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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현숙 Feb 28. 2023

다시 학생이 되다

공부는 내가 즐길 수 있는 취미이다


2023년, 세종 사이버대학 문예창작학과 3학년에 편입했다. 글쓰기를 좀 더 잘하고 싶다는 작은 소망이 나를 학생이 되도록 이끌었다.


60세의 나이에, 간절히 가고 싶었지만 이런저런 핑계로 갈 수 없었던 그 길을 향해 용기를 낸 내게 신의 가호가 있을 것이라 믿는다. 그 2년의 시간 동안 내 글쓰기의 실력이 쑥쑥 자라나 있을 것이라는 희망도 함께.


듣고 싶었던 강의여서 인지 전공과목으로 선택한 5과목은 하나같이 가슴을 뛰게 한다.

{글쓰기의 이해,  드라마대본의 이해, 문예창작첫걸음, 소설창작론, 작가수업ㅡ작가에게 배우는 글쓰기}

과목명만 들어도 멋진 글을 써낼 듯한 저런 공부를 내가 하고 있다.


부하기에 쉽지 않은 나이라는 건 사실일지도 모른다. 주변에서도 "그 나이에 공부를 한다고? 대단해"라고 하는 말이 진짜 대단하다는 말 이라기보다는 비웃는 말로 들리기도 하는 걸 보면 보편적인 상황은 아닌 것이 사실이기에 그렇게 느끼는 것이리라.


많이 늦었을 수도 있다. 60이라는 나이가 지금까지 살아온 날보다 지구여행을 마치고 돌아갈 날이 더 길지는 않다는 것은 누구라도 생각할 수 있을 테니까. 


그렇다면  공부라는 생각을 하지 않으면 어떨까? 그냥 취미생활이라고 생각하고 여가가 있을 때마다 강의를 듣고 자료를 보고 시험에 스트레스받지 않는다면 즐겁게 해낼 수 있을 것 같다. 틈틈이 강의를 들을 때마다 방전된 핸드폰이 충전되듯 솟아오르는 글쓰기 열정에 무엇이라도 끄적이게 된다. 그것이 때로는 한 편의 에세이로 마무리될 때도 있다.


그러니 나에게 공부는 그저 그런 일상을 특별하게 만들어 주는 취미이다.

도매시장에서 자영업을 하는 나의 일상은 남들보다 좀 이른 저녁을 먹고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가 남들이 겨우 잠들었을 때 일어나 출근을 한다. 밤새일하고 아침 8시쯤 마치면 직원들을 퇴근시키고 장부정리를 하고 수금을 한 후에 두어 시간 휴식을 취하고 다시 다음날 주문받은 것들과 판매할 물건들 조달을 위해 이곳저곳 체크 하는 것으로 끝난다. 그야말로 다람쥐 쳇바퀴 돌리듯 거의 반복적으로 돌아가는 것이 나의 일상이다.


그 일상에 끼워 넣은 나의 취미생활은 그래서 더 특별하다. 그 특별함이 새로운 날들을 맞이하는 에너지가 되어주기 때문이다.


지금 내 나이가 공부하기 늦은 나이라면 취미를 살리기에는 가장 좋은 나이 일지도 모른다.

남들이 골프를 치고, 등산을 하고, 헬스모임을 할 때 나는  공부하고 글을 쓰는 학우들과, 젊고 멋진 교수님들과 커뮤니케이션을 하며 실력을 쌓아가는 공부라는 취미활동을 한다.


내게 딱 어울리는 취미, 가장 즐겁게 할 수 있는 취미, 어쩌면 내 생의 마지막 에도 붙잡고 있을 취미, 그것은 책상 앞에 앉아 컴퓨터 강의를 듣고 자판을 두드리며 한 자 한 자, 한 문장 한 문장 멋진 글들을 찾고 조합하는 일이다.


그래서 나는 다시 학생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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