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강효숙 Aug 19. 2024

‘순간을 담고 인생을 담는 추억’

   부제 : 21세기에 만학 이야기를 전하는 20세기 샐러던트 

10. 뜻밖의 여행 


행복은 부도 명예도 학벌도 아닌 따뜻한 관계가 행복을 결정한다고 했다. ‘있는 그대로의 나’는 받아주는 가족과 친구, 동료 이웃들만으로도 충분히 행복을 찾을 수 있다고 했다. 외형적 조건보다는 가까운 이들과 함께 쌓아 가는 따뜻하고 의지할 수 있는 관계인 것이다. 할 일이 있고, 사랑하는 사람이 있고, 희망이 있다면 행복한 사람이다. 개인 중심의 행복과 성공에 집착하기보다는 다른 사람을 도우며 너와 내가 모두 잘되는 관계만이 개인의 행복과 조화로운 사회를 만들어가는 지름길이라고 한다.


  생각지도 안 했던 아들 식구와 함께 하와이 여행을 10박 11일을 떠나게 되었다. 이번 여행은 아들이 엄마를 위해 준비를 했다고 한다. 아들 부부는 하와이로 신혼여행을 왔었고 그 후에 애들과 함께 왔던 곳이다. 하와이는 신혼부부나 중년 부부, 노부모를 모시고 오는 조용한 곳이다. 특별히 비즈니스 클래스로, 라운지에서 식사하는 여유와 기내에서 서비스 제공을 밭았던 좋은 경험을 하게 되어서 행복했고 고마웠다. 하와이는 9시간이 걸리는데 호놀룰루 공항에서 2시간 대기후 마우이까지 30분 걸리고 도착 후 자동차로 호텔까지 30분 걸렸다.     

나는 여행을 할 때, 창가 자리를 좋아한다. 하늘을 날며 구름과 산과 바다를 보는 즐거움이 있다. 태양이 비친 강줄기가 거대한 용의 움직임 같다. 하늘과 땅을 넘나들었던 흔적을 느끼고 텅 빈 듯 가득한 우주 에너지에 내 가슴을 맡겨 본다.     

여행은 교육이다. 미지의 세계를 경험하게 되고 새로운 문화에 눈을 뜨고, 평소에 우리가 가진 선입권이나 편견에서 벗어나 새로운 세계와 접목하게 된다. 인생과 여행이 서로 연관성을 지니고 있다는 간접증거다. 여행을 통해 더욱 풍요롭고 여유가 있는 삶을 누릴 수 있다.

      

‘페어몬트 키우라니 마우이’는 (Fairmont Kea Lani, Maui) 아름다운 정경과 화려한 와일레라 지역의 폴로 해변에 있는 최고급 리조트로서 열 대의 정원에 둘러서 쌓여 있으며 바다가 있다. 호텔은 유럽풍 흰색 건축물로 둘려 있고 그 안에는 수영장이 여러 풀로 되어 있고 우리는 그 둘레를 벗어나서 해변 옆에 잔디로 구성되어있는 단독 빌라 익스피리언스(Experience)에서 3박을 하기로 했다. 개인 풀장과 2층으로 고급스러운 실내 장식이 갖춰져 있었다.


며느리는 11일 동안 통역하며 식사와 나를 포함한 아들 부부와 손자, 손녀 5명을 신경 쓰느라 고생이 많았다. 나는 2층 방을 사용했는데 해변의 바다와 석양의 노을이 너무나도 아름답고 평온했다. 아침마다 조식 뷔페를 먹을 때 많은 새들이 날아와서 음식을 쪼아먹고 자리를 먼저 차지하고 있었지만, 그들은 새들과 같이 공유하며 지내고 있다. 식사 후 수영장에 있는 카바나(cabana) 비치를 빌려서 사용하는데 수건도 구비되어있고 음료와 음식도 주문하면 배달이 된다.     


 외국인 중에 비대한 분들이 많아 내 몸매가 뚱뚱하지만, 용기를 내어 수영했다. ‘워터슬라이드’ 미끄럼틀로 돌아서 내려오는데 긴장감이 있어서 재미가 있었고 애들이 너무나 즐거워했다. 마우이는 주로 수영장과 해변에 거닐고 휴식하려고 오는 휴양지다. 우리 역시도 많은 섬을 구경하기보다는 좋은 공기와 분위기 속에서 애들과 함께 대화를 나누며 할머니와 함께 정을 나누기 위한 여행이었다. 애들은 3일간 수영장에서 놀았고 저녁에는 빌라 안에 있는 풀장에서 수영하고 지냈다.  

   

 나는 며느리가 가져온 ’자기 앞에 생‘ 장편소설 책을 읽었는데 콩코드 상을 두 번이나 받은 ’로맹 가리’ 작가이다. 가명은(에밀 아자르) 그가 입에 권총으로 자살한 후에 본명이 알게 되었다. 두 번이나 상을 받을 때도 나타나지 않았다. 열흘 동안 틈나는 대로 읽었다. 너무나 감동을 준 책이었다. 그가 부모 없이 로마 아줌마에게 보호받으면서 사랑을 받게 되고 그 사랑을 끝까지 지켜내는 가슴 뭉클한 소설이었다. 그 책을 통해서 사랑 없이 살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마우이에서 3박을 지내고 호놀룰루 공항으로 오는데 1시간 20분을 4겹으로 줄을 지어서 절차를 마치고 호놀룰루 공항에 30분 걸려서 도착했다. 트럼프 와이키키 호텔에서 6박 7일을 지내기로 했다. 우리는 한국 음식이 그리워서 김치찌개, 비빔밥을 먹으니 좋아했다. 고국의 음식은 늘 그립다.  

   

아침마다 조식 뷔페를 먹을 때 이곳은 일본인들이 많았고 일본 식당들, 회사들도 있었다. 오후에는 호텔 옆에 있는 와이키키 해변으로 가서 수영하는데 해변 주변에는 등대 나무 아치와 시멘트 탁자와 의자들이 비치되어 있었다. 초록빛을 띤 바다와 파란 하늘이 어우러져 아름다웠고 잔잔한 물결이 애들이 수영하기에 너무나 좋았다.      

저녁 식사는 유명한 레스토랑을 소개받고 갔는데 고기가 부드럽고 소스가 독특해서 맛이 좋았고, 애피타이저와 서비스가 좋았다. 다음 날 아침에 며느리와 함께 직접 굽는 빵집을 갔는데 줄을 지어서 기다리다 사 왔다. 맛이 좋고 부드러워 애들도 좋아했다. 오는 길에 수로가 있고 양옆에는 가로수 나무 들이 색상이 선명하고 아름답게 피어있었다.


 식구들과 함께 쇼핑하기 위해 와이 켤레 아웃렛과 쇼핑몰을 구경하는데 내가 허리 아파 걷기가 힘들어서 가지 못하고 내 옷들과 애들 선물들을 구입하고 부근에서 식사하고 호텔로 왔다. 날마다 아들 부부와 애들과 함께 식사하고 대화하면서 보내게 되니 나에겐 귀한 시간인 것 같다. 아들이 자상하게 챙겨 주는 섬세함이 순간마다 행복하고 며느리도 고마웠다. 아들과 함께 긴 여행은 처음이다. 혼자 사는 것이 익숙해진 나에겐 불편하게도 했다.     

 크로스 여행을 예약하고 준비된 이동 버스를 타고 갔는데 다양한 사람들이 많고 뷔페와 레스토랑으로 꾸며져 있었다. 두 시간 동안 하와이 원주민들이 나와서 노래와 다양한 춤으로 보여주며 색다른 광경이 다채롭고 춤을 통하여 그들의 문화를 엿 불 수가 있었다 아들 부부와 손자 손녀와 함께 11일 동안 보냈던 일들이 나에겐 잊지 못할 추억이고 우리 애들도 많은 기억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한국 오기 전에 코로나 검사를 마친 후 도착해서도 코로나 검사를 하고 집으로 왔다. 아들은 피곤 한데도 우리 집까지 데려다주고 갔다. 집에 돌아오니 화분들이 시들 어제 있고 짐 들을 정리하는데 갑자기 내 마음이 울적하고 나도 모르게 소리 내어서 울어 버렸다. 혼자서 태연하게 지내 왔는데 어찌 된 일일까? 갑자기 혼자 있는 두려움이 내 마음을 흔들어 놓았다. 이것이 인간의 본 모습이 아닐까?


함께 있었던 시간이 가족들의 사랑과 그리움으로 복받쳐 온 것 같다. 텅 빈 집에 혼자라는 것이 무서웠다. 나약한 내 모습을 발견했다. 뜻밖의 여행으로 인하여 많은 사랑을 받았고 가족의 정을 느끼며 훈훈했던 일들이 나에겐 귀한 선물이었다. 

    

오늘도 나만의 프레임 속에 저녁노을이 익어가는 것처럼 익숙해 가는 나의 일상이 때로는 외롭고 슬퍼지기도 하지만 세월과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인생에 혜안도 나의 여유로움에 감사함을 느끼며 산다. 일상들이 비록 외롭지만, 나의 주어진 삶 속에 기도하고 감사한 마음으로 봉사하며 나의 길을 가고자 한다. 

작가의 이전글 ‘순간을 담고 인생을 담는 추억’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