

특히 인턴 분들께 많이 써요.


조직 특성상 혼자 이루는 성과는 없고,

한 명의 공백이 생기면 크게 느껴지거든요.

그런 체계 속에서 매니저인 저와 인턴 분들은

서로를 의지할 수밖에 없습니다.


재밌는 건 제가 '덕분에'를 쓰는 만큼

팀원 분들께 '덕분에'를 듣게 된다는 거예요.

상호 존중하는 문화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3) 공적과 칭찬은 공개적으로, 아낌없이


함께 끝낸 캠페인의 성과가 좋으면,

전체 채팅에 한 분씩 언급하여 고마움을 전합니다.

(그래야 팀장급에서도 아실 수 있거든요..! )


굵직한 것들과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은 제가 하지만,

그 과정에 많은 인턴 분들의 시간이 담겨 있습니다.

인턴 분들께서도 업무적 성취감을 느끼도록

제가 도울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인 것 같아요.


최고의 동력은 인정이거든요.

부품이 아니라 정말 '팀원'으로 느껴질 수 있도록,

개인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 지 알려 드리고 싶어요.




4) 좋은 평가는 팀원들 공으로 돌리는 것



워낙 오래된 습관이에요.

어렸을 때부터 단체장 역할을 많이 했거든요.

스스로 부족한 사람이라 느끼는 탓인지,

큰 칭찬을 받게 되면 팀의 몫으로 돌리고 있습니다.


저 혼자만의 노력이라 생각하지 않기에

공식적인 메일 / 공개적인 공간에

팀원들의 공을 항상 언급하고 있습니다.


물론 제가 잘한 것도 있겠죠.

다만, 혼자 잘했다고 나온 성과는 아닐 거예요.

많은 인턴 분들과 호흡이 맞았기에 가능했습니다.




5) 감정은 빼고, 방법을 알려주기


저도 사람이라, 긴급한 업무 중에는

다른 이야기를 듣기 어려울 때가 종종 있어요.


업무에 적응 중인 인턴 분들의 요청을 받으면

말하고자 하는 바가 정리되지 않은 경우가 있습니다.

생각해 보면, 제가 그 방법을 알려드리지 않았었어요.

저도 스스로 돌아보는 계기가 되는 거죠.


그래서 절대 감정 드러내고 성내지 않습니다.

'바쁘니까 짧게 얘기해라'가 아니라,

'이렇게 정리해 보면 좋을 것 같다'라고 권유해요.


(눈에 띄게 달라지죠. 인턴 분의 호흡이 저와 비슷해져요.)

효과는 아주 잘 보고 있습니다.

방식이 조금 다르면 권유해 보고,

정리가 되지 않았다면 먼저 정리를 해 봅니다.


절대 성 낼 일이 아니에요.

팀의 호흡이 한 결로 이어질 때,

정말 일하기 편하고 신뢰가 생깁니다.

이 신뢰를 지난 7월에도 검증하니 뿌듯하더라고요.




6) 개인의 장점을 짚어주기



업무 상 보완이 필요한 부분이 모두에게 있습니다.

사람이 완벽하지 않으니까요.

그래서 제가 인턴 분들께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제게 부족한 부분을 채워 주기를 바라기도 해요.


그 상황이 중요합니다.

'이 것도 못해? 이렇게 해라'가 아니라,

'네가 이런 부분을 잘하니 다음엔 이렇게 해봐라'라고

권해보는 거죠.


그러면 신기하게도 많은 인턴 분들께서

본인 장점을 살려서 부족한 부분을 메꿔 주십니다.

정말 신기해요. 기가 막힙니다.

그렇다 보니 자존감도 올라가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되시는 것 같아요.


덕분에 제가 틀리지 않았다는 걸 배운 듯해서

인턴 분들께 제가 오히려 감사해요. 정말로.



(캡쳐한다 말했으니 올릴게요..!)


화상 회의에서 한 분이 비었고,

또 다른 한 분 께서 자리를 채워 주셨습니다.

늘 인턴 분들과의 이별은 아쉬워요.


몇 달간 합을 맞추고,

처음보다 능숙하고 의젓해져서 떠나실 때

왠지 모르게 뭉클해지기도 합니다.


이제 조금 알 것 같은데,

이제 조금 편해질 것 같은데

시간이 기다려주지를 않네요.

그래서 늘 미안하고 고마워요.


이 글을 보실지 모르겠지만,

저와 2년 동안 합을 맞추고 성과를 만들어 주신

모든 인턴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덕분에 제가 긴 시간을 버틸 수 있었고,

조직 내/외부 적으로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된 듯해요.

단 한 분의 성함도 잊지 않았고,

단 한순간도 인턴 업무를 쉽게 생각하지 않았어요.

오히려 스스로 제 부족함을 돌아볼 수 있었어요.


여러분들께 조금이나마 든든한 사수였기를 바라며,

더 큰 환경에서 만날 날을 기다리고 있을게요.



쓰임새 있는 사람으로 만들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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