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꾼이 해서는 안 되는 말
저 손님은 안 왔으면 좋겠어!
장사꾼의 입에서 절대 나오면 안 되는 말이 있다.
'너무 힘들어 자잘한 거래처 몇 개만 딴 데로 갔으면 좋겠어' 이런 말을 했다가 크게 후회한 적이 있다.
물론 장사로 성공이라는 결과를 얻을 마음이 없다 면 이런 조언이 필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어떤 장사든 자신의 자본을 투자해서 작든 크든 사업을 시작할 때의 마음은 모두라고 말해도 좋을 정도로 큰돈을 벌고 싶은 마음으로 시작할 것이다. 그랬으면서도 어느 정도 궤도에 올라 먹고사는 일이 걱정이 없을 때쯤 마가 끼이는 것처럼 거드름을 피울 때가 있다.
재작년 겨울이었다. 겨울 5개월쯤 벌어서 1년을 먹고살 정도로 겨울이 면 내장사는 폭발적인 매출이 일어난다. 두 명의 직원과 남편과 나, 4명이서 새벽 8 시간 동안 정신없이 일을 해야 한다. 전화기가 불이나고 시장 안에서만 물건을 나르는 2대의 라보 트럭의 가스 충전을 이틀에 한 번씩 해야 할 정도다.
전날 밤까지 미리 들어온 주문서를 작성하기 위해 밤 12시에 나는 출근을 한다. 남편은 밤사이에 입고되는 물건을 받아 쌓아 놓고 직원 2명은 새벽 1시에 출근을 한다.
주문서 작성 중에도 전화벨은 계속 울려댄다. 출고시킬 주문서 작성이 끝나기도 전에 물건을 먼저 실어 주어야 할 경우도 많다. 그 바쁜 사이에 선주문도 없이 갑자기 전화해서 갈 시간이 다 되었으니 빨리 먼저 좀 실어달라거나 단가 좀 내려달라며 전화를 끊지 않는 손님은 짧게 생각하면 장사의 방해꾼이다. 그런 손님 들은 정말 노땡큐다. 그때는 서슴없이 -제발 그 손님은 안 왔으면 좋겠어- 그 말을 내뱉고 만다.
그러나 물이 들어왔다가 시간이 되면 빠져나가듯이 어느 순간 거짓말 같이 매출이 줄어드는 순간이 온다. 정직원 한 사람만 두고 임시직원은 다음을 기약하고 내보내게 된다. 차츰 줄어들던 일은 결국 한 사람이 다 소화할 만큼 되었다가 또다시 한 사람도 놀면서 하는 시기까지 오고야 만다. 그때는 당장 해결해야 하는 월급과 임대료. 부대비용을 겨울 동안 힘들게 벌어놓은 돈으로 해결할 수밖에 없다. 그제야 진상손님이라고 생각하고 푸대접했던 손님들이 생각난다. 그때 그분들께도 좀 더 친절하게 해서 조금이라도 매출을 올렸어야 했다는 후회가 밀려오는 것이다. 그러나 이미 때는 늦었다.
소득 없이 알토란 같은 돈을 빼먹으며 살아야 하는 6개월은 너무 길다. 그 기간을 살아내기 위해서 숨겨진 모든 친절을 포장해 표현해 보지만 소득을 올려주는 역할은 하지 못한다.
장사꾼에게 안 와서 좋은 손님은 없다. 손님을 두고 -제발 저 손님 좀 다른 데로 갔으면 좋겠어- 이런 말은 하지 말자. 장사꾼의 마음은 말하지 않아도 손님에게 전달된다. 하물며 내뱉은 말이야 말해 무엇하겠는가? 그 말을 정히 하고 싶다면 장사를 그만 두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