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최고의 명작. <대부(God Father)>
갱스터Gangster 영화를, 비극적이지만, 가족Family 드라마로 승화시킨 영화
간혹(間或) 영화<대부>가 뜬금없이 생각날 때가 있다. 조금은 쓸쓸하고 차분해 지면서 추억에 잠기고 싶어지는 연말쯤에 불쑥 떠올려 지기도 하는데, 이유는 모르나 그것이 가족이나 아버지와 연관되니 그런 것인가? 싶기도 하고, 매우 인상 깊었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오늘은 영화<대부>를 돌이켜 보려고 한다.
나는 이 시리즈 중 <대부III>는 분명 극장에서 보았고, <대부>와 <대부II>도 영화관에서 본 듯한데, 정확히 기억해 내지는 못하겠다. 다만 오래 전에 TV영화나 비디오테이프videotape등을 통해 여러 번 보았으며, 세월이 흘렀어도 끌리는 강한 이미지는 여전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 영화가 조폭들의 세계를, 암흑가의 범죄자들을 미화하였다는 사실을 분명히 알고 있음에도, 이리 끌리는 이유는 영화적인 미학이나 완성도의 탓이 있겠지만, 폭력이나 강한 힘의 세계를 동경하는 인간의 못된 내적 심리 작용 탓도 아마 있을 것이다. 아무튼 영화 예술적 측면으로 본다면 이 영화는 그야말로 대박 사건에 해당하는 수작(秀作)이요, 명작(名作)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성공한 작품들에 의외로 숨겨진 사연이 당연한 듯 <대부> 역시 예외가 아닌 것도 흥미를 북돋는다.
영화 “대부”는 “BBC 컬처”가 2015년, 전 세계 영화 평론가들을 대상으로 역대 최고의 미국 영화 선정을 위한 설문조사를 실시하여 <미국 최고의 영화 100선>을 결정했을 때, 2위에 올랐다. 1위는 역사적이고 상징적인 영화 <시민 케인(오슨 웰스, 1941)>이었고, 20세기 영화사상 최고의 흥행성적을 낸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빅터 플레밍, 1939)>는 97위에 올랐다.
이미 충분히 대중에게 알려진 <대부>시리즈는 총 3편이 제작되었으며, 1편에 해당하는 <대부>는 1971년에 제작되어 1972년에 미국에서 개봉되었고, 한국에서는 그 다음해에 개봉하였다. 이어 <대부II>는 1974년, 완결편인 <대부III>은 1990년에 각각 제작, 개봉하였다.
<대부>시리즈는 “마리오 푸조”의 동명의 원작 소설을 영화화한 것이다. 코폴라 감독과 푸조가 공동으로 시나리오로 각색하였고, 마리오 푸조와 코폴라는 이를 통해 45회 아카데미상(1973)에서 각색상을 수상하였다. 우선 <대부>를 떠올리면 첫 인상이 “대작”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의외로 제작비를 600만 달러밖에(?) 들이지 않은, 어떻게 보면 저예산 영화에 속할 만하다는 것이 놀랍다. 미리 흥행결과를 공개하면 총 수익이 2억4천만 달러에 이르니 투자 대비 40배의 돈을 벌어들인 것이다. 영화는 리스크risk가 따르는 대표적인 흥행비즈니스로서 제작자는 제작비 투자에 자유로울 수 없고, 이에 대해 신경을 곤두세우기 마련이므로, 이 영화의 제작사인 “파라마운트Paramount”는 처음부터 제작과정을 꼼꼼히 관리하면서 예산 절감 등 실패가능성을 줄이고자 하였다. 당시 파라마운트는 Major 영화스튜디오에 속해 있었지만, 재무상황이나 수익구조가 썩 좋은 상태는 아니었다. 파라마운트는 당시 영화<러브 스토리>를 통해 예산을 적게 들이면서도 흥행에 성공했었던 경험이 있었는데, 따라서 <러브 스토리>처럼 성공적인 영화를 제작할 목적으로 1969년 출간 이래 대중의 인기를 끌고 있었던 “마리오 푸조”의 소설 <대부>를 영화화하기로 하였다. 그리고 투자예산을 최대한 줄이려는 의도로, <대부>의 시대 배경은 소설에서의 1945년부터 1955년 무렵까지가 아닌, 당대인 1970년대 초로 하고, 영화촬영지 또한 “뉴욕”이 아니라 지방의 중소도시 중 한 곳을 정하려 하였다. 이렇게 하려는 이유는 세트제작비 절감(과거를 재현하려면 세트에 대한 고증 등 관련 제작비용이 증가할 것이다)과 함께 뉴욕보다는 제작스텝노조의 입김이 상대적으로 약한 지역에서 촬영을 진행하여 비용을 절약하려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 모든 계획은 코폴라 감독의 뜻에 의해 철회되었다.
파라마운트는 감독을 선임하는 일부터 순탄치가 않았다. 10여명이 넘는 감독들이 모두 고사하는 일이 벌어지면서, 결국 고작(?) 32세의 영화학교(UCLA대학원)를 졸업한 후 상업 영화를 몇 편 찍어보지도 않은 “프랜시스 코폴라” 감독에게 기회가 주어지게 되었다. 물론 코폴라는 경험은 많지 않았으나 뛰어난 재능이 있었고, 나름대로 명성을 얻고 있는 젊은 감독이었으며, “조지 루카스(후에 스타워즈 제작, 연출)”와 함께 자기 영화사를 운영하고 있는 촉망받는 영화 매니아였다.
처음엔 이 신예감독 코폴라 역시 파라마운트로부터 연출 제의가 왔을 때 거절의사를 내 비쳤다. 이전에 연출제의를 받고 거절한 감독들이 보였던 반응 중에 “조폭을 미화하는 영화”를 찍을 수는 없다는 이유가 여럿 있었는데, 코폴라도 소설 “대부”의 내용이 저급하다는 것이 거절이유였다. 그러나 당시 “코폴라”의 영화사는 “조지 루카스”가 연출한 영화(“THX 1138”)가 흥행에 실패하는 바람에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었고, 친구인 “루카스”의 강력한 권유와 주변에서의 설득으로 수락하게 되었다.
이후 예상과 달리 코폴라는 파라마운트 측의 여러 요구와 간섭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의사대로 영화를 만들어 갔다. 시나리오는 원작보다 더 구조적이면서 탄탄한 스토리로 구성하며 각색되었고, 영화를 통해 이태리 마피아Mafia의 독특하면서 정신적인 결속이나 끈끈한 유대관계, 그리고 범죄행위임에도 주변인들로부터 신뢰와 의리를 지키는 조직으로, 그리고 이 조직을 이끌어 가는 마피아 두목Boss에 대한 존경을 유발하는 커뮤니티 조직의 이미지를 덧씌울 수 있었다. 이것은 분명한 범죄행위이며, 누구로 부터도 동정 받기 어려운 일임에도 자연스럽게 “가족”을 위해서, 또는 “아버지의 복수를 하거나, 아버지를 보호하기 위하여” 가차 없이 자신들에게 위해가 되는 상대를 제거하는 행위들이 현실적으로는 용납하기 어렵지만, 영화를 통해서는 그저 양해가 되면서 동정과 동조를 유발하게 하는 힘을 보여주고 있다고 할 수 있었다. 이렇게 코폴라 감독은 원작보다 더한 매력을 부각시켜 낸 것이다. 결과적인 것이지만, 젊은 코폴라 감독의 판단과 감독으로서의 리더십이 대형영화사의 누적된 경륜과 안목에 앞선 것이라 할 수 있었다.
한편, <대부>를 본 관객들은 영화에 등장하는 수많은 배우들 중, 대체 불가한 배우들을 꼽으라고 한다면, 당연히 두 “대부”역을 맡은 “말론 브랜도”와 “알 파치노”를 지목할 것이다. “말론 브랜도”는 당시에도 최고의 배우에 속했지만, 파라마운트는 그를 원하지 않았다. 또한 마이클 역에도 “알 파치노”가 아닌 “로버트 레드포드”나 “워런비티”를 염두에 두었는데, 코폴라감독은 소설을 읽으면서 처음부터 마이클 역에 “알 파치노”를 떠올렸다고 한다. 영화사측은 당시 40대 후반이었던 “말론 브랜도”는 영화속 “돈 꼴레오네(Don Corleone)”의 60대 후반 나이를 연기해야 했기에 적절하지 않다고 보았으며, 영화계에서의 평판이 호의적이지 않았기에 기피인물에 해당하였다. 그러나 코폴라는 물러서지 않고 “말론 브랜도”를 고집하였으며, 결국 영화사는 몇 가지 조건에 합의해야 한다고 맞섰다. 그것은 말론 브랜도에게는 수치스러운 일이기도 하였기에 캐스팅이 무산될 수도 있었지만, 코폴라와 말론 브랜드의 적극적인 대응으로 무사히 결정될 수 있었다(당시의 탑 배우인 말론 브랜도에게 오디션을 보아야 한다거나, 개런티를 주급으로 지급할 것이며, 촬영 중 사고를 치게 되면 그에 대한 배상을 해야 하고, 그 보증 비용(백만불)을 선 납입해야 한다는 조건이었는데 말론 블랜도가 이를 수락하였다고 한다).
그리고 미래에 대부가 될 마이클 꼴레오네 역의 “알 파치노”의 경우, 영화 출연 경력도 변변치 않은 연극배우 출신의 무명에 가까운 신인 배우였다. “알 파치노”역시 코폴라가 선택한 배우였는데, 알 파치노를 탐탁스럽지 않게 생각한 파라마운트의 간부들은 촬영중간이라도 배역을 교체할 수 있다는 입장에서 지속적인 간섭과 반대로 초기 촬영기간 동안엔 많은 애를 먹였으며, 알 파치노를 주눅 들게 하였다. 그러나 영화의 중간 부분에 나오는, 알 파치노가 마약상 “솔로초”와 뇌물을 받은 부패 경찰서장을 살해하는 장면에서 보여준 연기를 본 이후로는 일체 간섭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 장면이야 말로 압권(壓卷)이라 할, 알 파치노의 신들린 연기라고 할 수 있으며, 영화 전체에서도 매우 인상적이며 대표적인 시퀀스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었다.
결국 이런 식으로 촬영을 시작할 무렵에 이미 분위기를 주도할 수 있게 된 코폴라 감독은 자신의 뜻대로 영화를 완성해 갈 수 있었다. 한편 코폴라 감독의 연출이 돋보이는 것은 이 영화가 “갱스터 무비(Gangster Movie)”, 즉 암흑가의 비열하고 비인간적인 세계의 삶과 그 세계의 세력들 간의 이권다툼을 위한 폭력이나 살인 등 범죄를 기본 소재로 하는 “미국식 느와르Noir 장르”일 뿐인 영화를 “가족”과 공동체의 의미에 대한 나름의 재해석과 마피아들의 출신지인 이태리 방식의 정신과 가치를 지키고 따르는 독특한 커뮤니티 정신이 담긴, 보다 “큰 가족”, 흔히 조폭들이 말하는 “패밀리(Family)”개념을 바탕으로 한 조직의 통합 정신을 지향하는 영화로 다듬어놨다는 것이다.
<대부>의 기본 스토리는 이렇게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 1945년 8월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시점에 마피아 조직 “돈 꼴레오네” 패밀리에는 대부 “돈 꼴레오네”의 막내딸 결혼식이 열린다. 뉴욕의 최대 마피아 조직답게 매우 성대하고 특별한 행사가 펼쳐지는데, 이날 결혼식에는 전쟁이 끝났기 때문에 집으로 돌아온 셋째아들 “마이클 꼴레오네”(알 파치노 분)도 참석할 수 있었다. 마이클은 대학을 다니던 중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하기 위해 자원입대하여 해병대 장교로 복무하면서 무공훈장까지 받은 전쟁영웅인데, 아버지 “돈 꼴레오네”에게는 소중하고 자랑스러운 막내아들이었다. 비록 마이클이 아버지의 사업에 무관심하고 거리를 두고 있는 것에는 아쉬움이 있을지언정, 다른 방식으로 가문에 도움이 되거나 자랑거리가 될 것이라 기대하는 중이다. 이 영화는 “이태리 시칠리 출신” 마피아의 이야기인 만큼, 그들의 전통적이면서 고유한 가치를 은근히 부각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 그들의 결속이나 유대감의 근본으로 삼으려는 의도를 내치치고 있다. 결혼식 날 야외행사장에서의 활기차고 즐거운 장면과 대비하여 마피아들의 은밀한 거래 장면을 서로 교차하면서 보여주고 있는데, 이 실내에서의 거래장면은 이태리 전통의 하나로서 스토리 전개를 위한 소재로 활용하고 있다. 즉, 집안의 결혼식이 있는 날에는 외부 손님이 찾아와 하는 부탁은 무슨 일이 있어도 거절하지 않고 들어 준다는 것인데, 영화는 이런 전통적 관습을 얼개로 하여 첫 장면부터 인상적으로 시작하고 있다.
영화의 타이틀이 사라지고 나면 화면은 바로 암전(暗轉)이 된다. 그리고 어둠속에서 한 남자의 말소리가 들려온다. “나는 미국을 믿었습니다. 그리고 미국을 위해 열심히 일 했습니다. 돈도 많이 벌었죠.” 이렇게 말을 꺼낸 남자는 이후 자기 딸이 겪은 일에 대해 설명한다. 자기는 이태리에서 왔지만, 미국식으로 미국사회에 적응하며 미국인이 되어 열심히 살았는데, 미국은 이렇게 자기를 지켜주지 않고 외면했다는 것이다. 그의 딸이 미국남자들에게 못된 짓을 당했지만, 정작 가해자들인 미국인들을 용서하는 것에 분노를 느끼게 되었고,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서, 대부를 찾아와 대신 그들에게 복수를 해달라고 부탁을 하는 중이다. 딸의 신성하고 경사스런 결혼식 날에 이런 청부 건을 은밀히 거래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돈 꼴레오네”는 이에 대해 인언지하에 거절을 한다. 대부는 ‘왜 처음부터 나를 찾아오지 않았는가. 나는 너를 친구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너는 그렇지 않았다. 이는 돈의 문제가 아니라, 우정의 문제인데, 너는 나를 무시한 것이다.’ 라는 식으로 말을 하니, 당황한 그는 여러 변명을 늘어놓으며 재차 ‘돈은 얼마든지 드리겠다’고 답한다. 이에 비토는 더욱 불쾌하게 대꾸하며 ‘왜 이리 불경(不敬)한가, 내가 돈을 요구한 것인가?’ 그제서야 뜻을 알아차린 그는 “대부”에게 사죄하면서 손에 입을 맞추며 예를 표하면서 친구로서의 의리를 다하겠다고 답한다. 이 시퀀스는 꽤 긴 시간동안 실내의 어두침침하고 음습한 분위기에서 카메라가 핀Pin 조명을 받은 사람들을 따라가며 클로즈업Close-up으로 보여주거나, 실내 전체의 풀 샷(full shot)을 비교적 제한된 실내조명 속에서 보여주고 있다. 밖에서는 간혹 요란스런 축하객들의 즐거워하는 소리가 들려오는 중이다. 이 은밀한 미팅에서는 4명의 사람이 비토와 만나 자신의 부탁을 전한다. 첫 번째는 장의사 “보나세라”였다. 두 번째는 제빵업자 “나조린”으로 사위가 될 사람이 미국시민권을 신청했지만 잘 안 되고 있으니 해결해 달라는 것이며, 세 번째는 “루카 브라시”라는 마피아의 일원인 암살자였다. 그는 자신이 결혼식에 초대받은 것에 감사함을 표하기 위해 거액의 축의금을 준비하여 비토와의 면담을 청했던 것이다. 마지막은 비토의 양자(대자)이면서 할리웃Hollywood의 잘 나가는 배우이자 가수인 “조니 폰테인”인데, 출연하고 싶은 영화가 있지만 영화 제작자가 거절하고 있다면서 비토 앞에서 울음을 터트린다. 비토를 이를 야단치면서 해결해 줄 것을 약속한다.
이렇게 결혼식 장면과 교차해서 보여준 실내에서의 거래 장면 등 영화의 앞부분은 이 영화의 성격과 마피아 조직 “돈 꼴레오네” 패밀리에 대한 이해뿐 아니라 앞으로 펼쳐질 스토리의 전개를 기대하게 하는 매우 상징적인 시퀀스Sequence라 할 수 있다. 비토Vito는 이때 들은 4가지 청탁 중에서 2가지에 대한 처리를 곧 바로 지시한다. 비토는 조직의 변호사이면서, 콘실리에레(Consigliere, 고문)인 양아들 “톰 헤이건(로버트 듀발 분)”에게 일을 맡기면서 그 상대를 만날 때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하라고 당부한다. 이 말은 그동안 비토가 자신의 조직을 키워오는 과정에서 청탁하는 사람들에서 약속한 자기만의 방식이며 신조였다. 또한 비토는 실내에서 나오기 전에 이제 결혼을 하는 사위 “카를로”에게 패밀리 사업에는 관여시키지 말라는 말을 하는데, 앞으로 그가 자신을 배신할 것을 비토는 이미 짐작하고 있었다는 것을 암시하는 복선이라 할 수 있다. 이어 톰 헤이건은 다음 달에 마약사업자 “솔로초”와의 면담이 있다는 것을 리마인드remind하면서 곧 바로 결혼식 피로연 장면으로 전환이 된다.
결혼식이후 돈 꼴레오네의 명을 받은 톰 헤이건은 할리웃으로 가서 조니 폰테인이 부탁한 일을 처리하였고, 보나세라 건은 믿을 수 있는 “피터 클레멘자”에게 맡겨 처리하게 한다. 그리고 “솔로초”와의 만남에서 비토는 마약사업에 대한 거부의사를 전하게 되는데, 뉴욕의 다른 패밀리들은 돈 꼴레오네의 정계, 법조계, 경찰 조직과의 두터운 인맥을 공유하고 싶어 했으며, 이런 배경을 이용하여 마약사업에서 부를 늘리고 싶어 했다. 그러나 돈 꼴레오네는 마약 사업은 자기가 구축한 다양한 인맥으로도 해결하기 어려운 위험한 사업이라는 것을 명확히 하고 거절하였다. 그러나 돈 꼴레오네의 장남 “소니”와 콘실리에레인 “톰”은 수익이 높은 사업이므로 찬성의사가 있다는 것을 “솔로초”가 눈치 채고 비토를 제거하려는 계획을 세우게 된다. 결국 배신자들을 매수한 후 비토를 저격하게 되는데, “돈 꼴레오네”는 생명이 위태로울 정도로 위험을 겪었으나 다행히 목숨을 건진 상황에서, 장남 “소니 꼴레오네”는 “타탈리아”조직을 배후라고 의심하고 보스의 장남인 “브루노 타탈리아”를 살해한다.
한편 집안의 사업에는 관심이 없던 마이클은 아버지가 피격당해 죽음 직전까지 간 것에 마음이 변하여 복수를 결심하고 아버지를 살해하려고 시도한 두 사람, “솔로초”와 이에 매수된 뉴욕경찰서장을 직접 저격하기로 하고 실행에 옮기게 된다. 마침 이 두 사람이 마이클과 만나 이번 사건에 대한 처리를 협의하자는 제안을 해온 것에 대해 수락을 하면서 이 구상을 한 것이었다. 마이클은 군대를 제대하고 대학에 복학하여 학교를 다니려는 상황이었고, 형제들 뿐 아니라 조직의 주요간부들도 그가 조직에 대한 이해나 경험이 없는 것을 알기에 무시하려 하였으나, 듣고 보니 매우 치밀한 계획에 해당하였으므로 실행하기로 한 것이다. 결국 미팅장소를 사전에 파악하여 화장실에 권총을 미리 숨겨 놓은 뒤 미팅이 진행되는 도중에 화장실에 다녀오면서 권총을 들고 와 현장에서 사살하게 된다. 이 장면은 이 영화 전체를 통해서도 긴장감과 박진감이 넘치는 매우 인상적인 부분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알파치노가 보여준 긴장하고 있지만 냉혹한 표정 연기는 압권(壓卷)이라 할 수 있었다.
이후 마이클이 이태리 시칠리로 피신하여 숨어 지내는 사이, 아버지는 집으로 돌아와 어느 정도 건강을 회복하였으나, 사위 “카를로”가 여동생 코니를 때리는 것에 분노한 소니가 무장하지도 않고, 경호원도 없이 카를로를 찾아가다가 매복하고 있던 적들에게 무차별로 총격을 받고 죽게 되는 일이 발생하게 된다. 돈 꼴레오네는 장남 소니가 죽고, 마이클도 없는 상황에서 패밀리 간의 적대적 대결상황은 불리할 뿐이라는 판단으로 뉴욕의 5대 패밀리 보스들을 소집하여 평화협정을 맺고자 한다. 돈 꼴레오네는 아들 소니가 죽은 배후를 밝히려 하지 않을 것이며, 타탈리아의 아들이 죽은 것에 애도를 표하면서, 마약사업에 반대하지 않으며, 필요한 경우 무엇이든 돕겠다고 약속을 하면서, 다만 막내아들 마이클이 무사히 미국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보장해 달라고 요청을 한다. 만일 마이클에게 변고라도 생기게 된다면 그에 대한 책임을 이곳에 있는 패밀리들에게 반드시 묻겠다고 선언하면서 회의는 마무리 된다.
결국 마이클은 미국으로 돌아올 수 있었고, 시간이 흘러 돈 꼴레오네는 은퇴하며 고문역할을 맡게 되면서 마이클이 조직의 보스 자리를 물려받게 된다. 또한 톰 헤이건을 고문역할에서 배제하게 되는데, 이에 톰이 불만을 토로하자 마이클은 톰이 전쟁을 치르기에는 적절하지 않아서라는 이유를 대는데, 이는 앞으로 벌이려는 계획에 대한 암시가 깔려있다는 것을 간파할 수 있게 한다. 아무튼 마이클이 돈 꼴레오네 가문의 수장자리를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음으로써 가업 승계가 마무리된 셈이었다. 이것은 마이클이 가업에 참여 한지 5년 여 정도의 세월이 흐른 후이며, 마이클은 아버지에게 자신의 뜻을 전달하면서 아버지로부터 조언을 들으며, 또 충분한 교감을 통해 이후에 실행할 계획을 용의주도하게 세우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게 한다.
그리고 돈 꼴레오네는 은퇴한지 1년여가 흐른 후, 손자와 놀아주던 중에 갑작스레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나게 된다. 장례식을 치르는 중, 마이클은 장례식에 참석한 사람들을 관찰하면서, 아버지의 조언대로 아버지를 공격하고 소니를 죽게 한 패밀리와 내통한 내부첩자를 확인할 수 있었는데, 아버지의 오랜 동업자 “테시오”로 밝혀진다. 이미 적과의 협상을 주선하는 내부인이 배신자라는 아버지의 조언을 기억하는 마이클은 이때까지 기다리면서 은밀한 복수계획을 준비했다고 할 수 있었다. 따라서 이 순간까지 마치 새로운 보스 마이클이 4대 패밀리의 기세에 눌려 힘을 쓰지 못하는 상황을 연출하면서, 뉴욕에서의 사업을 접고 도망치 듯 라스베가스로 옮겨가 그곳에서 카지노 사업에나 열중하려는 인상을 의도적으로 심어주려 한 것에 대해, 아버지의 오랜 동업자 “테시오”가 상황을 잘못 읽고 걸려든 것이었다. 테시오는 이 기회에 조직을 배신하고 “돈 꼴레오네 패밀리”를 접수하고자 한 것이었다. 마이클은 아버지가 “친구는 가까이, 그리고 적은 더 가까이 두어야 한다”고 한 조언을 확인한 것이며, 이로써 제거 대상을 모두 색출한 상태에서 복수극을 펼치기 위해 “바지니”가 “테시오”를 통해 회담요청을 하자 이를 수락하되, 회담은 조카(동생 코니의 딸)의 대부가 되기로 했다는 핑계로 세례식이후로 잡은 뒤, 바로 세례식 날에 선수를 치기로 한다. 상대의 허를 찌르는 전략인 셈이었다.
성스럽고 경건한 세례식이 진행되는 동안 처참하고 긴박한 복수극이 동시에 실행되었다. 복수극은 상반된 두 장면이 서로 대비, 교차되면서 박진감 넘치게 진행된다. 결국 마이클은 아버지를 피습하고, 소니를 암살한 “에밀리오 바지니”를 포함, 빅터 스트라치, 카르미네 쿠네오, 필립 타탈리아 등 뉴욕의 4대 패밀리 보스들, 카지노사업에 방해가 되면서 작은 형 “프레도”를 모욕한 “모 그린”등을 전광석화처럼 처리하였다. 그리고 세례식이후, 조직을 배신한 “테시오”, 큰 형 “소니” 살해를 도운 매제 “카를로 리치”, 조직 사업을 방해하고 청문회를 통해 조직의 비리를 밝히려 했던 “펜탄젤로” 등을 처리하면서, 복수도 하지 않고 대응에 소극적이었을 뿐 아니라 그동안 마이클의 보스 계승이후 세력이 약화된 것으로 알고 마이클을 비웃으며 무시했던 경쟁세력들을 완벽하게 제거하면서 강력한 최고의 조직으로 되살아나게 된 것이다.
마이클은 아버지로부터의 조언을 듣고 실행한 것이기는 했지만, 철저하면서 잔혹하게 복수를 실행함으로써 조직의 건재함을 확인시키며 새롭게 등장한 강한 보스의 면모를 여실히 보여주었다. 그리고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아버지의 오랜 파트너인 “클레멘자”로부터 “돈 꼴레오레”로서의 충성맹세를 받는 장면은 매우 상징적인 것이라 할 것이다. 이로써 10여년에 걸친 돈 꼴레오네 가문의 승계 작업은 마무리되었고, 아버지의 사업을 경멸(?)하면서 절대 아버지와는 다른 길을 가겠다고 했던, 세 아들 중 가장 아버지를 닮은 “마이클 돈 꼴레오네”의 등장으로, 아버지와 닮았으나 결코 같지 않은 새로운 대부의 출현을 보게 된 것이다.
이 영화는 갱스터 영화이면서도 가족을 중심으로 한 가족드라마라는 인상을 주고 있다. 다만 가족의 가치를 내세우고 있지만 결국은 범죄행위를 통한 것이기에 사회적 질서와 통념을 위배하는 방식으로서 결국은 파국으로 가는 길이 예상되는 비극적인 가족의 이야기에 해당하며, 모순되고 사회정의에 반하는 가치를 실현하려는 가족의 불행한 서사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론 기왕에 존재하는 사회악을 대상으로 한 새로운 조망이기도 한데, 단지 암흑가를 미화하고 폭력을 중심으로 한 잔인성이나 원초적인 분노를 표출할 뿐인 여타의 느와르영화에 비한다면 그 내면에서 가족을 둘러싸고 발생한 불행한 서사에 대한 갈등과 고뇌를 읽을 수 있는 연민어린 드라마이기도 하다는 생각이 들면서, 생존과 유지를 위해 선택해야 할 대의명분이 합리적이지 않고, 곧 모든 것이 풍비박산 날것이 분명한 비참한 역사의 스토리텔링을 보여주는 비장한 영화라고 할 것이다.
한편 영화의 초반부와 후반부의 시퀀스에서 확인할 수 있는 두 대조적인 장면들은 마치 서로 수미상관방식인 듯 매우 유사하게 교차하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밝고 신나는 결혼식 상황과 음침한 실내분위기에서 은밀하게 교환되는 거래 상황과의 비교는, 오히려 중심 스토리로 삼은 거래장면의 본색이 떳떳하지 못한 어둠의 기운을 담고 있다는 것을 보여 주면서 밝고 환하며 역동적인 결혼식에서 그 기분을 제대로 느끼기 어렵게 하는 페이소스Pathos를 느끼게 한다. 반대로 영화의 후반부에 보여준 근엄하고 경건한 성당에서의 세례식 장면과 교차하여 격렬하고 무자비한 복수장면들을 대조하여 보여주는 것 역시, 두 장면이 서로 공존하거나 동일한 정서로 교집합은 될 수 없을 것이라는 아이러니Irony를 느끼게 하는데, 따라서 강렬한 폭력으로 누군가를 제압하고 쓰러뜨리는 인간의 야수성에 대해 어느 정도 통쾌함이 들 수도 있겠지만 누구의 편도 들 수 없는 부정합(不整合)에 대해선 혼란과 불안감을 느낄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가족의 의미를 중심에 두고 가족을 잃고 어린 나이에 홀로 낯선 미국 땅에 던져진 어린 소년이 생존을 위해, 당시 시대적 상황에 부합하는 악에 접근하는 방식과 결합하여 성장한 불행한(?) 인생 성공의 스토리텔링을 바탕으로 한 서사극이라는 것에 주목하게 하면서 복잡한 생각을 더듬어 보게 한다.(강화석)
https://www.abcn.kr/news/articleView.html?idxno=856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