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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호면 Nov 15. 2018

그어지다

그렇게 말렸건만

떨어진 잉크가 펜대를 붙잡고 애원했다


"나는 슬픈 눈빛으로 그어지기 싫어요!"


그러나 펜대를 잡은 그는 단호했다

결국 그려져야 하고 쓰여야 하는 거라 했다


이미 펜 끝이 온전치 않았기에

그 잉크가 사방으로 튈 것임은 분명했다


"알고 있어"


그러나 그려낼 수밖에 없는 그였다

펜은 그녀의 눈의 끝에서 끝으로

과감한 선과 함께 사방으로 흩뿌렸다


잉크는 그녀의

슬픈 눈빛으로 그어지고 말았다


아아... 그렇게 말렸건만


결국 그어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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