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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천사람 Dec 21. 2021

[EDITORIAL] 아워페이스 티셔츠 제작기

(2021. 09. 24의 기록입니다.)


* 본 발행물은 모바일 기준으로 작성했습니다.

기기에 따라 문장의 끝맺음이 다를 수 있습니다.



아워페이스 팀의 첫 번째 작업물.

그 안에 담긴 의미에 대해 다뤄 보려 합니다.

티셔츠를 넘어, 데이(Day)와 함께하는 여행의

'티켓'으로 남기를 바랍니다.


들어가며
2018 공연 굿즈


예전부터 옷을 만들어 입는 걸 좋아했습니다.

다만, 단순한 티셔츠보다는

공연의 주제나 팀의 슬로건을 표현하는 걸 좋아했죠.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무지티에 로고를 찍고 저렴하게 판매하니,

많은 분들께서 찾아 주셨어요.


그만큼 제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

공감해 주시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단순히 옷 자체만으로 만족하기보다,

제품에 담긴 의미를 나누는 것.


그 걸 좋아해 주시는 분들이 많다는 걸 깨달았죠.




아워페이스 팀은 이 걸 캐치하고

빠르게 착수했습니다.


저희의 슬로건인 "RUN YOUR RACE"

효과적으로 전할 방법을 찾았고,

매일 입는 아이템인 '티셔츠'로 첫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저희만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우선 기본 틀을 빠르게 잡았어요.


1) 실크스크린으로

2) 공장이 아닌, 멤버들 손으로 직접 찍어내어

3) 우리의 메시지를 전하는 것


감성보다 메시지가 우선이었고,

'오래 입을 수 있는 옷'을 만드는 게 목표였습니다.


1) 베이스로 사용할 티셔츠를 멤버들이 직접 입어보고

2) 컬러별로 세탁 후 수축을 살피고

3) 수축 이후를 감안하여 사이즈 전개를 진행했죠.


아무리 메시지를 잘 찍어도

변형 있는 옷을 오래 입을 수는 없기에

서로 다른 색으로 멤버 모두 테스트를 했습니다.


실크스크린 판부터 만들었습니다.

이 작은 판과 밀대가 가져다 줄 효과를 믿었어요.


이렇게 비스듬히 밀어내면

티셔츠 위로 염료가 씌워지는 형태입니다.



그래픽은 크게 2가지.

그래픽 아래쪽에 메시지가 숨어 있습니다.


쉽게 지나칠 법한 곳에 메시지를 새겨 두니

다른 분들께도 재미로 다가갈 수 있었네요.



1회 차 시작


모든 작업은 사진작가 성수의 도움을 받아

'아트 이즈 스튜디오'에서 진행했습니다.




실크스크린 판과 염료,

염료가 튀지 않게 신문지 세팅을 해두고


일하기 전에 홍루이젠 햄치즈 샌드위치로 시작합니다.

(아워페이스는 식사 시간에 매우 철저한 팀이에요)



머리 질끈 묶는 막내와 함께


본격적으로 시작해 봅니다.




판의 위치를 맞추고,

염료를 적당히 덜어 올려줍니다.


힘 조절이 중요한데,

쓸어내리는 각에 맞춰 비스듬히 주어야 해요.


너무 세면 눌어붙고,

너무 약하면 염료가 찍히지 않거든요.


그대로 밀어줍니다.


판을 빠르게 드러내면..!


이렇게 모양이 나오죠.

저희가 찍고도 감탄했었네요.


이렇게 찍어낸 다음, 열건조를 해줍니다.

빠르게 말려줘야 다음 인쇄를 올릴 수 있거든요.


그렇게 탄생한 2도 나염 티셔츠.

2도는 큼직큼직하니 시원해 보여서

개인적으로 맘에 들어하는 그래픽입니다.

(주로 남성분들께 사랑받았네요)


마찬가지로,

1도 나염도 사이즈 조절 후 열심히 찍어냈죠.


데이가 자신의 페이스를 찾는 행위를

망원경으로 빗대어 표현한 그래픽이에요.


디자이너 효정님의 센스가 돋보인 작품이었습니다.


그렇게 다른 컬러들까지 속도를 내서 찍어 갔고,


하나씩 쌓일수록,

'더 많은 분들께 데이의 여행 티켓을 드릴 수 있다'는

기대감이 생기더라고요.


작업 후반에 빠르게 찍어낸 조합.

멜란지 그레이 + 검은색 나염

치트키라 부를 정도로 굉장히 맘에 드는 작업물이었어요.


손으로 찍어내기에 염료가 고르지 않을 수 있지만,

옷에 번짐 없이 잘 스며들도록 작업했습니다.


변형 없이, 염료 갈라질 걱정 없이

열심히 입으실 수 있는 티셔츠가 되길 바랐거든요.


멜란지 컬러가 치트키인 이유.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모두에게 잘 어울립니다.


첫 작품이라 그런 지,

입고 다니는 동안 정말 신기했어요.


오렌지를 좋아하는 막내에게

최적화된 티셔츠가 나오기도 했죠.

(극소량이기에 더더욱 탐나는 제품입니다.)


점심은 금천구 찐맛집으로 향합니다.

입구부터 노포 느낌 풀풀 나는 곳이었어요.


금천구 주민인 성수 덕분에 들른 곳인데,

역시나 떡볶이는 항상 옳습니다.


살짝 남겨서 볶음밥 2개. 일단 고민되면 2개 드셔 주세요.


1회 차는 그렇게 마무리했습니다.

일요일 아침부터 출근 시간에 일어난 보람이 있었어요.


로고가 살짝 팔 쪽으로 치우친 느낌이라,

전면 수정에 나섰습니다.


팀원들이 착용 테스트를 여러 번 거치는 이유는,

완제품으로 나가기 전에 지속적으로 수정하려는

목적이 있습니다.


저희의 티셔츠는 기억을 담는 작업물이기에

조금 더 나은 상태로 선물해 드리고 싶었어요.


모두가 처음이다 보니,

작업 속도가 예상보다 오래 걸렸습니다.


'일단 마무리하고, 한 주 더 하자'는 결론이 나왔었네요.




테스트는 확실하게


귀가 후 에디터는 세탁 테스트를 바로 진행합니다.

아무리 멋진 티셔츠라도, 세탁 후 변형이 생기면

만족감이 떨어지거든요.


(에디터는 이 제품을 '갤럭시 에디션'이라 칭합니다.)


열 압착 과정이 빠지다 보니,

세탁 간 염료가 뜨게 되는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일부 제품에서 보였기에 그냥 넘어갈 수 없었고,

약 50장에 달하는 수량을 모두 다시 작업했죠.


A4 용지를 대고

고온으로 다림질을 해줍니다.


염료가 티셔츠에 확실히 압착되니,

세탁 후에도 변형이나 번짐 없이 멀쩡하더라고요.


그렇게 모두 새 생명을 찾게 됐죠.


에디터가 가장 좋아하는 핏의 티셔츠.

아워페이스 티셔츠는 취향에 따라

정핏으로도, 넉넉한 핏으로도 입으실 수 있습니다.


데이의 목소리를 통해

저희의 메시지를 전하는 것.


어디를 가든, 어느 시간을 보내든

데이와 함께 기록을 만들어 가는 것.


이번 티셔츠는 저희와 구독자 분들께

'최고의 팀복이자 소중한 여행 티켓'

될 수 있을 거예요.



2회 차 시작


상쾌한 일요일 아침(8시 반)


아워페이스 티셔츠는 사실 노동복..이 아닐까요.

이러려고 만든 건 아닌데 말이죠.


등판을 찍은 옷은 앞판(로고)이 남았고,

작업이 안 된 옷들도 있었죠.


빠르게 역할 분담하니 여유롭게 착착착 진행했습니다.

판을 바꾸고, 다림질을 하고, 찍어내는 작업까지.


아워페이스는 팀 단위 활동도 일사천리였네요.


고르게 펴지도록 다리고,

두 명이 인쇄를 빠르게 진행하니

작업 속도가 확실히 달라지더라고요.


역시 경험의 차이는 무시하지 못합니다.


사진 찍던 성수는 열심히 건조를,

효정-예지는 열심히 인쇄를 담당했네요.


음악 틀어두고 말없이 작업만 했던 시간이지만,

오히려 서로 편했습니다.


사이즈와 그래픽은 사전에 확인하고

꼬이지 않도록 주의하며 진행했습니다.


똑같은 컬러가 거의 없는 점

'아워페이스 티셔츠를 입는

또 하나의 재미가 아닐까' 싶네요.


같은 걸 원하면서도

독창적인 걸 좋아하는 취향들이 있으니까요.


두 친구는 벌써 자매가 된 느낌이라,

보기 참 좋았습니다.


에디터의 옷 접기 교실.


옷 접기 만큼은 자신 있는 편이기에

티셔츠를 포장하기 좋게 개는 작업을 했습니다.

물론 최종 검수도 함께하고요.


다른 멤버들이 폴리백 포장을 하고,

사이즈 확인을 도와줘서

생각보다 훨씬 빠르게 끝낼 수 있었습니다.


뒤처리까지 깔끔하게.

저희가 없었던 것처럼 정리하고 돌아가면서

나름 뿌듯했습니다.


아워페이스 팀은 같이 있을 때의 시너지가 좋아서,

큰 마찰 없이 어떤 상황이든 잘 넘기는 편입니다.



들여다 보기


멤버스 온리로 카모 패턴을 만들어 봤어요.

디자이너의 아이디어로, 불규칙하게 염료를 덜고

이 걸 옆으로 밀어냅니다.


그러면 이 패턴이 나와요.

파랑/주황/검정이 적절히 섞여서

정말 예쁜 멀티 패턴이 나옵니다.


입었을 때.

막내에게 아주 잘 어울리는 패턴이라,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결과물이었어요.


입자마자 막내는 스타가 됐고,

사진을 보신 주변 분들의 반응도 아주 좋았습니다.


멤버들끼리도 이제 정말 편하게 볼 수 있고,

이번 작업이 서로 더 돈독해지는 계기로 남았습니다.


모두 다른 사람이고,

티셔츠도 모두 다른 패턴을 가지고 있습니다.


같은 가치를 공유하되,

개인의 특성을 티셔츠로 표현할 수 있는 거죠.


길을 지나던 어르신들께서도

티가 예쁘다며 칭찬해 주시고, 판매하냐고 묻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정말 행복했어요. 일단 눈에는 들어오는 것 같아서요.


왼쪽은 구할 수도 없는 멀티 패턴(카모),

오른쪽은 깔끔한 블랙.


취향 따라 입으실 수 있습니다.


2주가 넘는 기간 동안

다 같이 고생한 보람이 있네요.


모두가 만족할 만한 결과물을 만든 것 같습니다.


메인 그래픽의 메시지처럼

자신만의 페이스를 찾는 것

주저함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모든 결과물은 직접 손으로 찍어냈고,

검수까지 빠짐없이 진행했습니다.


염료가 불규칙적으로 찍혔을 수 있지만,

그 또한 노력의 과정이라 생각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다행히도 이런 마음을 알아봐 주신 분들 덕에

더 열심히, 재밌게 작업할 수 있었습니다.


다시 한번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드립니다.



마치며


느리게 지나가는 여름의 끝자락,

주말 아침부터 시간 낸 보람이 있는 작업이었습니다.


저희를 좋아해 주시는 분들과

앞으로 만날 좋은 분들께 전해드릴 선물을

온 마음 다해 정성으로 만들 수 있었어요.


팀원 간에 조금 더 끈끈해지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서로 다른 환경에서 일하고 있고, 그만큼 바쁘지만

마음 가는 일을 위해 모여준 팀원들에게

고맙다는 이야기를 꼭 전하고 싶어요.


데이는 항상 말합니다.

자신만의 페이스를 찾으라고 말이죠.


다른 주관을 가진 이들에게 흔들리지 말고,

자신이 지켜온 방향을 묵묵히 지켜 나가는 것.


이 티셔츠를 경험하시는 모든 분들께서

그런 올곧은 생각을 쭉 이어가 주셨으면 합니다.


아울러,

데이와 함께 소중한 시간을 만들어 주셨으면 해요.


어느 방향, 어느 곳으로 가든 간에

데이는 조용히 그 길을 믿고 따라갈 테니까요.


오늘도 새벽을 홀로 이겨내는 수많은 분들을 응원하며,

이 티셔츠가 든든한 친구로 남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OUR PACE MAG


글 : 강현모 에디터

사진 : 박성수 포토그래퍼

영상 : 원예지 에디터

디자인 : 남궁효정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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