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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천사람 Jan 03. 2022

마케터의 일기 #10

[퇴사 : 2년 4개월의 기록]


퇴사 3주 차.

이제야 길고 긴 여정을 정리해 보네요.


2년이 넘는 시간 동안 함께한 모든 분들,

도움을 주신 소중한 분들께 전하는 기록입니다.






마지막 출근.

저는 스타트업에 근무했었고,

사수 두 분과 함께했습니다.

방황할 때마다 힘이 돼 주신 첫 사수 수지님,

업무적인 시야를 넓혀 주신 성욱님께 

다시 한번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제 기억 속 마지막 팀원들.

감사하면서도 참 신기하더라고요.

입사 당시 회사 총원이 6명이었는데,

이제는 사업부만 3개에 사원 수는 20명 가까이 되니 말이죠.

초창기 멤버들과 함께 걸어오며 체계를 만들었는데,

새롭게 합류하신 분들께 '도움이 된다'라는 피드백을 받을 때 가장 뿌듯하고 보람찼습니다.


유일한 입사 동기 세훈이.

저보다도 8살이나 어린 동생이지만,

하루 한 번씩 음악 얘기하며

맛집 찾아다니는 파트너로 붙어 다녔습니다.

심지어 팀도 다른데 말이죠.

형이라 어려울 수도 있었을 텐데,

'마음 터놓고 지낼 동료가 있어 고마웠다'라는 말이

자꾸 기억에 남네요. 울컥했습니다.



지난 2년 4개월이 저에게 어떤 경험이 되었는지.

그 기간 동안 만난 사람들이 저에게 어떤 존재인지.

이번 기록을 통해 회고해 보려 합니다.


입사 후 첫 점심시간.

아직도 기억에 남습니다.

사진 속 4명에 대표님과 저를 더하면

딱 6명이네요.


사무실이 망원역과 가까워서

점심시간에 다 같이 망원 시장을 가기도 했죠.

같이 시켜 먹던 분식도 오래 기억에 남을 듯합니다.


합정역 2번 출구로 나와 회사로 가던 길.

'역과 조금만 더 가까웠으면 좋겠다' 싶었는데,

바로 다음 해에 실현됐죠.


회사 앞 포토존.

출근길에 항상 사진을 찍고 들어갔었어요.

수십 장의 사진이 앨범에 담겨 있는데,

작은 사무실에서 같이 머리를 맞대고

한 걸음 씩 나아갔던 때가 생각납니다.

돌아보면, 그 기간에 많은 업무를 배웠던 것 같아요.


(리뉴얼 전의) 카타코토.

지금은 구성이 조금 바뀌었지만,

저는 이곳의 소시지 버섯 카레를 좋아했습니다.

회사를 떠난 지금도 가끔 생각나는 메뉴예요.

매일 다른 곳을 가도 모자랄 만큼,

제게 서교동은 재미가 가득한 곳이었습니다.


개인 프로젝트도 게을리하지 않았죠.

배우고 싶은 영역은 더 넓지만,

회사 업무를 통해 100% 채울 수는 없기에

꾸준히 자기 계발에 매진했었습니다.

덕분에 좋아하는 브랜드와 기획도 같이 해보고,

광고 콘텐츠에도 직접 출연할 수 있었죠.

(담당자님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야근이 불가피한 때도 있었습니다.

덕분에 우선순위를 명확하게 잡는 법도 배웠고요.

반복되는 야근을 잘 견딜 수 있었던 건,

저를 도와주신 수지님 덕이었습니다.

사소한 배려들이 있었기에

저 역시 팀원을 대하는 태도를 배울 수 있었어요.


사무실을 옮기고 나서,

입사 1주년을 맞이합니다.

개인적으로 '무에서 유'를 느낀 날이었습니다.

확장된 사무실, 눈에 띄게 늘어난 팀원 수.

모든 것이 새로웠었죠.

'팀원 분들께 폐를 끼치지 말아야겠다' 다짐한 날로

아직까지 기억하고 있습니다.


스탠다드 커브의 만길 대표님을 뵌 날.

브랜드 서포터였을 때에는 도움을 받기만 했는데,

반대로 도움을 드릴 수 있어 뿌듯했습니다.

제가 받은 만큼 

다른 분들께 행복으로 돌려 드리는 것

항상 갖고 있던 목표였거든요.

저에게는 큰 의미가 있는 경험이었습니다.


효율적으로 일하는 법에 대해서도 

스스로 터득할 수 있었습니다.

효율성을 떨어뜨리는 요소에 대해서도 알게 되고,

본인이 어떤 업무 환경에서 일을 잘하는지

스스로 생각해 볼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이었어요.


물론, 저도 사람인 지라

지칠 때가 많았습니다.

조직 특성상 한 사람이 여러 업무를 병행하기에

힘에 부칠 때도 있었죠.

그럴 때마다 원활한 의사소통 방식에 대해

많이 고민하고, 배워 나갔던 것 같습니다.

본인의 생각을 정확하게 전달하기 위해서는

전달하는 방법도 매우 중요했거든요.

이 과정에서 서로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지만,

적합한 방식을 찾아가는 과정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연차가 쌓일수록 전문성에 대해 고민이 많아졌어요.

그 고민을 해소하기 위해 교과서 같은 책도 읽어 보고,

현직에 계신 선배님들을 더 자주 찾아뵈었습니다.

안면이 없는 분께 조심스레 연락드리기도 했고,

이미 연이 있는 지인들도 많이 만났었죠.

만남이 어려울 때에는 영상 통화를 하기도 했고요.

(방역 수칙은 항상 준수했습니다.)

가만히 돌아보면,

필요할 때 도움을 청하는 법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감사하게도 많은 분들께서 흔쾌히 도움을 주셨고,

그만큼 '신뢰를 주는 사람'으로 성장한 것 같아요.


현 상황에서 부족한 점을 찾고,

그 부분을 함께 개선해 나가는 것.

혼자 나아가는 것이 아니라

'팀'으로 같이 성장하는 것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팀 단위 활동을 해 왔지만,

조직이 유기적으로 움직일 때 시너지를 내는 것을

두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던 경험이었어요.


물론, 멘토 분들을 뵙는 것도 게을리하지 않았습니다.

다양한 분야에 속하신 분들을 통해 

같은 상황/제품을 넓게 해석하는 능력

갖출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업무에서나, 업무 외적으로나

넓은 시야를 갖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위에서 말한 경험과 능력은

사이드 프로젝트 아워페이스 매거진을 운영하는 데에

정말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덕분에 팀으로서 조금씩 성장할 수 있었고,

9개월 동안 다양한 카테고리의 브랜드를 만났습니다.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소중한 경험이었어요.


물론, 본업에 항상 충실해야 합니다.

주가 되는 업무를 먼저 해결하고 나서

부가적인 것들을 진행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최근에는 이 우선순위가 뒤바뀐 사례도 많이 봤는데,

항상 경계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다시 계절이 바뀌죠.

저는 합정역 2번 출구에서 홍대 방향으로 가는 길,

맑은 날이 주는 싱그러움을 좋아했습니다.


계절만 바뀐 것이 아니라,

팀에도 변화가 있었습니다.

오랫동안 저를 도와주신 연화님께서 떠나셨죠.

1:1로 매치된 인턴으로서 처음 합을 맞추고,

든든한 매니저로 함께해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정말 온 마음 다해 두 분을 응원합니다.)


회사 생활의 버팀목이었던 두 분.

연화님과 소연님을 오랜만에 불러 보네요.

힘든 상황에서 '팀원 덕에 버틸 수 있었다'라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리는 멤버들이었습니다.

두 분께서 인턴으로 들어오셨을 때부터 보여 주신

업무 역량과 태도를 보면서 많이 배웠습니다.

매니저인 저를 도와 주실 때마다 얼마나 든든했는지.

인턴에서 같은 매니저로 회사에 남아 주셨을 때,

심적으로 많이 의지되고 뿌듯했어요.

두 분께 제가 그런 사람이라는 얘기를 처음 들었을 때,

큰 위안과 감동으로 퇴근길이 행복했습니다.

'세 명이 함께일 때 맘이 놓인다'는 두 분의 말씀이

아직까지도 기억에 남아요. 서로의 강점/약점을 알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주었기에 업무에 있어 안도감이 느껴졌습니다. 회사 생활을 하는 동안 업무가 가장 잘 됐던 때로 기억해요.

지금은 회사를 떠나 각자 다른 길을 가고 있지만,

두 분께서 행복했으면 해요. 마음 다해 응원합니다.





퇴사 인사를 드리며 들은 말씀들.

하나하나 모두 캡처해 두었지만,

많이 곱씹어 본 얘기들이 있어 남겨 봅니다.



편지는 쓰신 분께서 민망하실 수도 있지만!

많이 감동한 내용들은 기록으로 남겨 두겠습니다.

유독 인턴들과의 추억이 많은 지라,

저와 함께한 인턴 분들의 편지가 많네요.

책상에 붙여두고 틈 날 때마다 읽고 있습니다.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거든요.

제가 누군가에게 귀감이 될 수 있다는 걸 배웠고,

그렇기에 타인에게 더 큰 힘이 되고 싶습니다.

많이 부족한 저를 사수로 받아 주셔서,

저에게 힘을 빌려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했습니다.


퇴사 직전까지 저를 도와준 친구들도 있죠.

이제는 말을 모두 놓았다는 게 신기하네요.

(저희는 호칭에 항상 '님'자를 붙였거든요.)

본인의 페이스로 부지런한 행보를 보여주는 종혁이,

매니저보다 더 매니저 같은 '슈퍼 인턴' 진섭이.

두 친구 모두 저에게는 믿음직한 사람이기에

많이 의지할 수 있었습니다.

큰 결정을 앞둔 상황에서

제 고민을 잘 들어주고, 조언해 준 친구들에게

다시 한번 고마움을 전합니다.


덕분에 저는 하루하루 값지게 보내고 있습니다.

생각과 계획 없이 '무지성'으로 결정한 것이 아니기에,

퇴사 이후 시간들을 더 큰 배움으로 채우고 있습니다.

그 배움을 함께해 주는 든든한 팀원들도 있고요.

회사 생활을 통해 배운 모든 것들이

지금의 생활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업무 툴을 사용하는 것부터 비즈니스 매너까지.

사회생활에 필요한 전반적인 것들을

회사 생활을 통해 배울 수 있었어요.


그 덕분인지,

저희를 먼저 찾아 주시는 분들도 생겼습니다. 

신기한 경험이에요.

꾸준히 보여 드린 활동 덕에

누군가에게 '신뢰'를 주는 경험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신뢰를 함께 쌓아가는 소중한 파트너.

큰 결정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같이 고민해 줄 사람이 있다는 건 축복이죠.

덕분에 항상 감사하는 마음으로 임하고 있습니다.


정말 소중한 시간을 만들어 주신 브랜드.

이 만남은 내년 초에 공개 예정입니다.

저희의 움직임을 함께해 주는 '객원' 멤버가 생겼고,

그 덕에 멋진 분들을 만날 수 있었어요.


마침 그곳에는

장교로 복무하는 동안 만난 대원도 근무하고 있었죠.

세상이 참 좁습니다. 그만큼 반가운 상황도 많아요.

자세한 이야기는 내년 초에 공개해 보겠습니다!


어릴 적부터 랜선 멘토셨던 석화님(a.k.a. 국슈)과

프로젝트를 함께할 수 있었습니다.

형님께서는 부끄러워하시지만,

콘텐츠 제작에 있어 제게 우상과도 같은 분이었어요.

관심이 취미가 되고, 취미가 직업이 되고,

그 직업을 통해 전문성을 기르신 분이기에

학창 시절부터 많은 귀감이 되어 주셨습니다.

내년에는 더 많은 경험을 함께할 수 있겠죠.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꾸준히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아워페이스 매거진으로 사업을 하지는 않지만,

멋진 브랜드를 알리는 일에 책임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좋아하는 브랜드가 사라지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

진심으로 응원하는 마음이 원동력이 되고 있거든요.

그 진심이 많은 구독자 분들께 닿고 있고,

구매와 방문 경험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덕분에 저희는 더 재밌는 기획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아워페이스는 믿고 하죠"라는 말씀이

요즘 그렇게 듣기 좋더라고요.

갑작스레 새로운 기획을 할 때도 있지만,

모두가 만족하는 결과물을 내는 것을 보니

저희도 조금씩 더 성장하는 것 같아요.

특히, 이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팀원들이

정말 대단하게 느껴집니다.

그래서 뭐든지 더 잘해주고 싶어요.

(성수 12월 너무너무 고생 많았어!)



(2019년, 입사 확정 후 면담한 날이네요.)


주변 사람들에게 항상 하는 말이 있습니다.

'단순한 직장인보다는 직업인이 되고 싶다'라는 말.

안주하지 않고 계속해서 도전하고,

명함의 모든 타이틀을 없앴을 때에

'000 하는 강현모입니다.'가 될 수 있었으면 해요.

그렇기에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있고,

소중한 경험을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그 모든 것의 초석에는 직장 생활이 있었습니다.

직장에서의 경험을 통해 사회를 배웠고,

제게 부족한 부분을 채워가며 성장할 수 있었어요.

자기 객관화를 할 줄 아는 사람.

본인이 잘하는 것과 잘하지 못하는 것을 파악하고,

필요할 때 누군가에게 도움을 청할 줄 아는 사람.

2년 4개월이 흐른 지금,

저는 그런 사람에 조금 더 가까워져 있었습니다.

힘이 되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며,

누군가에게 더 큰 힘이 될 수 있도록

꾸준히 나아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강현모 드림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p/CWezbgsPb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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