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억 그지, 12

진숙과 광철의 기대감

by 강현숙


진숙은 봉수 씨를 병원에 남겨두고 오면서 생각보다 일이 잘 풀릴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형님이 병원에 입원했다고 말하는 순간 달려온 봉수 씨를 보거나, 봉수 씨를 보고 눈물을 흘리는 형님이나 이미 뭔지는 몰라도 두 사람 사이에 무언가 있다고 느꼈다. 그 무엇이 진숙의 마음을 부풀게 했다.


"형님 하고 봉수 씨 더는 우리가 애쓰지 않아도 될 것 같죠? 형님 엄청 힘들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쉽네요. 호호"

"그러게 사람 속은 모른다더니 형수님이 누구를 좋아할 줄은 생각도 못했어, 봉수형님한테 애좀 쓰라고 할 참이었는데 형수님이 봉수형을 더 좋아하는 것 같아, 기분이 좀 그러네"

"당신은! 일이 저절로 풀리는데 좋지 뭘 그래요? 당신 고생하는 거 알고 하늘의 형님이 도와주시나 봐요"

진숙은 동생 진석이 힘들어하는 것을 도와주지 못해 안타 까웠다. 부동산을 한다며 여기저기 땅을 사는 것 같았다. 서해안 개발의 붐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대대로 물려오던 전답을 도시의 자식들이 서로 팔아가려고 안달이었다. 그 땅을 헐값에 사두었다가 개발 구역에 포함되면 몇 배로 뛰어 그야말로 벼락부자가 되는 건 시간문제였다. 진석은 그런 꿈을 꾸고 있었고 진숙도 그 꿈에 동참하여 진석에게 일부를 투자해 놓은 상태였다. 진숙의 식당에 오는 손님 중에도 그렇게 한몫을 잡았다는 사람들이 여럿 있었다. 그런데 진석이 사는 땅은 쉽게 개발구역 안으로 들어가지를 못했다. 몇 개월만 기다리면 한방 터질 게 있다며 기다리라는 진석을 믿다가 이미 투자된 돈에 대한 이자만 눈덩이처럼 불어나 허덕이는 상태였다. 만약에 형님이 주호에게 넘겨주면 주호가 졸업하기 전에 그 돈으로 숨통 좀 틀 것 같았다. 그 시점이 가까워졌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았다.

철딱서니 없이 지껄여대는 진숙을 바라보며 광철은 앞으로의 일을 생각했다. 형수를 봉수형님께 보내면서 가지고 있는 현금과 재산을 모두 주호에게 넘기라고 할 것이다. 비상금으로 어느 정도를 가져가도 꽤 많은 재산이 남겨질 것이다. 주호는 아직 고등학교를 졸업하려면 2년의 시간이 있으니 그동안 그 돈을 빌려 쓰고 주호가 졸업한 후에 돌려주면 자신들의 형편도 좋아질 것이다. 봉수형님이 형수에게 장난치는 것이 아님을 안 이상 형수가 가진 것을 다 놓고 간다고 해도 지금보다는 훨씬 풍족한 삶을 살 것이다. 형수에게 미안해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형수가 자기 부부에게 고마워해야 할 일이다. -이런 것이 누이 좋고 매부 좋고 라는 거구나- 생각을 하며 흐뭇해했다.

"그나저나 형수님 올 때까지 임시로 설거지할 사람 구해야 하는 거 아니야? 당신 혼자 너무 힘들잖아? 봉수 형님댁으로 들어가면 형수 일 안 시킬 텐데 미리 적당한 사람 알아보던지..."

"그러게요. 그래야 할 것 같아요."

진숙 부부는 복순 씨가 이미 재가라도 한 듯 다가올 시간들 까지 대책을 세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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