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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효숙 Oct 14. 2024

‘순간을 담고 인생을 담는 추억’

   부제 : 21세기에 만학 이야기를 전하는 샐러던트 

 14. 내면의 갈등     

 사람의 기억이란 시간이 흘러 희미해지기는 해도 잊어버리지는 것이 아니다. 기억 저편에 각인되어 있을 뿐 봄날의 따스한 바람이 냉이꽃 위로 내려앉는다.


차가운 바람을 데리고 스쳐 간 시간을 응시하며 맡겨본다. 지는 해가 안타까워 살아 있는 모든 그것들 속에 생의 간절함이 그대의 푸르던 모습을 가슴에 두고 행복했던 일, 아름다웠던 가을 색처럼 내 품에 담고 싶다.  

    

 오늘도 태양은 느긋하게 내려앉아 강렬한 빛을 쏟아붓는데 나는 흘러간 물결 앞에 고개만 숙어진다. 마음 밖의 시선에 내면에 갈등을 내 마음 안에서 의미를 찾아가라는 건지 생각만 깊어진다.    

 

가끔은 남몰래 숨어서 운다. 이 세상 어디에도 어려움은 다 있다. 공연히 그 사람의 얼굴을 떠올리며 가을바람 스치고 쓸쓸한 내 가슴에 옷깃 한 자락 적셔 햇살에 널어본다.   

  

내려놓는다는 그것은 다시 일어선다는 것. 독립적인 나만의 스스로 빛을 낼 수 있는 홀로 서는 것이다. 언제나 뒤돌아보는 과거, 현재, 미래, 그 시간의 흐름 속에 저마다 살아간다. 삶이란 현재 시각으로서 항상 도래되지 않은 내일, 아직은 오지 않는 미래의 영역, 그 내일을 영원한 것으로 꿈꾸며 오늘도 살아가는 것이다.   

  

이러한 시간 흐름에 내맡겨진 인생, 유한의 실존을 직시하고 그 속에 무상을 현상으로 수용한다. 세월 따라 쇠락하게 될 수밖에 없는 심신에 기운을 채우면서 살아간다. 인생이 무상하지 않고 항상 할 수 있다면, 많은 인간사의 모순과 충돌이 있겠는가! 이 모든 것이 신의 의도라면 신이 인간에게 베풀어준 최고의 축복이며 아름다운 선물, 섭리일 것이다.  

   

저만치 바라보이는 인생 고갯길과 그 이후 도래될 수 있는 삶의 아름다움을 소중히 여기며 산다.      

온 집안에 가득 매운 커피 향이 울적한 마음이 갈등으로 억눌렸던 내 가슴을 안아준다. 이것이 행복한 순간이다.     

사람은 수명이 다해서 죽는 것이 아니라 사명이 다할 때 죽는다고 한다. 사망자는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의 인생은 하나님이 공급하시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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