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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작 Dec 06. 2023

미래의 나야, 우린 잘 해낼 거다

1st 강작의 편지 워크숍 후기

  타임머신을 타고 10년 뒤의 나를 만나 차 한잔 하게 된다면- 나는 그녀에게 무슨 말을 해줄까? 분명 나인데.. 놀랍도록 달라진 미래의 나를 마주한 현재의 나는 아무 말도 못 하고 어안이 벙벙한 표정만 짓고 있을까?


  지난 2023년 10월 28일 저녁 5시, 공릉동에 위치한 작은 마을 책방 지구불시착에서 <To the future, From the future>라는 주제로 첫 번째 편지 워크숍을 진행했다. 1부, 2부로 나누어서 진행했는데 1부에선 편지 쓰기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고 위인들의 오래된 편지를 함께 낭독했고 2부에선 워크숍 주제에 맞게 편지를 쓰고 여러 편지 소재를 가지고 편지 액자를 만들었다.

 

   오후 5시에 워크숍을 시작해서 2시간 동안 진행하는 것으로 계획했는데, 편지 쓰기와 편지 액자 꾸미기에 대한 참가자분들의 열정과 사랑이 넘쳐나 거의 3시간 반이 지나 워크숍이 마무리 됐다. 나는 첫 편지 워크숍 진행이다 보니 긴장도 했을뿐더러 미숙하기도 해서 당시는 참가자분들이 쓴 편지를 읽지도 못하고, 워크숍 설명에만 집중했다. 참가자분들의 편지 액자는 대성공! 하나하나 각자의 개성이 담겼는데 모두 내가 갖고 싶을 정도로 탐나는 리미티드 에디션 작품이 완성됐다.


참가자분들 중에는 아티스트들도 있었는데 그들이 만든 작품은 역시 창의적이다. 수잔 작가님의 작품엔 유령 복순이 있고, 원더풀양의 작품엔 바다 건너 있는 따뜻한 집이 그려져 있다.

   

워크샵이 끝나고 테이블에 올려두고 기념사진을 찍었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진행된 워크숍, 밖은 깜깜. 그래도 10년 뒤 모두 이 날을 기억하겠지?


지구불시착의 그림 천재 택수 사장님 작품과 사진엔 잘 보이지 않지만 윤슬처럼 아름다운 플로리스트 해민의 작품


  이번 워크숍은 '경기청년갭이어 프로그램'의 지원을 받아 진행된 관계로 작품을 전시해야 해서 내가 집으로 모두 가져왔다. 그리고 그제야 참가자분들이 '미래의 자신에게' 보낸 편지를 읽을 수 있었다.



걱정하지 말아라.
우린 어떤 상황이든 최선의 대처를 찾아낼 수 있는 사람이다.
너를 믿고 지금의 내가 됐다. 고맙다.


너무 힘들게 고민하지 마. 알잖아. 별 차이 없어.
차리리 지금 듣는 음악을 한번 더 감아 들어봐.
숨을 들이마시고 내뱉어봐.
잘하고 있어.


무엇을 하든, 어디에 있든 너를 믿고 후회하지 않을 거라는 거,
언제나 네 자리로 잘 돌아올 거라는 거 알고 있으니까.
 


앞으로의 내가 어떤 내가 될지 점점 모르겠는 요즘이지만,
어떻게든 재미있고 행복한 미래일 거야.


You can do it. I will help you!



언제 죽어도 후회 없을 삶을 소중히 살자. 고생 많았어!


아무튼, 잘해왔고 잘 해낼 테니까 믿는다 미래의 나야.


  타임머신을 타고 10년 뒤로 날아가 만난 미래의 나는 카페에 앉아 아무 말 없이 나를 바라보고 있다. 그간 10년 동안 현재의 내가 모르는 어떤 기쁨이 있었는지, 어떤 슬픔이 있었는지 그녀의 얼굴을 가만히 봐도 짐작할 수 없다. 그녀는 아무것도 쓰여 있지 않은 편지지 같다.


  현재의 나는 미래의 나를 본다. 그리고 미소 짓는다. 그러자 그녀도 천천히 미소 짓는다. 마치 2023년 10월 28일 늦은 밤에 미래로 띄운 편지 내용을 이미 다 알고 있는 것처럼.


  살다가 또 두려운 밤이 찾아오면 나는 주문처럼 이번 워크숍에서 쓴 편지 내용을 되뇔 것이다. '미래의 나야. 우린 함께 잘 해낼 수 있어. 어떤 상황이든 행복할 수 있어. 우린 할 수 있어.' 내가 혼자 아님을. 언제나 나와 함께 임을 꺼내 읽을 것이다. 이제야 카페에 마주 앉은 미래의 그녀 표정이 온화해졌다.



  나는 앞으로 강작의 편지 워크숍을 규모와 상관없이 계속 진행해 나갈 계획이다. 편지를 소재로 큰돈을 벌자는 엄청난 포부는 아니다. 그저 편지가 눈에 보이지 않는 아름다운 것을 보이게 하기 때문이다. 나는 그런 것들을 좀 더 자주 보면서 삶다운 삶을 살고 싶다.



  마지막으로 이번 1st 강작의 편지 워크숍 진행에 물심양면 도움을 준 나의 마음의 벗, 원더풀양과 워크숍 장소를 제공해 주고 진행에도 도움을 준 지구불시착 택수 사장님께 깊은 감사를 전한다.


 


[공지] 2nd 강작의 편지 워크숍

  23년을 마무리하며 떠오르는 고맙고 사랑하는 사람에게 편지를 쓰는 시간을 마련해 보았습니다. 이번에도 편지 이야기와 아름다운 편지들을 낭독하는 따뜻한 시간 함께 한 후, 여러 편지 소재로 연말 카드를 완성합니다. 편지지 등 기타 재료들과 23년 크리스마스 씰, 우표가 준비되어 있어 워크숍이 끝난 후 바로 편지를 보내실 수 있습니다. 재밌게 편지 쓰고 따뜻한 마음도 전해보아요 :)


- 시간. 12월 13일 저녁 7시

- 장소. 베어카페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24길 24)

- 참가비. 15,000원

- 신청. 아래 구글 폼을 작성하고 입금해 주세요. 신청해 주신 분들께 안내 문자를 보내드립니다.

* 참가자분들께 음료 제공해 드립니다.


신청 구글 폼

https://forms.gle/JHYWJ2d1Yy2Yb5516



글. 강작

insta @anyway.kkj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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