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MBC, SBS, tvN, JTBC, MBN 등 국내 방송사에서 연간 제작되고 있는 예능 프로그램은 어림잡아 200개 내외, 이중에 시청자와 광고주들에게 꾸준하게 인기 있는 대표적인 프로그램은 KBS 2TV ‘1박2일’과 ‘슈퍼맨이 돌아왔다’, MBC ‘나 혼자 산다’와 ‘놀면 뭐하니’. SBS ‘미운 오리새끼’와 ‘동상이몽’ 그리고 흥행 보증수표 백종원이 출연하는 ‘골목 식당’과 ‘맛남의 광장’, tvN ‘삼시세끼 시리즈’와 시청률과 상관없이 만인이 좋아하는 유재석, 조세호의 ‘유 퀴즈 온 더 블록’ 등이다.
이처럼 방송사마다 시청자와 광고주들에게 인기 있는 프로그램들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시청자 트렌드를 이끌며 예능 부문의 강자로 인식되고 있는 프로그램과 방송사는 tvN이다.
그렇다고 tvN의 예능 프로그램 모두가 흥행에 성공하지는 않는다. SBS, KBS, MBC 등에 비해 광고와 협찬의 주체인 광고주들로부터 우선적으로 주목을 받고는 있지만, 흥행과 수익적인 면에서 프로그램 별로 빈익빈부익부가 존재하며, 이는 KBS, MBC, SBS, JTBC, MBN 등도 마찬가지이며, 2018년 '효리네 민박'과 2019년 '캠핑클럽'으로 반짝한 JTBC는 '아는 형님' 정도가 주말 토요일 예능 5위권 안에 들어가 있는 정도이다.
플랫폼이 다양화되고 있는 디지털 시대에 시청률이 흥행의 척도는 아니지만, 방송사와 제작진 입장에서는 무시할 수 없는 흥행지표가 시청률이기도 하다. 파일럿 프로그램의 경우, 1회 첫 방송이 시청자들의 눈밖에 벗어나면 거의 반등의 여지가 없다.
하나의 예능 프로그램이 선보이기 위해서는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 연출, 촬영, 음향, 조명, 진행 등과 같은 기본적인 제작 구성 요소뿐만 아니라 PPL(Products in Placement)도 제작 비용 충당과 방송사 수익에 중요한 부문으로 작품 소개서가 나오자마자 가장 먼저 시작되는 방송사의 중요한 마케팅 활동이다.
오늘은 제작에 필요한 수많은 제품들 가운데, 야외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서 자주 등장하는 자동차, 그 중에서도 SUV에 대한 이야기이다.
KBS 2TV 1박2일과 슈퍼맨이 돌아왔다, MBC 나 혼자 산다, SBS 런닝맨 등과 같이 야외 이동이 잦은 프로그램에서 극중에 연기자들이 주로 타고 다니는 자동차는 25인승 콤비 버스, 그랜드 스타렉스 또는 카니발과 같은 승합차, 중대형 SUV이다.
이중에서도 25인승 콤비 버스와 그랜드 스타렉스 또는 카니발은 방송사와 제작진 이동용으로 계약된 렌터카 업체에서 빌려서 출연자와 제작진 이동용으로 사용하고 있지만, 출연자가 탑승해 촬영에 사용하는 중대형 SUV는 현금 또는 현물협찬을 통해서 조달하는 편이다.
방송사 입장에서는 어떤 제품보다 극중에 눈에 띄는 SUV에 대해 현금협찬으로 진행하고 싶어하지만, 예능 프로그램에 대한 자동차 브랜드들의 제작 협찬 또는 협조는 드라마에 비해 낮은 편으로, 본 촬영 4~5일전에 이루어지는 촬영 현장 최종 답사 후에 정해지는 자동차 사용 유무는 회당 5천만 원 내외인 현금협찬으로 진행할 시간이 부족한 경우가 많아 현물협찬 또는 렌터카로 촬영에 사용되는 경우가 많은 편이다.
촬영에 필요한 SUV는 평균 1~2대, 현금협찬이 병행되지 않으면 대부분 제작진은 수입차 브랜드 모델보다는 국산차를 선호하는 편이며, 르노삼성자동차 QM6, 쉐보레 트래버스, 쌍용자동차 렉스턴 시리즈, 현대자동차 산타페, 기아자동차 뉴 소렌토 등이 예능 프로그램 속에 자주 등장하는 단골 SUV들이다.
이중에서도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의 SUV 포함 세단은 현금협찬이 병행되지 않으면 제작진이 선호하지 않는 편으로, 자사 모델에 승차 정원을 가득 채우면 화면에 실내가 좁아 보인다는 이유로 현물협찬도 비협조적이고, 또한 촬영 일정에 임박해 의사결정을 하는 경우가 많은 두 브랜드 방송 부문 PPL 대행사인 이노션의 느려터진 업무도 한 몫을 한다.
르노삼성자동차, 쉐보레,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외에 대부분 자동차 브랜드는 방송용 차량을 별도로 운용하고 있지 않으며, 유일하게 르노삼성자동차와 쉐보레 브랜드만이 협찬 또는 협조 요청이 있으면 긍정적인 시각으로 적극 지원하고 있다.
시청률이 극과 극을 달리는 요즈음 예능 프로그램 가운데, 비교적 안정적인 10% 내외의 시청률을 가진 KBS 2TV 1박2일(이하, 1박2일)은 여행 프로그램 특성상, 도심을 벗어나 전국 방방곡곡을 찾아 소개하는 촬영이 많아 SUV 사용이 잦은 편으로, 시즌3부터 극중에 가장 많이 등장한 SUV는 르노삼성자동차 QM6이며, 시즌4 들어서면서 쉐보레 트래버스가 자주 등장하는 편이다.
1박2일은 SUV를 가진 자동차 브랜드가 관심을 가지는 프로그램으로 지난해 12월부터 시즌4 첫 회에 등장한 쉐보레 트래버스 이후, 대우버스 40인승 리무진 버스, 르노삼성자동차 QM6,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의 베뉴와 뉴 소렌토가 출연하였으며, 참고로 현금협찬시에 자동차 PPL 금액은 회당 5천만 원이다.
유심히 살펴 보면 멤버들이 2팀으로 나뉘어 5인 이하 탑승 시에는 QM6, 6명의 멤버가 탑승 시에는 트래버스가 주로 등장하는 것을 볼 수 있다.
2018년 ‘시즌 1’부터 수요일 밤 시간에 시청자들의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전 국민 로드 버라이어티 퀴즈 쇼인 유재석, 조세호 주연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도 SUV가 등장했는데, 지난 4월 방영된 51회에는 쉐보레 콜로라도가 노량진 수산시장 드라이브 스루 먹방에 등장했으며,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메인 MC들의 이동 수단으로 포니, 티코, 포르쉐 968, 티뷰론과 같은 옛날 자동차들이 등장해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기도 했다.
지난해 추석 특집 편 이후 고정 프로그램으로 흥행 보증수표인 백종원이 출연하는 SBS ‘맛남의 광장’은 지난해 추석 특집 파일럿으로 처음 제작에 들어갈 당시에 자동차 PPL 현금협찬 규모는 2천만 원으로, BMW가 선 진입 하였으나, 광고주들에게 상도가 없는 편인 SBS가 6천만 원을 배팅한 재규어랜드로버로 변경하였으며, 고정 프로그램으로 편성된 올해도 억 대의 돈을 들여 재규어랜드로버가 자사 모델들을 방송에 노출 중이나, 그 효과는 광고주 기대와 달리 비용 대비 그리 높은 편은 아니다.
최근 방송가에서 트롯 열풍을 일으킨 미스 트롯의 후속 작품인 미스터 트롯에 쌍용자동차가 현금협찬 1억 원과 G4 렉스턴 1대를 협찬하였으나, 자동차 브랜드들로부터 현물협찬 조차도 외면 받는 TV조선에게 눈뜨고 코 베이며,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시기에 홍보마케팅 효과는 전무한 비싼 수업료를 지불하기도 했다.
위에서 언급했던 프로그램 외에도, MBN ‘자연스럽게’ QM6, MBN '드루와' 트래버스, KBS ‘악인전’ QM6, KBS ‘편스토랑’ 시트로엥 C5, MBC 에브리 원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QM6, MBC ‘나 혼자 산다’ 랜드로버 디스커버리 JTBC ‘효리네 민박’ 볼보 XC 시리즈, 채널A ‘도시어부’ 인피니티 QX60, tvN ‘일로 만난 사이’ 쉐보레 콜로라도, tvN ‘삼시세끼’ 기아자동차 셀토스, SBS 집사부일체 랜드로버 디스커버리 등이 예능 프로그램 속에 지금까지 등장했던 SUV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