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엄마는 어떻게 엄마가 되었어요? 엄마도 힘들면서 아픈 나를 닦이고 먹이고 어떻게 그러셨어요?
엄마도 힘들면서 내가 기운이 없는 날은 내가 좋아하는 닭을 삶아 백숙을 하고 뽀얀 국물에는 닭죽을 해주시곤 했죠.
엄마, 우리 예지가 편도선 수술을 하고 집에 왔어요. 닭죽을 먹고 싶다고 했어요. 그런데 엄마 나는 너무 피곤해서 누워만 있고 싶었어요. 병원짐도 풀지 않고, 그냥 누워있었죠. 예지는 닭죽을 먹고 싶대요. 병원에서 나온 죽도 거의 먹는 둥 마는 둥 삼일을 지낸 애가요. 몸무게가 2킬로나 빠진 딸이 먹고 싶다고 하는데, 나는 너무 하기 싫은 거예요. 나도 밤마다 간이침대에서 누워 자려니 힘들었거든요. 낮에는 출근하고 밤에는 거기 가서 듣고 싶지 않은 다른 병상의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있는 게 힘들었어요. 그래서 저도 집에 와서 푹 잤으면 했거든요.
엄마, 엄마는 어떻게 엄마도 힘들 때 우리를 키웠어요? 이제는 예지가 닭죽을 먹고 싶다 해도 엄마한테 해달랠 수가 없어요. 닭죽 이야기를 할 첨부터 나는 '엄마한테 해달라고 하고 싶다'생각했어요. 배달시키려고 찾아도 봤는데 다른 야채 빼달래니까 이미 해놓은 거라서 안 된대요. 안 해준대요. 그래서 급히 닭가슴살이랑 찹쌀을 시켰어요.
엄마 세상이 참 편하죠? 침대에 누워서 손가락만 꼼지락 하면 알아서 장을 봐서 집 앞에 갖다 줘요. 엄마 그래도 너무너무 하기 싫어서 눈물이 났어요. 이제 엄마~ 이것 좀 해줘. 하고 징징거리기에 너무 나이가 들어서요. 나는 아직도 나 하나 건사하기도 벅찬대요. 엄마 나는 아직 나 하나 살아내기도 힘든데 말이에요.
찹쌀을 볶다가 닭가슴살을 통째로 넣었어요. 엄마 나는 아직도 이런 요리 하나도 못 해내는데요. 그거 손질하고 다듬는 거 싫어서 대충대충 하는데요. 그런데 내가 이제 엄마예요.
그렇게라도 닭죽을 끓였어요. 냄새는 그럴듯해서 예지가 좋다고 날 안아주네요. 통째로 넣은 닭가슴살을 주걱으로 대충대충 이겨서 조각낸 닭죽이요. 좋다고 엄지 척을 해줘요.
이런 못난 엄마가 뭐가 좋다고 그러는지. 그래도 이제 내가 엄마니까 잘 살아내야겠지요. 이겨내야겠지요. 아무것도 못할 것 같고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을 때에도 그래도 몸을 일으켜야겠지요.
엄마, 엄마가 해주는 닭죽, 참치김치찌개, 치킨 살 돈이 없어서 대신 해줬던 닭발. 그런 것들이 먹고 싶어요. 엄마한테 고맙다고 하고 끝내고 싶은데, 나는 애들한테 그런 힘이 되는 음식 못 해준 것 같고 못 해줄 것 같아서 또 눈물이 나네요.
엄마 고생 많았어요. 사랑해요.