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말, 대여섯 번의 인터뷰와 촬영으로 대구 kbs에서 제작한 k-장녀연대기에 출연을 하게 되었어요. 얼마전, 24년 2월 11일 오전 11시에 전국방송으로 전파를 탔지요. 각지에 살고 있는 6명의 장녀들을 따로따로 촬영을 하고 한 번의 전체모임으로 마무리가 되었는데 완성작이 어떻게 만들어졌을지 저도 많이 궁금했었어요.
방송을 보면서 울컥하더군요.
촬영할 때도 느끼지 못했던 60 평생을 나를 짓누르고 있던 삶의 무게의 실체가 무엇이었는지 방송을 보면서 비로소 깨닫게 되었던 것 같아요.
운명처럼 내게 주어진 장녀라는 위치, 그 부담을 60년을 제 어깨에 짊어지고 살았던 것이지요.
다른 나라에서도 장녀니 장남이니 이름 지어놓고 한 개인에게 그리도 큰 책임감을 강요했는지 궁금해지기도 했어요.
이번 k-장녀연대기는 80대의 장녀부터 30대의 장녀까지 세대별로 6명의 장녀들이 출연해 장녀로서 지나간 삶을 이야기했는데요. 내삶만 힘들다 느낀 감정이 좀 사그라든것 같아요. 대한민국의 장녀로 태어난 대부분의 사람들이 저만큼 아니 저보다 좀더 무거운 짐을 진듯 그렇게 살아왔음을 알게 된것이 제삶의 무게를 상대적으로 가볍게 한 이유였을 거라는 생각을 합니다.
특별히 강조된 책임감을 어린 장녀들의 작은 어깨에 메어놓고 늙도록 풀어주지 않았던 지난 우리 사회의 분위기를 이번계기를 통해서 돌아보게 되었네요.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지지 않을 단어이겠지만 그 위치에 있는 것만으로도 부담을 갖고 살아야 했던 한국의 장녀들을 이해해 주는 차녀, 삼녀, 사녀들이 생겨난다면 장녀들에게 큰 위로가 되겠지요. 그런 기대를 갖고 장녀로서 살아온 제 삶을 덤덤히 풀어보려고요.
모든 K-장녀, 그들의 삶에 위로와 박수를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