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날로그북클럽 두 번째 책

'작지만 확실한 행복'

by 강작
시작한 음악 -
새봄(saevom)_꽃,그대(with 전소현)

하루에도 몇 번씩 일렁이는 마음을 잠재울 수 없어 밖으로 나가게 되는 요즘이다. 온몸에 힘을 쭉 빼고 살랑이는 바람에 마음을 맡기면 스르르 미소가 지어진다. 작은 걸음으로 마을을 빙- 돌아 집 앞까지 와서는 무심코 하늘을 올려다보는데, 곱디 고운 목련이 한 장, 한 장 그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짙은 하늘이 무섭지 않다는 듯 새하얀 치맛자락을 포로록 흔든다. 나는 목이 아프다는 것도 잊고 한 참, 그 모습을 올려보았다. 오늘 밤, 그냥 네 아래에서 잘까.


봄은 이래 저래 나를 가출을 일삼는 위험한 여자로 만들고 있다. 정신을 차리고, 집으로 돌아와 우리의 아날로그북클럽 두 번째 책을 집어 들었다. '귀엽고, 당황스럽고, 웃긴 책. 아, 아, 아- 너무나 사랑스러운 책'. 이번에 고른 책은 바로 무라카미 하루키의 《작지만 확실한 행복》이다. 절판된 책이라 많은 중고 서점을 찾아 어렵게 발견하게 되었다. 책장 앞에 서서 손을 뻗었는데 내 안의 부정의 강작이 불쑥 튀어나왔다. "하루키라고? 제정신이야? 그에 대해 서평을 잘 못 썼다가는 팬들에게 너는 모기 뒷다리처럼 찌부되고 말 거야!" 순간 하루키의 엉덩이에 깔려 보기 좋게 납작해진 내 모습이 눈 앞을 스쳤다. 잠시 뒤 작은 한숨을 내쉬고는 기어코 팔을 쭉 뻗어 책을 꺼냈다.


'작지만/ 확실한/ 행복' 이처럼 명료하고 아름다운 제목이 또 있을까. 처음 이 책을 마주했을 때 역시 제목에 이끌렸었다. 이 세 문구에 내가 원하는 삶이 함축되어 있다고 느껴졌기 때문이다.


'사랑'이나 '행복', '희망', '슬픔'같은 추상적인 감정들이 무엇일까 고민하며 새벽까지 흰 화면 앞에서 펑펑 울며 글을 쓴 날들이 있었다. 그때마다 저 너머이서 나와 닮은 듯한 상담가가 조용히 다가와 나름대로의 답을 내주며 등을 토닥여주었다. 하지만 아직도 나는, 이 오묘한 감정들을 정확하게 정의 내리지 못한다. 다만,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는 말처럼 매일 모든 감정을 느끼며 그들의 존재들을 이해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하루키는 나와 같은 방식으로 행복을 느끼고 있는 것 같았다. 작은 것들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이어나가는 일, 그것이 '행복'일까- 더 이상 묻지 않고 단지 즐기는 일. 그런 글을 깜찍한 그림과 엉뚱하고 재미있는 에세이로 풀어놓았다. 제목 아래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하루키의 가장 작지만 가장 큰 세계-하루키 문학과 그 인간미의 합창. 하루키는 맥주, 땅콩, 두부를 좋아하고 음반 모으기와 야구 응원을 즐긴다. 꿈이 있다면 쌍둥이 자매와 연애하는 것- 그 모든 것이 하루키의 '작지만 확실한 행복의 근원'이다.'


나의 글을 읽는 분들과 편지를 주고받으면서, 나는 그들이 나와 많이 닮았다는 것을 느꼈다. 그래서, 하루키임에도 불구하고, 그래서 모두들 읽었을지 모르겠다는 불안감이 엄습함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소중해서 함께하고 싶다고 용기를 냈다. 하루키가 어떤 속옷을 입는지 알 정도로 이 책을 여러 번 읽고 있은 나와 같은 이가 있을 수 있다는 생각에. 또 처음 접하는 분이라면 더욱이 소소하고 그래서 소중한 삶을 오롯이 느껴볼 수 있을 것이란 생각에 말이다.


하루키의 글에 안자이 미즈마루씨의 '어쩐지 진짜 같은' 삽화들을 만날 수 있다. 이번엔 나도 그림을 시도해볼 계획인데, 알아볼 수 없을까 봐 걱정이지만-.(모두들 너그러이 이해해주시겠..)


어떤 친구가 내게 이렇게 물은 적이 있다. "넌 왜 에세이를 읽어? 그걸 읽는 다고 교훈되는 것이 있니? 그냥 뻔한 이야기뿐이잖아." 그땐 얼굴이 홍당무처럼 빨개지는 성격이었어서 아무 말도 못 하고 집으로 뛰어왔지만, 헐떡이는 내내 이렇게 생각했던 것 같다.


'뻔한 이야기. 뻔한 일상 속에

우리가 찾고자 하는 것들이 다- 녹아있잖아."


그래서 이 책을 함께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아날로그북클럽, 두 번째 가족을 기다립니다>

- 도서 : 작지만 확실한 행복(무라카미 하루키)

- 회원의 역할 : 받은 책을 재밌게 읽고 책 안에 포스트잇으로 마음껏 감상을 적는다. 글도 좋고, 그림도 좋고, 사진도 좋고, 꽃 잎도 좋고, 뭐든. 그리고 다음 사람에게 착한 마음으로 책을 꼭 전달한다.

- 모집 회원 수 :2명

- 모집 기간 :2016.04.02(토)-2016.04.04(월) 3시

- 모집 결과 공지 일자 :2016.04.04(월) 18:30

- 독서 기간 :첫 번째 받으실 분(2016.04.10-2016.04.17) 17일에 다음 분께 택배 전달, 두 번째 받으실 분(2016.04.19-2016.04.26) 26일에 강작에게 택배 전달

- 강작 서평 기고 예상일 : 2016.04.30일(토)

- 신청 메일 : 1006cho@naver.com

- 신청 시 메일에 작성해주실 사항 :

1. 성명 2. 연락처 3. 주소

4. 아날로그북클럽을 하고 싶으신 이유

5. 꼭 다음 사람에게 전달해주실 거라는 약속

(※ 선정이 되지 않으신 분들은 제가 수첩에 다 일일이 적어놓고, 언젠가 답례하겠습니다, 약속..)

(※ 선정되신 분들께는 메일로 자세한 안내드리겠습니다)



강작

2016.04.01

도현씨, 편지가 반송되었어요.

무슨 일 있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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