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 방법을 바꿔봐

소비자의 구매욕구 따라가기

by 강현숙

불경기, 코로나사태 이후 매출이 급감하고 있음을 체감하고 있다. 코로나 자유시대를 선언하고 주춤했던 매출이 정상을 찾을 줄 알았다. 그런데 도무지 이전의 매출만큼 오르지를 않는다.


직원 월급과 가게월세, 기타 부대비용들은 하나도 줄지 않는데 매출만 준 것이 너무 힘겨웠다. 그렇다고 규모를 줄일 수가 없어 허덕이고 있을 때 우연히 보았다. 택배차량의 분주함을... 일하는 시간대가 새벽이라서 새벽시간대 배송 되는 물건들이 적지 않음을 느낄 수 있었는데 그중에도 조리된 식품이나 반조리 제품이 새벽시간대에 많이 배송되고 있었다. 사람들이 먹지 않는 것이 아니었고 다만 구매방법이 바뀐 것이었다. 10여 년 동안 해온 장사를 처음의 방식 그대로(원초나 1차 생산물 유통) 유지하면서 구매자들의 요구를 따라가지 못한 것이 매출의 정체를 만든 것이라는 판단을 했다.


남편과 유지비정도 간신히 나오는 지금의 상황탈출방법에 대해 상의를 하다가 새벽시간대에 뛰어다니는 배송기사들과 밤시간까지 일하는 배달의민족에 연결되어 판매하는 배달전문 음식점들을 거론하며 방법을 바꿔보자는 결론에 이르게 되었다. 그 결과 인터넷 사이트를 개설하고 통신판매 신고를 하고 무엇을 팔 것인지 고민을 하게 되었다.


나이 60 이 되도록 김장한번 직접 담그지 않는 삶을 살았다. 장사에 매어 남들 먹을 재료들만 파느라고 나와 가족이 먹을 음식 만들 시간이 없었다. 그렇게 살았던 나는 장아찌 종류를 만들어 팔아보겠다고 장아찌로 담글만한 재료들을 사다가 시험 삼아 담가보기로 했다. 시식을 위해 몇 통을 들고 시장상인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누구는 싱겁다 하고 누구는 식초맛이 강하다 하고 누구는 달다고 하였다. 그러나 모두의 입맛에 맞출 수는 없었다. 다시 비율 조절을 하여 신맛과 단맛을 줄였다. 싱거움은 요즘 추세에 맞추어 짜게 하지 않았다. 다시 몇 분에게 돌리니 먹을만하다고 했다. 그쯤에 동창 모임이 있었다. 몇 통을 들고 가 식사시간에 내어 놓으니 맛있다며 인기가 좋았다. 그 후 네이버판매사이트에 올렸다. 요즘 정보 활용이 간편한 밴드에도 올렸다. 하나둘 구매자가 생기더니 재구매와 지인들 소개가 이루어졌다. 그러다 어느 날 또 주춤했다. 이유는 종류가 다양하지 않다는 거였다. 장아찌 5종세트 만 가지고 하려니 한계가 있었던 것이다.


또 다시 매출을 올리기 위한 고민에 빠졌다. 그때 어느 분이 간장게장을 담가달라고 했다. 자신이 없었지만 솜씨 좋다고 소문난 친정 엄마가 계셨다. 믿는 구석이었다. 해보겠다고 대답하고 엄마께 전화하여 조리법을 여쭈었다. 20여 가지의 재료로 육수를 내고 그 육수에 비율을 맞추어 간장을 만드는 방식이었다. 엄마의 레시피 그대로 하니 좀 짜다는 느낌이 들었다. 간조절을 했다. 주변의 어른들께 맛 좀 보아달라 하니 하나같이 맛있다고 하셨다. 꽃게를 구입해 깨끗이 세척 후 간장을 부어 숙성을 시켰다. 이틀간 숙성 후 마무리를 하여 배달해 드렸더니 한마디로 난리가 났다.

"언니! 어떻게 저런 맛을 냈어?"

처음엔 장난인 줄 알았다. 입에 안 맞다고 투정하는 줄 알았다.

"언니, 온 식구가 비리지도 않고, 짜지도 않고, 맛있다고 한통이 그 자리에서 다 없어졌어, 한통 더 담가줘 봐"


두 번째도 너무 맛있었다는 답변을 들었다. 용기가 났다. 이번엔 전복장과 새우장에 도전했다. 그리고 맛보기로 꽃게장을 팔아준 그 동생에게 주었다. 맛이 흠잡을 데 없다는 과찬을 들었다. ㅎㅎ


장아찌를 올렸던 사이트에 신규 메뉴로 올렸다. 주문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지금은 단골들도 생기고 주변에 선물로 보내달라는 주문까지 받고 있다. 안 먹어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먹은 사람은 없는 그런 메뉴가 될 것 같다.




경기가 어렵다고 아주 먹지 않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이번에 알았다. 그사이에 구매방법들이 달라져 있었던 것이다. 재료를 구입해 직접 만들어 먹는 방식에서, 조리된 제품을 매장에 가서 구매해 먹는 방식으로, 또다시 조리된 식품을 집에 앉아 받아먹는 시대로 바뀐 것이다. 인력의 전문화와 고임금 시대에 모두들 고급인력이 되었다. 재료손질하고 양념해서 숙성시키는 과정까지 임금으로 계산하면 사 먹는 것이 훨씬 싸다는 결론이 나온다. 맛도 엄마표 보다 전문가의 손맛이 시대에 부응하는 듯하다. 이런 추세를 지금이라도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 참 다행이다.


무언가 익숙했던 것을 바꾼다는 것이 정말 어렵다. 그러나 용기 내어 바꾸기를 시도해 본다면 침체된 개인의 경기를 조금은 활성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생겼다. 덕분에 6개월 정도를 편히 쉴 수 있는 시간들이 없어졌다. 하지만 적지 않은 직원의 월급과 기타 부대비용 정도는 걱정하지 않게 되었다.




장사는 물이 흘러가듯 그냥 흘러가면 되는 것이 아니다. 사회의 변화에 따라 바꿀 것은 바꾸면서 앞서가지는 못할망정 따라는 가야 한다는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다.



매거진의 이전글물 들어올 때 배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