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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천사람 Dec 02. 2021

[RACE No.4] "softur" - 소프터

* 본 발행물은 모바일 기준으로 작성했습니다.

 기기에 따라 문장 맺음이 다르게 보일  있습니다.



연남동 끝자락,

생기 넘치는 길목 너머 발길이 머무르는 곳이 있습니다.


부드러운 실루엣으로 따뜻함을 전하는 곳.

아워페이스의 4번째 레이스는 '소프터(softur)'와 함께합니다.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소프터를 운영하고 있는 조항현입니다.


브랜드명에 담긴 의미는 무엇인가요?

‘부드러운 실루엣을 가진 브랜드’라는 걸 보여 드리고 싶었어요. 사람들이 부르기 쉬우면서 간단한 이름을 생각했는데, 그래서 지금의 소프터가 됐습니다.

‘~TER’ 이 아닌 ‘~TUR’로 바꾼 것도 그런 이유에서였어요. 쉽게 읽고 쓰는 표현이면서 약간의 재미를 담아

봤어요.


‘소프터는 이런 브랜드다’라고 한 줄로 정리해 주실 수 있을까요?

‘편하게 자주 입을 수 있는 제품을 전개하는 브랜드다.’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제 희망사항이기도 하고요. 옷을 고를 때 먼저 손이 가는 제품을 보여 드리고 싶고, 생활 속에서 편하게 입어 주셨으면 해요.

불편을 감수하고 입는 옷이 아니라, 정말 편하게 자주 입는 제품을 만들고자 합니다.


저도 소프터 제품을 여러 벌 입고 있는데, 말씀대로 ‘손이 자주 가는' 옷인 듯해요. 특히, 항현님께서는 항상 입고 계시니 더 믿음이 갑니다. 그 모습을 보고 구매한 옷들도 있어요.

감사합니다. 저도 브랜드를 하면서 제가 만든 옷을 자주 입어요. 경조사를 제외하고는 거의 매일 제 브랜드 옷을 입고 있어요. 과하게 꾸미지 않아도 자연스럽고 편해 보여서 좋은 것 같아요.



브랜드 운영 간 가장 어려웠던 점은 어떤 것이었나요?

빠르게 시즌 준비를 해야 되는 점이 가장 어려워요.

요즘에는 잘 모르겠지만, 우리나라는 계절 변화가 뚜렷한 편이다 보니 다음 시즌 준비에 대한 압박이 조금 있어요.

그런데 아직은 큰 브랜드가 아니고 수량이 적어, 제작 간 후순위로 밀리는 경우도 많아요. 최근에는 코로나 이슈로 규모가 큰 브랜드의 생산을 국내에서 많이 하는 편이거든요. 그래서 소량 생산은 다음 순서로 밀릴 수밖에 없어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 생각해요. 그래서 많은 양을 작업할 수 있게끔 성장하고 싶은 마음이 큽니다.


그리고 운영 간 사소한 일부터 생산 관리 등 굵직한 일까지 혼자 해결해 나가야 하니, 이 부분이 가장 어렵기도 해요. 다만, 소규모 브랜드를 운영하시는 분들 모두 겪는 부분이라 힘들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모든 분들께서 똑같은 과정을 겪고 계시니까요.


그래도 최근 많은 분들께서 관심을 가져 주셔서 배송 준비하는 시간들도 감사하게 느끼고 있습니다.

혼자서 진행하다 보니 다음 시즌 준비와 다른 업무를 보는 데에도 많은 시간이 들고 있고, 퇴근시간 없이 일하는 게 일상이 됐어요. 굵직한 일정 관리는 잘해나가는 듯하지만, 시간에 쫓기는 상황들이 간혹 생기거든요. 그런 부분이 가장 어려운 것 같아요.


패션 쪽으로 진로를 택하신 계기가 궁금합니다.

원래, 패션 브랜드를 해야겠다는 생각은 없었어요. 그러다가 대학생 때 주말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관심을 갖게 됐죠.

온라인 채널을 통해 스펙테이터라는 브랜드를 알게 됐고, 브랜드가 추구하는 가치와 메시지가 정말 멋져서 ‘일을 할 수 있을지’ 문의글을 많이 남겼어요. 그러던 중 우연히 연이 됐고, 일을 하게 되면서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었습니다. 저에게는 ‘이런 브랜드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 브랜드였어요.


요즘과 다르게 그 당시에는 브랜드 공식 계정으로 SNS 활동이 활발하지 않았거든요. 그렇다 보니 온라인으로 고객 분들께 인간적으로 다가가는 면이 보기 좋았고, 패션 외의 활동들도 편하게 얘기를 나누는 게 좋았어요. 기존의 소통방식과는 확실히 다른 느낌이었거든요. 그래서 스펙테이터에서 일하는 동안 ‘내 브랜드를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소프터에서 최근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제품은 어떤 것인가요?

지금은 깅엄 와이드 셔츠와 빅보이 셔츠가 많은 관심을 받고 있어요. 다양한 품목 별로 골고루 판매가 되는 편인데, 유독 이 두 제품이 사랑을 받는 것 같아요.


저도 딱 그 순서로 셔츠를 구매했던 것 같아요.

제 주변에서도 그 순으로 경험해 주시는 것 같아요. 낮은 연령대보다는 직장인 분들께서 많이 구매하시더라고요.

자주 구매하시는 분들 중에, 같은 회사를 다니는 분들이 계세요.

그분들은 서로 연락하셔서 “너 오늘 뭐 입고 나오냐”라는 얘기도 나눈다고 하시더라고요. 하하. 겹치는 아이템이 있다는 말씀인데, 저는 정말 감사하죠. 그런 얘기를 저희 제품으로 나누신다는 게.


만드신 제품을 가족 분들께 선물해 드린 적이 있으신가요?

네, 있어요.

아버지께서는 회사원이셔서 자주 입으시지는 못하고, 어머니와 동생은 자주 입는 편이에요.

장인어른께도 선물해 드렸었는데, 잘 입고 다니셔서 뿌듯했어요. 등산 가실 때도 입으시고, 두루두루 입고 다니시는 것 같더라고요. “잘 만들었고, 실제로 자주 입고 다닌다”라고 해주셨는데, 인사치레로 하시는 말씀이 아니라 실제로 자주 입어 주시니 감사했어요.


여성복 전개를 과감하게 도전하신 이유가 있었나요?

복잡한 생각 없이, 두 가지 다 해야 될 것 같아서 시작했어요.

스펙테이터 이후로 다녔던 회사에서 여성복을 다뤄 봤는데, 그러다 보니 여성복에 대한 부담이 크게 있지는 않더라고요. 굉장히 여성적인 실루엣이나 디테일을 가져가는 건 아니었다 보니, 남성복을 전개하면서 크게 부담되지 않는 선에서 같이 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느낌을 보여 드릴 수 있어서, 개인적으로 크게 부담되지는 않아요.


소프터 제품에는 항현님의 취향이 많이 반영되는 편인가요?

제 취향이 100% 반영됩니다.

큼직한 실루엣을 만든 지 오래됐는데, 예전에는 ‘왜 이리 크냐. 이불이냐’라는 피드백을 많이 받았어요. 그러다가 최근에는 오히려 그런 실루엣을 고객 분들께서 찾고, 좋아해 주셔서 감사해요.


혹시 패션 외의 음악이나 음식 취향도 공유해 주실 수 있을까요?

음식은 정말 가리지 않는 편이라 말씀드리기가 애매하네요. 하하.

음악의 경우도 딱히 정해진 건 없지만, 라디오를 자주 듣는 편이에요. 믹스테잎이나 라디오를 틀어 두고 괜찮은 곡들이 있으면 그 곡이 수록된 앨범을 찾아보는 식이죠. 장르 구분 없이 여러 곡들을 듣는 편인데, 취향이 확고하지 않다기보다는 ‘다양한 경험을 해 보는 것'이 제 취향인 것 같아요.


항현님께서 생각하시는 본인/브랜드의 페이스는 어떤 것일까요?

저는 항상 느린 페이스로 가고 있어요.

누군가에게는 안 좋게 보일 수도 있지만, 일을 억지로 했던 때가 있어서 ‘아프지 말자’는 생각으로 하고 있어요. 업무 특성상 제가 아무리 빨리 준비해도 주변 여건이 따라주지 않으면, 결과물이 빠르게 나오지 않을 수 있거든요. 그래서 스스로 오버 페이스가 되지 않도록 ‘적당한 수준’을 지키려고 노력하는 것 같아요.


타 브랜드에서 내놓는 결과물, 준비하는 시즌들이 있다 보니 ‘쫓겨 가는 느낌’을 받으실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저는 다행히도 그렇지는 않아요. 하하.

시간에 쫓겨서 급한 마음에 진행하다가 사고가 나고 그 걸 수습하는 것보다, 제작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최대한 발생하지 않도록 페이스를 잡는 게 더 나으니까요. 사실 제가 소개하는 제품들이 유행에 민감하다고 생각하지는 않거든요. 그래서 지금의 마음가짐으로 진행할 수 있는 것 같아요.


특별히 기억에 남는 고객이 궁금해요.

모두 감사한데, 그중에서도 유독 “번창하시라”는 메시지를 전해 주시는 분들이 계세요.

그런 말씀 들을 때마다 ‘열심히 해서 더 좋은 것 보여 드려야겠다’는 생각을 하죠. 그런데, 어떤 분들께서는 “‘유명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평을 남기시기도 해요. 여쭤 보니 ‘나만 알고 싶은 브랜드’로 남기고 싶다는 뜻이더라고요. 정말 감사한 말씀이지만, 제가 계속 음지에만 있을 수는 없는 일이다 보니.. 하하


최근에는 대형 플랫폼에서 상위권에 제품이 랭크되기도 했었잖아요.

네, 맞아요. 패션회사에 다니는 친구들이 있는데, 제가 직접 본 적은 없지만 중간중간 캡처해서 보내주더라고요. 기분 좋죠. 동기도 많이 생기고요.


항현님의 향후 목표나 꿈이 있다면 여쭤 보고 싶습니다.

단기적으로는 내년에 더 큰 사무실로 이사를 하고, 같이 일할 수 있는 친구를 1명 더 두고 싶어요. 사실 제가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는 편이 아닌데, 단기적인 목표를 계속 생각하면서 그 걸 ‘어떻게 해야 이룰 수 있을지’ 고민하는 편이거든요. 그 태도가 중요한 것 같아요. 살면서 세운 단기적인 목표들을 거의 대부분 이렇게 이뤄 왔어요.


지금의 공간을 갖는 것도 예전에 세운 목표였는데, 그대로 이루기는 했더라고요. 지금 제가 서른셋인데, 20대 후반에 세웠던 계획 그대로 가고 있어 다행입니다. 30대에는 제 브랜드를 시작하고, 서른둘 ~ 서른셋 쯤에는 공간을 확보하는. 생각한 대로 거의 되더라고요. 계속 목표를 세우고 생각하는 것. 그 게 가장 중요한 마음가짐 아닐까 싶네요.



[취재진이 바라본 소프터]

제품과 공간 모두 '편안함'이 느껴지는 브랜드였습니다.

멋있어 보이기 위해 애쓰지 않아도, 자연스러운 멋을 만들어 주는 곳이었어요. 유행하는 스타일에 맞춰 아무렇게나 찍어내는 옷이 아니라, 만듦새가 좋은 옷을 만들기 위한 항현님의 고민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소프터는 디자인도 디자인이지만, 옷 본연의 기능을 잘 담고 있는 듯합니다. 7 포켓 팬츠의 사선형 지퍼, 빅보이 셔츠의 포켓 등이 실생활에 유용한 디테일이라 느꼈거든요. 이런 이유로 매일 아침, 다른 옷들보다 먼저 찾게 되는 것 같습니다.


크고 거창한 목표보다는 단기적인 목표를 세우고, 이루기 위해 끊임없이 생각하며 움직이는 것. 지금처럼 꾸준한 페이스로 나아가다 보면, 늘 그랬듯 목표를 잘 이뤄 내실 것이라 믿습니다. 항현님과 소프터의 레이스를 응원합니다.





OUR PACE MAG

글 : 강현모 에디터

사진 : 박성수 포토그래퍼

영상 : 원예지 에디터

디자인 : 남궁효정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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